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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Sep 25. 2017

독일 사람들이 가장 좋아 하는 과일


독일 사람들 에게 가장 사랑받는 과일
그 이름은....

하늘은 높고 오래간만에 짱짱한 햇빛이 사방을 비춰 주며 "이 거이 제대로 된 가을 날씨 야 나들이엔 딱이지."라고 속삭이는 듯싶던 어느 가을날 주말의 일이다.

우리는 그동안 몹시도 부족했던 햇빛 사냥? 도 할 겸 예쁜 바구니 들고 향긋한 사과를 따러 근처 사과 농장으로 나들이를 갔다.

비타민도 풍부하고 맛도 좋은 사과는 사철 내내 마트에서 만날 수 있지만 동네에서 바로 수확되는 가을 사과는 지금이 한창 제철 이기 때문이다.

 

처음 독일 생활을 시작했을 무렵의 나는

한국에서 부사, 홍옥 두 가지의 이름 정도만 간신히 알고 있었고 사과는 그냥 빨간 사과 파란 사과였다.


그런데.. 섬유질과 비타민도 풍부하고 장운동, 다이어트 효과, 호흡기 질환 예방, 노화 방지 등 수많은 효능으로 아침에 먹는 것은 금이라고 불리는 이 사과가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사과가 7천 가지가 넘고 그중 2천 가지가량이 독일에서 생산되며 우리 동네 근처에서 수확되는 사과의 종류  가지나 되며 동네 마트에 나와 있는 사과의 종류도 10가지씩은 되니 이름도 잘 못 외우는 내가 이거 사과 이름이나 알고 먹겠나 싶어 뜨악했었다.


이렇게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사과는...

독일에서 아이들 에게나 어른들 에게 과일 뭐 좋아하냐고 물으면 대부분 제일 먼저 나오는 과일 이름이 사과 일 만큼 사랑받는 과일이며 일 년 내내 장바구니에 빠짐없이 담기는 먹거리 중에 하나다.

초등학교에서 특별활동 반 수업으로 과일 샐러드를 만들 때면 이건 안 먹네.. 저건 못 먹네.. 해가며 따지는 입맛 까다로운 아이들조차도 사과는 모두 좋아라 한다.


그렇다 보니 독일에서 살면서 이런 사과 저런 사과를 때마다 맛보게 되고... 단맛이 강하고 보드라운 식감의 사과  Gala, Jonagold, Pink lady 또는 신맛 이 많이 돌지만 아삭한 식감에 과일즙이 풍부한 사과 Elstar, Braeurn, 등 그 맛과 향 그리고 쓰임새에 따라 쨈을 만들 때 , 케이크를 구울 때 , 주스를 짤 때 맛있는 사과 들의 종류를 구분하다 보니 이름 잘 못 외우는 나도 어느새 하나둘 사과의 이름들이 익숙해지고 있다.



단맛이 강하고 과실이 부드러운 식감을 가진 요나 골드와 신맛이 강하지만 아삭한 식감에 엘스터로 주스도 만들고 쨈도 만들고 하기 위해 우리 집 두 남정네들은 각자의 바구니를 들고 보무도 당당히 사과 농장 안으로 진입 중이다.


보통 독일의 가정집 에서나 또는 길에 가로수로 나와 있는 키 큰 사과나무 들은 장대를 들고 따야 하지만 이곳 의 사과 들은 나지막 하니 우리 막내의 손에도 닫는 곳에 빨간 사과들이 종류 별로 주렁주렁 열려 있다.

사과 나무 들이 178인 남편 키와 비슷 하거나 조금 더 클 뿐이다. 그래서 거의 손에 닿는다.

막내가 잘 익은 사과들 중에 어떤 것을 따서 담을까? 를 고민하고 있는 동안에


아빠는 어떤 게 더 맛이 있으려나?를 알아보기 위해 일단 시식 중이다.

독일은 딸기밭에서 직접 따서 그 자리에서 먹는 것은 돈을 따로 계산하지 않는 것처럼...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를 클릭하세요)

독일은 지금 달콤한 밭딸기 시즌

마찬 가지로 사과도 농장에서 직접 따서 먹는 것은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날 "먹어야 얼마나 먹을 수 있겠니?"라던 사과 밭 아저씨? 는 향긋하고 달달한 사과를 볼이 미어지게 먹고 또 먹고 있었다.

애정 하는 독자님들도.. 여기 빨갛고 향긋하고 달달한 탐스러운 사과 한 개 드시고 가실까요...

우리는 햇볕 따사로운 가을날 나들이 겸 사과 농장에서 사과를 땄다.

