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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Feb 08. 2018

한식 세계화를 위한 세 가지 키워드.

한식의 세계화라고 하면
무조건 거창하고 유난스러운 일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지난번 김치 세계화의 가능성에 대한 글을 썼는데 왜 김치에 집착을 하느냐? 꼭 김치를 외국인들에게 억지로 먹여야 하느냐? 우리나라 음식은 우리끼리 먹으면 되었지 뭐 굳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까지 먹이려 드느냐? 꼭 김치를 세계화해야 하는 것이냐? 등등의 댓글들이 달렸다.

나는 정말 그분들에게 묻고 싶었다. 요즘 같이 한국에서 외국 맥주, 와인, 과자류까지 샐 수없이 많은 수입 상품들을 동네 마트에서도 만나게 되는 글로벌한 시대에 그럼 본인들은 다른 나라 음식을 먹어 보고 감탄해 본적 한 번도 없었느냐고 말이다. 지구촌이 한울타리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또한 한식의 세계화라는 것이 전 세계 인들이 매일 삼시세끼 손에 손잡고 한식만을 먹는 것이라 확대? 해석하는 황당한 댓글 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번 글의 주제인 "한국음식의 세계화 세 가지 키워드를 이야기하기 전에 한식의 세계화라는 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 보고 싶다. 


한식의 세계화라는 것이 그렇게 원대하고 거창한 꿈일까?

인터넷과 모바일의 성장 발달로 손에 들고 있는 핸디로 8시간의 시간차가 나는 한국의 친정 엄마께도 6시간 차이가 나는 미국에 있는 아들 에게도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또, 관심만 있다면 얼마든지 이역만리 다른 대륙 다른 나라에 관한 정보를 그 자리에서 검색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다.

전보다 훨씬 쉬워진 해외여행과 한국 안의 수많은 맛집들을 통해 세계의 다른 나라 음식을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많아졌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이탈리아 친구인 칼로타는 남편의 직장 동료들과 우연한 기회에

먹어본 음식이 너무 맛나고 특별해서 음식의 이름을 적어서 외웠다 그 이름은 돌솥비빔밥,

그래서 그녀는 다음 휴가지를 한국으로 정했다.


내가 생각하는 한식의 세계화 란 누구나 비빔밥이 김치가 불고기가 한국음식 인지 알게 되는 것 에서부터 출발한다 고 본다.


이미 세계화되었다고 일컫어지는 피자 또는 파스타 하면 누구나 이탈리아를 떠올리게 되고 한 번쯤 인터넷에서 검색한 레시피 들고 크림 파스타, 피자 마가리타 등을 기호에 맞게 집에서 만들어 보고 싶어 진다.

그렇다고 피자를 모두가 좋아하는 것도 아니며 전 세계인이 매일 파스타만 먹어서 세계화된 것 또한 아니다.

피자와 파스타는 다양한 종류뿐만 아니라 세계 속의 여러 식문화와 개인의 천차만별인 기호 속에서도 잘 어우러질 수 있는 맛의 탄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의 한식 안에도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게 잠재되어 있음을 연령대 다양한 독일 사람 들과의 요리강습에서 매번 재발견하고는 한다.

 


한식 세계화를 위한 키워드 세 가지


그렇다면 한국음식이 세계화가 되려면 바꿔 말해 세계인들과 제대로 만나려면 먼저 우리가 가져야 할 자긍심과 관심, 식재료, 식품의 유통 과정 외에도 요리 안에서 실질적으로 풀어 나가야 할 숙제들이 있다.

이번에는 한국음식 요리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아야겠다.

그동안의 한식 요리 강습을 통해 모아 본 내가 생각하는 한식 세계화를 쥐고 있는 키워드 세 가지는 이러하다.

독일 동네 마트 에서 판매 하는 생마늘, 비타민 과 같이 건강 보조식품으로 쓰이는 마늘 캅셀


마늘이 들어간 크림치즈, 마늘 을 함유한 마늘 소금, 마늘을 갈아 놓은 마늘 가루


마늘 말린 조각이 들어간 버터


첫째, 양념, 소스
강약을 조절 하자.
마늘이 키워드가 될 수 있다.

우리가 한식을 만들 때 가장 자주 사용되는 빼놓을 수 없는 양념 중에는 간장, 된장, 액젓, 고춧가루, 고추장 , 참기름, 파, 마늘이 있다.

