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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Oct 30. 2017

시월 마지막 일요일의 마법



일요일의 마법 같은 한시간

어젯밤 시계바늘을 돌려놓아야 했던 것을 깜박 잊어버리고 그대로 두었던 거실 시계는 벌써

오전 9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큰 바늘을 잡아 채서 8로 향하게 돌려놓고 나니 한 시간을 거저 얹은 듯 마냥 입꼬리가 올라 간다.


독일에서는 해 마다 봄이 시작 되는 3월의 마지막 일요일에 시계바늘을 한시간 빨리 돌려 놓고 서머 타임이 시작 되고 (Sommerzeit) 아침인지 아직 밤인지 분간하기 어려워 지기 시작 하가을 10월의 마지막 일요일에 다시 시계바늘을 한시간 늦게 돌려 놓고 서머타임을 해제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매번 서머 타임이 시작 될 때면 시계 바늘만 살짝 돌려 한시간을 줄인것 뿐인데도 써보지도 못한 한시간이 후루룩 날아가 버린것 같아 뺏긴 기분이 들더니 다시 시계바늘 을 원래 대로 되돌려 놓은것 뿐인데도 한시간이 어디선가 뚝하고 떨어져 공짜로 얻은 느낌이 들고는 한다. 마치 누군가 마법을 부린것 처럼 말이다.


일요일의 마법은..
그게 다가 아니였다.

바람 불고 춥고 비오다 말다 하는 날씨 임에도 거리에서 일요일 오후를 만끽 하고 있는 사람들로 카셀의 시내는 붐비고 있다.

서머 타임이 해제 되어 한시간이 더 여유로워 진것

외에도 오늘은 조금 다른 모습의 일요일 다.

일요일 인데 시내 상점 들의 문이 활짝 열렸다.


평소 일요일 이면 상점 들은 문을 닫고 백화점과 쇼핑몰 들도 모두 휴업에 들어 가는 독일 에서 일요일 에 쇼핑을 할수 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특별한 순간이 된다.


일년에 몇번 있는
일요일의 쇼핑데이

다른 일요일 에는 쇼핑 나오고 싶어 어떻게 참고 있었을까?싶을 만큼 쇼핑몰 안에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일요일에 문을 연 상점에서 필요한 물건 한두 가지를 사들고 활기차게 돌아 다니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종위 위에 퍼지는 수채화 물감 처럼 만족스러움이 번진다.

다른 일요일 오후 같지 않은 분위기가 마치 다른곳에 와 있는 듯한 묘한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마법에 걸린 순간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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