도시로 떠난 휴가1
어디선가,
요란한 소리가 끊임 없이 울려 대고 있었다.....
6주나 되는 독일의 길고긴 여름방학 ..
아이들을 데리고 주로 바닷가로 떠났던 다른해 와는 다르게 이번 여름 휴가는
짧고 이색적으로 떠나 보기로 했다.
그리하여 여러 가지 이유로 선택된 대도시 Sttutgart 수트트가르트 와 Frankfurt 프랑크푸르트 두곳 에서 이름 하여 알뜰살뜰 호캉스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말이 호캉스 이지 그선택의 가장 큰 이유는 호텔숙박권을 남편이 한 인터넷 사이트 에서 반짝 세일 로 구입해 두었던 것이 있어 그것을 사용 하기로 했던 것이다.
비록 별들이 주렁주렁 달린 럭셔리한 호텔은 아니였으나 미리 사 두었던 숙박권 덕분에 비용이 들지 않았고 시내에 위치 하고 있어 가고자 했던 곳들을 걸어서 다닐수 있어 교통비도 들지 않았으며 화려 하지는 않았으나 깨끗하고 방도 넓었다.
무엇보다 휴가 마지막을 보냈던 프랑크푸르트 에서는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7층 이여서 야경이 매우 럭셔리 했다.
우리는 그렇게 휴가 마지막 밤을 아쉬워 하며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한참 단잠을 자고 있던 새벽 1시 20분경에 어디선가 때아닌 요란한 소리가 들려 오기 시작 했다..
처음에는 잠결에 남편도 나도 우리가 핸디에 알람을 잘못 마추어 두었는줄 알았다.
그러나 머리맡을 더듬 거리던 우리의 귓가를 파고 들던 소리는 크고 날카로왔다.
그래서 혹시나 저녁에 영화를 본다고 켜 두었던 노트북과 작은 스트레오 등 우리가 가져온 전자 기기들 중에 뭔가 잘못 연결이 되어 문제가 생긴줄 알고 졸린 눈을 비비며 방안을 두리번 거렸다.
그러나 그 왱왱 하며 울려 대던 요란한 소리는 정확히 우리 머리위 천정 에서 나고 있었다.
그순간 정신이 번쩍 하고 든 우리는 그 소리가 화재나 기타 사고 시 울려 대는 경보음 임을 인식 하게 되었다.
망설일틈 없이 자고 있던 막내를 깨워 작은 손가방 하나 식구들의 자켓 을 들고 밖으로 뛰어 나갔다.
복도 에는 이미 자다 깬 다른 방 사람들이 문을 열고 나와 있었고 아무도 이 소란의 이유를 모르고 있었으며 이유를 모른체 울려 대는 경보음은 그공포심을 배가 시켰다.
아까 까지만 해도 7층 꼭대기의 펼쳐지던 멋지기만 했던 야경은 여차 하면 뛰어내릴 수도 없이 높고 막막 하기만 했다.
숨가쁘던 순간 빠른 걸음 으로 내려 가던 계단 위 에서 층마다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을 바라 보며
오로지 이 많은 사람들이 패닉 상태에 이르지 않고 차분히 건물 밖으로 잘 빠져 나갈수 있어야 할텐데... 라는 생각 뿐이었다.
도대체 이 밤중에 자다깨서 이게 무슨 난리 부르스 란 말인가?....
7층 꼭대기 에서 한층 한층 내려 오며
팔 다리는 후둘 거리고 그간 스쳐 지나갔던 온갗 뉴스 들이 파노라마 처럼 머릿 속을 어지럽 히며
애써 가라앉히려는 심장을 방망이 질 하게 했다.
'설마.....별일 없을 거야...너무나 평범한 밤 이였잖아...'
'뉴스에 나오는 사건 사고 들이 언제 이제 사건 난다 하고 나디? 대부분 아무일도 없을것 같은 날 갑작스레 터진 일 들이지....'
그렇게 머릿속을 오가는 상반된 두가지 생각을 무한 반복 하고 있을때쯤 우리는 간신히 호텔 건물 밖으로 나올수 있었다.
호텔 밖에는 그짧은 시간에 소방차 두대와 응급차 한대가 불을 번쩍 이며 줄지어 서 있었고
맨발에 속옷 차림의 사람들..가운 차림에 처자들..
자고 있던 아이들을 이불 채로 들어 안고 뛰었음을 짐작케 하는 가족들...여권 하나 달랑 들고 서 있는 사람들...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 으로 어안이 벙벙한체 였고 그 속에 서 있던 남편과 나도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몇명의 소방관이 호텔 층마다 확인 하고 나서야
그밤 어둠을 뚫고 경고음이 사정없이 울려 댔던 이유가 밝혀 졌다.
그것은 황당 하게도....
누군가 야밤을 틈타 인적이 드문 복도 끝에 비치 되어 있는 소방 경보를 골라 일부러 눌렀다고 했다.
그 말도 안되는 이유로 잠들어 있던 수많은 투숙객 들은 자다 일어나 공포의 몇분을 거쳐 혼비백산 호텔을 밖으로 피신 나와야 했던 것이다.
이럴수가....
사람들은 아무일도 아니였다는 사실에 안도 하던 것도 잠시 이 어이없는 일에 슬슬 화가 나기 시작 하자 소리 소리 지르고 육두문자를 날리는 이들도 있었다. 호텔측에 핏대 세우며 항의 하던 몇명도 있었고...
죄송하다..모두 안전 하니 이제 방으로 돌아 가셔도 좋다는 호텔 직원들의 끝없이 이어지는 사과와 안내 에도 많은 사람들은 그자리에서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누가?왜?무슨 이유로?어떻게? 등등의 수많은 의문점을 수수께끼로 남긴체 프랑크푸르트의 공포스럽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