그 외에도 요리에 따라 조리 중에 소금 , 후추, 물엿, 식초, 매실청 등 등 다양하게 사용되지만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한국음식에 들어가는 주된 양념들이다.

한식은 간장, 고추장, 된장 등의 장류와 고춧가루, 액젓, 마늘 등의 주된 양념들을 어떻게 얼마큼의 양으로 사용하느냐 에 따라 수없이 다채로운 맛의 단계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한식 양념의 핵심 중에 하나 이자 화룡점정인 마늘은 가장 주의해서 사용되어야 할 식재료 중에 하나 다.

이탈리아 파스타에도 들어가고 부르쉐타 등에도 들어가는 마늘인데? 하는 분들 있을 것이다.

실제로 유럽 사람들 중에 마늘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고 마늘의 면역력 증강 이라던가 하는 건강에 좋은 효능들에 대해 서도 모두 잘 알고들 있다.

그래서 독일도 마트에 가면 생마늘이 언제나 나와 있고 마늘이 첨가된 크림치즈, 마늘소금, 마늘 버터 등등 다양한 마늘 관련 식품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마늘의 양에 있다. 이들의 마늘 식품에는 건조된 마늘 가루 또는 아주 작은 양의 생마늘이 사용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마늘의 강한 냄새를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인도 카레 나 향이 강한 쌀들도 먹기에는 맛나도 냄새는 힘든 경우가 있고 서양의 치즈들도 마찬가지로 먹으면 맛나도 막상 냄새는 역한 것들이 종종 있다.

독일 사람들 중에 마늘이 건강에 좋으니 먹기는 해야겠고 마늘 냄새는 너무 강하고 해서 아예 마늘 캡슐을 복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더욱이 마늘을 먹고 난 후에 체향과 섞여 분출되는 냄새는 사람이 많이 모인 밀폐된 공간에서 주의를 요한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수강생 중에 독일의 국민 가수 헬레네 피셔의 공연을 다녀온 사람이 있었는데 그 전날 마늘을 많이 넣어 먹고는 공연을 보러 갔다가 모세의 기적이 따로 없이 근처에 사람들이 오지 않는 일을 겪은 적이 있다 했다.

사실 마늘 이야기만 하자고 들어도 박 사일은 밤새 이야기할 분량이 나오겠지만 마늘 이야기는 다음에 또 하기로 하고.... 

둘째
정확한 레시피가 필요하다.
며느리도 몰라 남편도 몰라 레시피에서 벗어나자.

독일 사람들에게 있어 요리를 할 때 레시피는 필수 중에 필수 요소 다.

그래서 언제나 친구들, 이웃들, 직장동료 할 것 없이 누군가에게 맛난 케이크를 얻어먹었다 던가 또는 이 동네 주부들 누구나 할 수 있는 감자 수프여도 특별히 맛난 것을 먹고 나면 항상 이렇게 묻고는 한다  "나 그 레시피 받을 수 있지?" 다시  말하자면 서양 주부들에게 있어 레시피란 무림의 비법 전서와 맞먹는다고 할 수 있겠다.


한국요리강습을 진행하며 새로운 메뉴에 맞추어 늘 새로운 레시피 들을 새로 작성하는데

그때마다 독일어로 레시피를 작성하며 고전할 때가 종종 있다.

예전부터 한국에서는 음식은 손맛이다라는 말이 있다. 어머니들이 손에 잡히는 대로 눈대중으로 넣고 요리조 물 조리조물 요리하면 기가 막힌 음식들이 나오고는 했다. 그런데 문제는 어머니들이 알려준 대로 했는데도 그 맛이 나지 않는다는 거다. 거기엔 물론 타고난 감각과 경험을 이야기하는 손맛의 차이도 있겠지만 레시피가 정확하지 않아서 또는 사람에 따라 달리 할 수 있는 레시피여서 그런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예를 들어 서양의 레시피는 요리에 들어가는 식재료 들의 양도 개수, ml, g, 등으로 매우 정확하게 기재되어 있고 조리 시간도 1분, 3분, 15분 등의 수치로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의 한식 레시피 들 중에는 한주먹, 한 꼬집, 한 소 쿰, 살짝 익혀서 조물조물 무쳐서 등의 애매한 양과 조리 시간일 때가 많다. 나는 이렇게  머릿속으로 이미 맛을 상상할 수 있는 우리의 맛깔스러운 말들을 사랑한다.

