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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도 아이도 재미난 독일 과학 박물관

도시로 떠난 휴가 2

by 김중희

방학중에 제일 긴 방학이 여름 방학인데 그동안 아무 데도 가지 못했다며....
지인 생 가장 재미없는 방학이라는 9년 차 인생의 투정에...

우리는 이번 4박 5일의 짧은 휴가를 주로 9살짜리 막내가 좋아할 만한 곳 위주로 계획했다.

그래서 아이가 재밌어할 만한 박물관, 수영장 등으로 일정을 잡았는데..

그중에서도 막내가 가장 신나 했고 덕분에 우리도 덩달아 즐거웠던 곳 중에 하나가

프랑크푸르트의 과학박물관이었다.

( 필요한 분들을 위해 주소:Experiminta
ScienceCenter FrankfurtRheinMain
Hamburger Allee 22-24; 60486 Frankfurt am Main)

프랑크푸르트의 공포의 밤을 보내기 전 당일 낮의 이야기....

그럼 과학박물관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고르고 골랐는 데도 사진도 내용도 많습니다.!)


프랑크푸르트의 많고 많은 박물관 중에 우리가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보고 감상하며 설명서를 읽고 지나 치게 되는 전시회나 기타 다른 박물관의 관람도 아이들 에게 좋지만 한참 궁금한 것이 많고 호기심 충만 한 아이들이 직접 만져 보고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은 더 큰 흥미를 유발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처럼 아침 일찍부터 하루 종일 박물관 안을 돌아다니는 가족들이 많았다.

방학 중이라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온 아이들도 많았고(독일의 방학 기간 동안 에는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놀러 가거나 조부모님 들이 오셔서 아이들을 돌봐 주시는 경우가 평소 보다 더 많다.)

온 가족이 주말 나들이 오듯 유모차까지 대동하고 온경우도 많았다.


과학박물관 안에는 이렇게 층마다 방마다 각각 테마들이 정해 져 있다.

예를 들어 굴곡, 힘의 강약, 바람, 소리, 빛... 등등

저렇게 코너 하나하나에 어떤 실험을 위한 것이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 사용설명서가 자세히

벽에 붙어 있어서 누구나 따라 해볼 수 있다.

위에 거울 책이라는 코너는 거울에 비치는 것을 활용해서 책을 펴듯 거울을 펴는 각도에 따라 여러 가지 도형의 숫자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실험되겠다.

또 다른 방에는 이렇게 거울에 따라 몸이 몇 개가 되기도 하고 거꾸로 보이기도 하며

완젼 커다랗게 보이기도 하는 실험을 차례로 하며 우리는 서로의 우수꽝스러운 모습에 모두 박장대소했다.


그다음 코너에서는 소리와 모래..

모래로 지그재그 길을 만들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악기를 연주하듯 판에 활을 당겼다 긋는 속도에 따라 모래의 모양이 별? 도 되고 고양이? 도 되고 꽃? 도 만든다.


옛날 옛적 종이컵으로 전화기를 만들어 장난감 전화를 하듯 아빠와 아들은 통화를 한다.

아들의 "아빠 여기 되게 재밌다 아빠는?" 하는 소리가 관을 타고 몇 바퀴를 돌아 돌아 아빠에게 도착한다.

아빠의 "어 아빠도"하는 짧은 대답도 마치 산중의 메아리처럼 한참을 돌아 멀리서 들려온다.

소리와 거리에 관한 실험이다.


그리고 힘의 강약에 관한 방... 지금 부터는 체력전..ㅋㅋㅋ

마치 헬스장에 있는 운동 기구 같이 생긴 것을 있는 힘껏 눌러 내리면 저렇게 해부학 적인 해골이 거울 안에서 보인다.

마치 누르고 있는 사람의 속이 들여다 보이는 것처럼....


이것은 그네 같이 생긴 의자에 앉아 각각 하나 둘 셋 줄을 잡아당기면 위로 위로 올라가는 것인데

아들 윈~~! 역시나 묵직하신 아빠가 꼴등... 그러나 여기엔 비밀이 하나 있었으니...

각기 의자 위에 도루레처럼 걸려 있는 줄이 세 개, 두 개 , 하나의 순서로 되어 있었다.

즉 이 의자들이 위로 올라가려면 앉은 사람들의 무게도 중요 하지만 줄이 많은 것이 무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어서 힘을 덜 들이고도 빠르게 올라갈 수 있었다.


이것은 무게에 따른 감각 자극의 강약에 관한 실험으로 앉거나 누워서 옆의 버튼을 누르면 평평하던 철판 위로 뾰족해 보이지만 뭉툭한 철심 같은 것이 쓱 하고 올라온다.

먼저 실험해 본 아들의 "아빠 이거 하나도 안 아파 그냥 시원해"라는 구라에 버튼을 세게 눌러 버린 아빠는

나른한 오후 침대에 누운 듯 누웠다가 잠이 확 깨는 자극을 체험해야만 했다ㅎㅎㅎ


복도에 사람들이 오가며 뛰어 대길래 뭔가 하고 봤더니 순간 속도를 재는 코너..