이 신선하고 영양가 풍부한 탐스런 사과 들로 그냥 먹고, 주스도 만들고 쨈도 만들고, 케이크도 굽고

할 일이 많아졌다.


그럼 독일 사람들은 사과를 어떻게 먹을까?

독일 사람들이 사과를 먹는 법

사과를 워낙 좋아하는 독일 사람들이라 길 가다가 또는 밴치에 앉아 1. 사과 하나를 껍질째 통째로 꺼내 우적우적 먹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고는 한다.

또, 독일 사람들 중에는 마트에서 파는 사과 주스를 사서 마시지 않고 2. 사과를 사다가 직접 주스를 짜서 마시는 사람들도 많고 어떤 이들은 아예 사과 농장에서 사과를 짝으로 사서 거기서 직접 짜서 만든 사과주스를 공급받아먹기도 한다. 마치 우리가 시장의 참기름 파는 집에서 깨를 사서 직접 짠 것을 사다 먹듯이 말이다.


요것은(바로 위에 사진들..) 믹서기가 나오기 전에 사용되던 독일식 전통 방법으로 사과 주스를 만드는 것인데... 가을에 동네 주말 장날이나 식물, 꽃, 과일 등을 판매하는 가을 정원 박람회 장 같은 곳을 가면 저렇게 독일식 전통 방법으로 사과를 짜서 주스를 만들어 판매하시는 사과농장 분들을 만나고는 한다.


리의 옛날 믹서 대용이었던 맷돌에 콩을 넣고

정성을 다해 콩을 갈아 비지도 만들고 두부도 만드는 것처럼...

면 보가 깔려 있는 나무통에 잘게 자른 사과를 한가득 넣고 나무 덮개를 덮고 그위에 통나무를 얹어 우리 예전에 수도 대신 펌프라는 것을 썼었는데 위아래로 눌러 대면 물이 쏟아 지고는 했었다.

그 펌프질을 하듯 아저씨가 열심히 쭉쭉 눌러대니 나무통에 담겼던 작은 사과 조각 들이 단수되기 직전의 수돗물처럼 쫄쫄 쫄 하고 사과 주스가 되어 나온다.

물 한 방울 설탕 등의 첨가물 하나 섞이지 않은 100프로 사과 주스라 하겠다.


그리고 독일 사람들은 오후 3시 에서 4시 사이가 커피를 마시고 케이크를 먹는 시간인데 요즘은 가을 사과를 넣은 또는 위에 올린 여러 종류의 3. 사과 케이크들을 많이들 굽는다.

집집마다 비장의 무기인 케이크 레시피들이 한두 개씩 있는데 친구 홀데의 곰보빵처럼 오돌 도돌 한 반죽 가루를 올린 계피 가루와 건포도가 들어간 사과 케이크는 정말 환상적인 맛이다


그리고 4. 사과 마멀레이드 독일 사람들은 직접 만든 마멀레이드를 예쁘게 포장해서 선물하는 것을 좋아하고 귀하게 생각하는데 선물 포장할 때 작은 이름표에 마멀레이드 이름과 만들어진 날짜와 사랑스러운 글귀를 적어 넣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달콤한 너의 하루...


또 독일 사람들이 많이 먹는 5. 사과 무스 Apfelmus는 사과를 통계피를 넣고 살짝 끓여서

레몬 넣고 갈아서 아이들 이유식처럼 보드랍게 만든 사과를 이야기하는데...

우리의 강원도 감자전을 생각나게 하는 독일식 감자전 카토펠 푸퍼 Kartoffelpuffer, 또는 달지 않은 독일식 팬케이크에 발라서 먹는다.

케이크는 달달한 맛이 익숙한 것이어서 담백한 맛의 독일식 팬케이크에 달콤한 사과 무스가 잘 어울려 그리 놀랍지 않았는데...

딱 우리의 감자전을 연상케 하는 짭조름한 카토펠 푸퍼에 달달한 사과 무스를 발라 먹는 데는 깜놀이었다.

요즘에 단짠 단짠 한 맛을 좋아라 하는 세대들 에게는 제법 입에 맞을지 모르지만 감자전에는 간장 양념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나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우리는 그날 직접 딴 사과를 통째로 먹고 주스 도 짜서 마시고 케이크도 구웠다.
그리고 사과 무스를 팬케이크에 발라 먹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우리 집 아이들을 위해  많은 양의 사과는 사과 무스가 되었다.
그렇게
달달한 사과향과 진한 계피 향이
한데 버무려진 가을냄새가
집 안팎으로 솔솔 풍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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