그러나 한국음식을 먹어 본 적이 없거나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정확하게 적혀 있지 않은 레시피는 스파이들의 암호문과 같다.

독일 사람들도 엄마의 크리스마스 과자 레시피, 할머니의 스푸 레시피 등 비장의 레시피들이 집집마다 하나 이상은 있다.

그 레시피는 누구나 따라 해 볼 수 있도록 상세하고 명확하다.

우리도 구전으로 떠 돌던 또는 정확하지 않은 엄마의 황금 레시피들을 보다 정확하게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한 때 다.

내가 오늘도 시금치나물을 무치며 시간을 재고 양념의 양을 개량 스푼으로 표시해 보며 레시피를 작성하고 있는 이유다.


한식에 스토리를 입히자.
비빔밥의 반전


비주얼도 화려한 비빔밥을 한식 강습에서 독일 사람들과 함께 요리하다 보면 그들이 세 번 크게 놀라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첫째 하나하나 다듬고 준비한 채소와 고기 등을 예쁘게 밥 위에 돌려 담았을 때 그 아름다운 자태에 탄성을 지른다.

둘째 그 어여쁜 비빔밥을 말 그대로 비비라고 알려 주면 그전 과는 다른 의미의 감탄사가 연발한다.

셋째 입 속으로 들어 간 비빔밥의 맛에 결국 엄지 손가락을 높이 치켜든다.

무슨 소리 인고하면 정성스레 준비한 식재료 들을 폼나게 데코 해 놓은 채 독일 사람들은 뿌듯함이 넘치는 탄성을 지른다. 그러나 그렇게 기특스레 만들어 놓은 비주얼 저는? 비빔밥을 소스 뿌려 숟가락 넣고 통째로 비비 라니 마음 약한 독일 주부들 중에는 왜 비벼야 하는지 그냥 먹으면 안 되는 건지를 묻고 나서 숟가락 들고 머뭇머뭇 선뜻 따라 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자신이 공들여

해 놓은 것이 아까 워서...

그래서 나는 언제나 비빔밥 수업을 할 때면 다 만들어 놓은 비빔밥을 시식하기 전에 꼭 포토 타임을 준다.

그리고 예쁜 모습의 비빔밥과 셀카까지 찍고 난 독일 사람들에게 비빔밥을 왜 비벼야 하는지 간단한 스토리를 들려준다.


한국은 예전부터 사랑이 많은 식문화를 가졌고 농사를 짓다가 점심을 함께 할 때도 동네잔치를 할 때도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비빔밥이 가진 의미는 여러 가지 몸에 좋은 채소들과 고기 등이 함께 어우러지는 하모니 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나눔이 들어 있다 그것을 우리는 정이라고 말한다.

라는 스토리를 비빔밥 위에 입힌다.

그러고 나면 기존의 음식을 하나하나 따로따로 맛보며 음미하는 것에 익숙한 독일 사람들이.... 요리하는데 이렇게 정성을 많이 들여본 경험이 많지 않은 독일 사람들이 하나하나 예쁘게 올려놓았던 비빔밥 재료들을 숟가락 넣고 슥슥 비벼 먹는다.

다음은 당연히 입안에 들어간 밥 따로 채소, 고기, 소스 따로 가 아닌 모든 게 어우러진 비빔밥 맛에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그들이 처음 접한 한국의 비빔밥은 그렇게 눈으로 본 비주얼 이상의 반전과 나눔의 정이 들어 있는 특별한 음식이다. 그렇게 만난 한국을 그들은 오래 기억할 것이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한식에 스토리를 입혀야 할 이유이자 한식의 세계화 세 번째 키워드다.


한식의 세계화라는 그 이름 만으로의 무게는 무언가 거창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그 내용은 우리의 작은 시작에서 비롯될 수 있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외국인에게 한국음식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던 그 한마디가 우연히 그들이 먹어 본 한국음식 한 가지가 그들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만나게 되는 출발이 될 수 있다.

그렇게 우리 모두가 정이 많은 나눔이 담긴 한국음식을 세계인들에게 알리고 한국을 알게 하고 만나게 하는 한식 세계화에 키워드가 된다고 나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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