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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Sep 15. 2016

독일 지역신문에 실린 한국요리

Nachtisch 디져트 3.

취재 나온 기자가 엄지를 치켜든 한국요리

드디어

 결전의 그날 이 왔다.

독일 중부 지역의

제법 큰 신문사 인

 HNA에서

건강 과 식생활 파트

담당의 기자가

기획 기사 취재를 위해

한국요리 강습을

전격 취재 인터뷰하기 위해 문화 센터를

찾았다.  

그 덕분에 요사이

강습 준비와 인터뷰 준비를

동시에 해야 해서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나는

 좀 얼굴 두꺼운 스타일~ 에다가

남들이 말하는 무대 체질?

이여서

웬만한 큰 행사에도 별로

긴장을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독일 신문사에서 한국 음식을

취재하고 인터뷰한다는 사실에

설레기도 하면서  

나도 모르게 긴장을 한 탓에

 개량 한복 곱게 차려 입고

허둥지둥 했다.



취재를 나오기로 한 담당 기자가

강습 시간인 저녁 6시 보다

30분 일찍 와서 강습 전에

신문에 싣게 될 음식 사진 찍고

이론 시간과

 실기 시간을

골고루 사진 찍으며

인터뷰하고 싶다고 해서

나는 일찌감치

오후 3시에 문화센터로

달려가서는

사진 촬영 준비와 강습 준비를

동시에 하기 시작했다.

그릇부터 챙겨야 할 것 들이

수두룩 한 데다가

오랜만에 개량 한복을 입고

바닥을 쓸어 가며 일을 하다 보니

일의 속도는 더디고

시간은 날듯이 흘러가는데  

30분 전에 온다던 기자 양반은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사람이 와서 기다리고

있으니

마음은 더 조급해지고 조금 더

예쁘게 데코레이션 하면 좋을 텐데

싶어 아쉬웠지만

  급하게 마무리했다.


HNA의 기자는 보기에도

커다랗고 좋아 보이는 카메라를 들고

전채 요리인 1. 연근 샐러드부터

주된 요리 인

2. 누룽지 비빔밥과

두 가지 소스

후식으로

3. 배숙 수정과와 우메기 까지

음식 들을

요리조리 하나하나

 정성 들여 세심하게 담아냈고

나는

 익숙한 우리 음식을 촬영하고 있는

낯선 독일 기자의 모습을 지켜보며

아~ 한국요리 사진 들이

드디어

독일 신문에 실리겠구나 싶어

순간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그런데

기자의

음식만 놓고 찍는 사진 들은

전문가답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내가 출현? 하는 사진은

얼. 마. 나.

반복해서 찍고 또 찍었는지....

다과상 들고 이쪽으로 한 컷~

저쪽으로 한 컷

구부려서~ 한 컷

눈 계속 감아서 다시~ 한 컷

창가에서 자연스럽게 한 컷~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고개 들고 한 컷 등등...

샐 수도 없었다.  

생긴 것이 이래서 모델은  

시켜 주지도 않겠지만

이거 무슨 화보 촬영도 아니고

달랑 음식에 껴서 나올

몇 장 안 되는 내 사진을

월매나 오래 찍는지~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은 정말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은 하루였다.



내가 전채요리로 선택한

연근 샐러드는

연근 자체 만으로는

독일 사람들 에게 크게

호응을 받기가 어렵다.

왜냐 하면 연근의 담백한 맛이

이들에게는 너무 밋밋한 맛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연근에 소금, 후추

간을 살짝 한 후에

감자 전분을 씌워 몸에 좋은

올리브유에

바삭하게 재빨리 구워 냈다.

이때 감자 전분이 너무

많이 묻었거나, 굽는 온도가 낮으면

바삭한 식감을 내기가 어렵다.

요것이 포인트~!

바삭한 식감을 좋아하는

독일 사람들 에게

신선한 루콜라를 접시에 담고

그 위에

살짝 간이 되어 있는

바삭한 연근에 빨간 고추로

데코하고

먹기 직전에

뿌려 먹을 수 있는 흰 꽃을 띄운

새콤 달콤한 초고추장 소스를 곁들여

내었더니

독일 사람들에게 신비하고

맛난 전채 요리가 되어 나왔다.



주요리로 준비된

누룽지 비빔밥 은

다양한 채소에 말랑한 누룽지 밥

그리고

매운 고추장, 맵지 않은 간장 소스를

곁들였다.

비빔밥은 언제나 독일 사람들 에게

밥이 관건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찰진 밥은

독일 사람들에게 익숙한

밥의 식감이 아니기 때문이다.

 찰진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날아다니는듯한

밥을 더 좋아하고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밥을 비비다 보면 어느새

밥이 차 진다.

그래서 보통 주요리를 따뜻하게

먹고 싶어 하는 독일 사람들은

그냥 비빔밥보다

따뜻하고 바싹한

돌솥비빔밥을

더 선호 하기 마련이다.   

고민 끝에

심혈을 기울여

개발하게 된 신메뉴

누룽지 비빔밥은

채소 준비가 모두 된 후에

제일 마지막으로

밥을 참기름 약간 두른 프라이팬에서

볶듯이 눌러 말랑한 누룽지 밥을 만든 것이다.   

누룽지 비빔밥은

우리 밥의 찰진 식감에서

바삭하고 따뜻한 밥의 식감 으로의  

 신의 한 수가 되어 주었다.



달콤한 디저트로 준비된

배숙 수정과와 우메기는

생강의 알싸한 맛과

향긋한 계피 향을 좋아하는

독일 사람들 입맛에 아주 잘 맞는 음료다.

독일에서 구하기 어려운 곶감보다는

구하기 쉬운 배를 선택했고

이번에 사용된 모든 재료는

요리강습을 받은 수강생 들뿐만

아니라

신문을 보고 따라 해 보고 싶은

독일 독자 들이

쉽게 집에서 해 볼 수 있도록

세밀한 레시피와

독일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 들로만 구성했다.

그래서

황해도식 우메기 에는

막걸리가 들어가는 대신

베이킹파우더로 대체하고

찹쌀의 용량을 조절했다.

레시피를 만들고 수차례 음식을

만들며 여러 가지 보안 점을 찾다 보니

스스로도 많은 공부가 되었고

보물찾기 하는 아이처럼

설레며 재미난 시간을 가졌다.

또한

 우리 한식이 멋지게

세계화로 뻗어 나아가기 위해

바뀌고 개발해야

할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도 나는 이것을 위하여

계속 노력하며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HNA 기자는 취재 전부터

한국요리에 대해

개인 적으로도 많은 기대와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이론 시간 내내

많은 것을 받아 적어 가느라

강습받는 수강생들보다 더 열심히 였고

실습 시간에도 사진 찍으며

계획되었던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

취재를 하게 되었다.  

HNA 기자는

요즘 독일 사람들 에게

핫한 테마 중 하나가

채식주의 건강식인데

이번에 소개되는 한국요리는

 완전 채식주의 자들

뿐만 아니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요리의 레시피를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며

그야말로 꿀팁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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