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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Sep 19. 2016

독일 사람들과 쌈밥을

고기와 야채 그리고 쌈장의 절묘한 조화 



메뉴 짜고 레시피 정리하고

장보고 강습하고 

의 무한 반복 중인 요즘 

엊그제 그동안

언제 한번 제대로 해보나

벼르고? 있던

야심 찬

 메뉴를 드디어 선 보이게 되었다

두구두구두구두구~~

그 이름도 입에 

확 붙고 리듬감도 있는 

쌈~밥 쌈밥 쌈밥 쌈~밥~~!

상추쌈 싸 먹기 되시겠다. 


새로운 메뉴야 

많고 많은 강습 중 

언제 어느 때건 

끼워 넣으면 그만이지만

이 메뉴라는 것이

강습에 오는 사람들의 

구성원

즉, 식탁의 분위기와 탁 하고 맞아 떨어

져야 시너지 효과가 큰 법 

그래서 

기왕이면 강습팀 전체가 

친구들 또는

직장 동료 들로 구성되어

있는 팀을 기다렸었고 

드디어 이날 

탁 하고 맞아떨어지는 팀을 만났다. 

12명 이였던 

이번 강습 팀은 전체가 두 팀의

친구 들로 이루어졌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각각 한 사람의 

생일을 축하 해 주기 위해

본인들 몰래 

친구 들이  

요리강습을 단체로 신청하고

깜짝 파티를 준비한 경우다. 


재미난 것은 오늘의 주인공 들을 위해 

 친구 들이

요리강습을 겸한 파티를 준비하면서 

그 날 아침까지 

각 팀의 생일 맞은 주인공 들 

에게는

어디 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전혀

이야기하지 않고 비밀 유지를

하고 있다가

강습 한 시간 전에

칼 갈아서 들고 

모처? 에서 

모이기로 했다고 귀띔을 했단다. 

 

그 생일 맞은 두 친구는

잘 갈아진 식칼 들고 어디 가서 뭘 하는지도 모른 체 

한식 강습에 들어왔다.

007 첩보 영화 저리 가라의 

기막힌 기밀 유지가 아닌가?


그 덕분에 

제대로 된 깜짝 파티 겸 한식 강습이 

시작되었고 

생전 처음 해 보는 낯선 한국요리도

손발이 척척 맞는 민첩하고 친근한

친구 들 간의 팀워크으로 

손 빠르게 차려지고 있었다. 




숙주 나물 무침, 오이냉국

채소 전

겨자채 ,

배추 겉절이 

돼지 불고기와 모둠 쌈 

이렇게  쌈밥 상차림

이 차례로 준비되어지고 

한국의 

여느 생일잔치상 못지

않게 화려한 비주얼과

맛을 뽐냈다.

그중에서도 오늘 메뉴의 주인공인

쌈밥 

주물럭 주무럭 간장과 설탕 참기름

마늘 갖은 양념한 돼지 불고기를

노릇노릇 잘 구워 

싱싱한 상추 위에 놓고 

쌈장 가쁜 이 얹어 

어떻게 쌈을 싸서 

먹어야 

제대로 한국 식으로 

맛나게 먹는 것인지

자세한 설명과 시범을 보여

주며

부부간에 친구끼리 

쌈을 싸서 

서로 먹여 주면 더 좋다는

꿀팁을 전해 주었다. 

거기다 하나 더 보너스로 

남편이나 남자 친구가

얄미울 때 매운 쌈장을 듬뿍

얹어 싸서 먹여 주는 경우도

있다 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두 눈을 반짝이며 좋아라 하던

독일 여인네들이 있었다.

언젠가 써먹고 말테야 하는 눈 빛으로

말이다. 


이렇게 

쌈을 싸서 먹어 보기는 태어나 처음인 

독일 사람들은

입을 크게 벌려서 

먹어야 하는 

쌈밥에

조금 난감해 

하기도 하고 

쌈이 한 번에 입속에 다 

안 들어가면 끊어 먹어도

되는 것이냐며 진지 하게 

묻기도 했었다. 

그리고 

서로 입에 넣어 주며 

아 하고 받아먹어야 하는 것에

약간 민망 해 하기도 하더니 

한 쌈 두 쌈 싸서 먹고 는

다들 

쌈 싸서 드시느라 정신없었다.



이날 

생일 맞으신 독일 아낙네 

노릇노릇  

맛나게 구워진 큰 조각의 고기 

보드라운 상추쌈 위에 

살포시 얹어

매콤한 쌈장 아낌없이 찍어 넣고

예쁘게 도 쌈을 싸서는

남편에게 

자기야~아 하며 

완전 좋아 라 한다. 


매운 쌈장을 퍽퍽 담아 재조 하던

쌈밥을 먹으라고 들이 미는

아내의 고운 손을 보며 

순간 흠칫 놀라던 남편도

아 하고 받아먹고는 즐거워했다.


강습 시간 내내

이것 넣고 저것 넣고 

쌈 싸 먹기로 바빴던

수강생 들은 

쌈밥이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싸서 먹는 동안 너무나  

재미있었다고 

난리 들이다. 

게다가 

고기와 야채의 그리고 쌈장의 

 절묘한 조화가

입안을 황홀하게 했다는 평이다. 

앞으로 그릴 하면서

쌈 싸서 드시는 독일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될 것 같은 

행복한 예감이 들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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