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마음이 쑥쑥한 엄마 에게 아들은 눈치 를 안드로메다로 보내 버리고 이것 저것 요구 사항을 늘어 놓기 시작 했다.
예를 들어 "엄마 야나가 케익 좋아해 딸기 케익 만들어 주면 안될까?"
그러지 뭐 라고 시원스레 대답은 해 놓고도 동네 마트로 재료를 사러 가면서 속으로는
오늘 딸기 다 팔리고 없어라...를 궁시렁 거렸다.
또 아들은 평소 신경도 쓰지 않던 거실 구석태기를 가리키며 "엄마 야나 오기 전에 저쪽은 더 정리 될 꺼지?" 라며 내속을 긁어 댔다.
나는 괜한 심술이 발동 되어 다른때 라면 후다닥 10분이면 충분한 일들을 세월아 네월아 했고 급한 놈이 우물 판다고 보다 못한 아들은 지가 나서서 움직이기 시작 했으며 전에 없이 집안 일로 분주한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 보며 우리 아들이 저런 모습도 있었구나 ...어째 내 배불러 낳아 키운 내아들이 오늘 따라 참 낯설다 싶어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 왔다.
띵똥 ~~! 아들의 뒤를 따라 쭈빗쭈빗 현관문 안으로 들어온 까만 머리의 작은 여자 아이의"하이 나이스 밋유"...... 로 시작된 유창한 영어에 나는 간신히 하이~ 남편은 자기도 모르게 독일어로 빌콤멘 했다가 그아이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쳐다 보자 "아니지, 웰컴" 해가며 맨붕에 빠져 들기 시작 했다.
그렇다 독일에 있는 남친 집으로 놀러를 온 불가리아 처자인 아들의 여친 과는 처음 부터 의사소통 마저 어려 웠다.
그러나 그순간 나는 오히려 이 총체적난국이 아들 옆에 찰싹 달라 붙은 침략자?를 넉다운 시킬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될수도 있겠다 싶었다.
나는 말도 통하지 않는 아들의 여친을 오마이 갓 하며 한방에 보내 버릴 계획으로 의기양양 ....
굳이 온가족이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우리가족이 즐겨 가던 팬케이크 하우스로.....
그러나 그녀는 진정한 멘탈 갑의 소유자 였다.
예약해 놓은 팬케이크 하우스 에서 둥그런 원탁에 마주 앉아 오랜만에 영어가 몸살 하는 우리 부부의 단어와 단어 사이에 오가는 어색한 웃음도 영어는 된다만 낯선 사람과 친해 지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 딸내미의 침묵도 영어 라면 "왓 유어 네임 "만 아는 막내의 지금 님 무슨말 하셈? 하는 호기심 어린 눈길도 가족과 함께 둘러 앉아 가족들 에게도 여친 에게도 분위기를 맞추어야 하는 큰아들의 전전긍긍도 가쁜이 무시해 주시고 그녀는
무차별 속사포 아무이야기나 냅다 발사 권법으로다 미췬듯이 떠들어 주셨다.
그권법은 똑똑한 사람을 좋아 하는 남편 에게 "너는 어디서 영어를 그렇게 공부 했니? 니가 미국 사람 이라고 해도 믿겠어" 라는 찬사를 이끌어 냈고 낯가림은 있으나 유머에 약한 딸내미를 함께 깔깔 거리게 했으며 멀뚱 멀뚱 하던 막내도 뭔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누나 좀 웃긴듯..하는 지지를 얻어 냈으며 분위기를 뻘쭘 애매모호 에서 급 화기애해 로 전환 시켰으며 아들의 얼굴에 만족스런 미소를 그리게 했다.
그녀는 내가 예상했던것 보다 훨씬 불여시 였다.
결국 그날 나의 엉뚱한 계획은 얼떨결에 선택한 이유식 같이 갈아진 시금치와 시큼 텁텁 짭짤한 치즈를 얻은 팬케잌 의 오묘한 맛 만큼 이나 실...패...였다.
입안이 짜다 못해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