이곳에서는 정해진 출발선에서부터 도착선 까지 뛰어가면 순간 입력된 속도가 전광판 위에 두둥 하고 뜬다.

복도를 가르며 바람 같이? 뛰었는데... 막내는 16.90 아빠는 16.80 엄마는 13.90 이 나왔다.

학교 다닐 때 100미터를 20초 넘게 걸리던 난데 웬일인가 말인가? 신이난 나는 오우 엄마 잘 뛰지 하며 좋았했건만 이 순간 속도의 숫자는 그 숫자와 다른 것이었다. 말 그대로 순간 속도 측정.... 내가 생각하던 그 숫자가 그 거이 아니었던 거였다.

최고 속도를 낸 사람이 36.7 인가 하던데...

그럼 난 빛의 속도로 뛴 거이 아니라 굴러간 거였다.

그렇게 힘의 강. 약에 대한 방에서는 이것저것 실험한다고 힘이 다 빠진 아빠와 아들은 둘이 눌러도 저 나무집게처럼 생긴 것이 꼼짝도 하지 않자 힘이 없어 그런 게 아니라 배가 허전해 그런 거 라며 점심을 먹었으매도

뱃속 충전을 요구했다.

다행히 박물관 안에 작은 매점이 있었고 거기서 아이스크림 커피, 등으로 에너지를 다시 충전하고

이번엔 빛과 바람에 대한 방으로 이동....


빛과 바람에 관한 방에는 전기의 원리를 실험하기 위한 코너가 있었는데 자동차처럼 생긴 자전거의 페달을 얼마나 힘 있게 빨리 돌려주느냐에 따라 각각 왓트 수가 다른 전자 기기들이 돌아가게 되어 있었다.

아빠와 아들 팀은 그날 가장 낮음직한 왓트수를 자랑하는 핸드믹서와 바우 머신을 돌렸다. 끙끙 대며...

태양열을 이용한 빛의 거리와 자기장 실험...

빛의 세기에 따라 전해 지는 거리와 움직임의 방향이 달라지는 실험...



작은 에어컨처럼 생긴 곳에서 바람이 마구 쏟아지며 공이 혼자 춤을 춘다.

홀로 떠다니며 움직이는 공을 좋아라 하며 그 앞에 오래 서있던 막내는 더운 날 그 바람이 선풍기보다 시원해서

이지 않았을까? 더운 날 냉장고 문 열고 서 있듯 말이다. ㅎㅎㅎ


뜨거운 수증기가 모이며 바람을 일으키고 소용돌이치고 있다. 태풍의 원리를 실험하는 곳....

아인쉬타인 할아버지가 공부하던 방 같이 생긴 곳에는 현대판 시뮬레이션 자전거와 헬기 조종 시뮬레이션이 있다.

아이들은 자전거의 페달을 돌리면 나타 나는 가상의 시내 모습에 마치 그곳을 진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며 환호했고, 비행기 조종관 비슷하게 생긴 것을 돌리며 헬기 조종사가 된 느낌으로 신나게 가상 세계에서 조종사가 되어 하늘을 나는 체험을 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 들을 생각해 내야 하는 수수께끼 같은 방에서는

마치 예전에 두 손에 실을 감고 실뜨기 놀이를 하듯 벽에 걸린 번호 붙은 못에 실을 걸어

여러 도형의 모양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고...


퍼즐을 하듯 커다란 고무 조각들을 끼워 다리도 만들고 (아빠가 만들어 주면 아들은 해체 작업..ㅋㅋ )

나무 , 플라스틱, 고무, 등등 각기 다른 재질의 도구 들로 가능한 도형 들의 모양을 맞출 수 있었다.

마치 수수께끼를 풀듯....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코너 중에 하나가 대형 비누거품 만들기...

저 커다란 훌라후프처럼 생긴 검정 것에 줄이 달려 있고 통 바닥에 비누 거품들이 모여 있다.

입으로 부는 비 누커품처럼 바닥에 거품을 잔뜩 묻혀서 줄을 있는 힘껏 들어 올리면 저렇게 커다란

비누 거품이 생기는 데 생각처럼 예쁜 모양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저 검은색 훌라후프 같은 것의 무게가 꽤 무거울 뿐만 아니라 골고루 비누 거품이 묻어 있어야 하며

잡아당길 때 타이밍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막내는 잘도 만들던데.... 나는 번번이 대형 거품이 퍽퍽 터져서 난리였으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다음번에 꼭 또 오자는 약속을 남긴 체 아침부터 문 닫는 시간까지 하루 종일

과학박물관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그날 밤 호텔 에서 자다가 그 난리가 날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채 말이다.(궁금 하신 분들은 앞에 글 읽어 보시면 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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