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와 야채 그리고 쌈장의 절묘한 조화
메뉴 짜고 레시피 정리하고
장보고 강습하고
의 무한 반복 중인 요즘
엊그제 그동안
언제 한번 제대로 해보나
벼르고? 있던
야심 찬
메뉴를 드디어 선 보이게 되었다
두구두구두구두구~~
그 이름도 입에
확 붙고 리듬감도 있는
쌈~밥 쌈밥 쌈밥 쌈~밥~~!
상추쌈 싸 먹기 되시겠다.
새로운 메뉴야
많고 많은 강습 중
언제 어느 때건
끼워 넣으면 그만이지만
이 메뉴라는 것이
강습에 오는 사람들의
구성원
즉, 식탁의 분위기와 탁 하고 맞아 떨어
져야 시너지 효과가 큰 법
그래서
기왕이면 강습팀 전체가
친구들 또는
직장 동료 들로 구성되어
있는 팀을 기다렸었고
드디어 이날
탁 하고 맞아떨어지는 팀을 만났다.
12명 이였던
이번 강습 팀은 전체가 두 팀의
친구 들로 이루어졌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각각 한 사람의
생일을 축하 해 주기 위해
본인들 몰래
친구 들이
요리강습을 단체로 신청하고
깜짝 파티를 준비한 경우다.
재미난 것은 오늘의 주인공 들을 위해
친구 들이
요리강습을 겸한 파티를 준비하면서
그 날 아침까지
각 팀의 생일 맞은 주인공 들
에게는
어디 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전혀
이야기하지 않고 비밀 유지를
하고 있다가
강습 한 시간 전에
칼 갈아서 들고
모처? 에서
모이기로 했다고 귀띔을 했단다.
그 생일 맞은 두 친구는
잘 갈아진 식칼 들고 어디 가서 뭘 하는지도 모른 체
한식 강습에 들어왔다.
007 첩보 영화 저리 가라의
기막힌 기밀 유지가 아닌가?
그 덕분에
제대로 된 깜짝 파티 겸 한식 강습이
시작되었고
생전 처음 해 보는 낯선 한국요리도
손발이 척척 맞는 민첩하고 친근한
친구 들 간의 팀워크으로
손 빠르게 차려지고 있었다.
숙주 나물 무침, 오이냉국
채소 전
겨자채 ,
배추 겉절이
돼지 불고기와 모둠 쌈
이렇게 쌈밥 상차림
이 차례로 준비되어지고
한국의
여느 생일잔치상 못지
않게 화려한 비주얼과
맛을 뽐냈다.
그중에서도 오늘 메뉴의 주인공인
쌈밥
주물럭 주무럭 간장과 설탕 참기름
마늘 갖은 양념한 돼지 불고기를
노릇노릇 잘 구워
싱싱한 상추 위에 놓고
쌈장 가쁜 이 얹어
어떻게 쌈을 싸서
먹어야
제대로 한국 식으로
맛나게 먹는 것인지
자세한 설명과 시범을 보여
주며
부부간에 친구끼리
쌈을 싸서
서로 먹여 주면 더 좋다는
꿀팁을 전해 주었다.
거기다 하나 더 보너스로
남편이나 남자 친구가
얄미울 때 매운 쌈장을 듬뿍
얹어 싸서 먹여 주는 경우도
있다 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두 눈을 반짝이며 좋아라 하던
독일 여인네들이 있었다.
언젠가 써먹고 말테야 하는 눈 빛으로
말이다.
이렇게
쌈을 싸서 먹어 보기는 태어나 처음인
독일 사람들은
입을 크게 벌려서
먹어야 하는
쌈밥에
조금 난감해
하기도 하고
쌈이 한 번에 입속에 다
안 들어가면 끊어 먹어도
되는 것이냐며 진지 하게
묻기도 했었다.
그리고
서로 입에 넣어 주며
아 하고 받아먹어야 하는 것에
약간 민망 해 하기도 하더니
한 쌈 두 쌈 싸서 먹고 는
다들
쌈 싸서 드시느라 정신없었다.
이날
생일 맞으신 독일 아낙네
노릇노릇
맛나게 구워진 큰 조각의 고기
보드라운 상추쌈 위에
살포시 얹어
매콤한 쌈장 아낌없이 찍어 넣고
예쁘게 도 쌈을 싸서는
남편에게
자기야~아 하며
완전 좋아 라 한다.
매운 쌈장을 퍽퍽 담아 재조 하던
쌈밥을 먹으라고 들이 미는
아내의 고운 손을 보며
순간 흠칫 놀라던 남편도
아 하고 받아먹고는 즐거워했다.
강습 시간 내내
이것 넣고 저것 넣고
쌈 싸 먹기로 바빴던
수강생 들은
쌈밥이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싸서 먹는 동안 너무나
재미있었다고
난리 들이다.
게다가
고기와 야채의 그리고 쌈장의
절묘한 조화가
입안을 황홀하게 했다는 평이다.
앞으로 그릴 하면서
쌈 싸서 드시는 독일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될 것 같은
행복한 예감이 들던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