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내미에게 발렌타인 데이 란?
평소 보다 조금은 더 신경쓴 것 처럼 보이는 빨간 하트를 달고 있는 꽃다발 들이 마트에 나와 있고 백화점 선물 코너에 붙어 있는 발렌타인데이 라는 문구 들이 언뜻 언뜻 보인다.
음...발렌타인 데이 군...
독일에서는 발렌타인 데이 라 해서 그리 특별 하지는 않다.남의 문화 인 데다가 실용적인 것을 좋아 하는 독일 사람들 에게 는 초콜릿 마케팅에 의한 산물 이라는 인식이 커서...있기는 있되 큰관심을 끌지 못한체 그냥 스쳐 지나가는 날 중에 하나 일 것이다.
그래서 주변 에서도 이 날을 위해 초콜릿 을 준비 한다거나 선물을 주고 받고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왠지 핑크빛이 감도는 것 같은 ...고백 ..사랑..연애.등의 단어 는 아직 내게 마음 한구석 간질 간질한 설레임 을 가져다 준다.
그래서였을까?
한국에서는 발렌타인데이 가 되면 예쁘게 포장된 초콜릿 들이 상점마다 진열되 있고 러블리 뿜뿜한 커플들의 모습이 곳곳에 보이던 것이 떠올라 얼마전 남자 친구가 생겨 커플이 된 딸내미 에게 슬며시 물었다.
"딸,..발렌타인 데이 인데 니네 뭐 특별한 이벤트 그런거 안해? 다니엘이 우리 딸내미 에게 꽃다발은 안겨 주려냐?" 그랬더니 우리 시크한 딸내미 "엄마, 그거 다 상업적으로 만들어 낸 날 이야 우리 한테는 별 의미 없어" 한다.
하, 요런 현실적은 딸내미 같으니...나는 왠지 내가 못해본 알콩달콩 아기자기한 이벤트를 딸내미 커플 에게서 기대 했었나 보다. 무덤덤한 딸내미 에게 한국 에서는 발렌타인 데이 에 여자 들이 좋아 하는 남자들 에게 고백 하거나 남자 친구 에게 주기 위해 초콜릿을 사거나 핸드메이드 로 예쁘게 만들기도 한다더라 이야기 해 주었더니 우리딸 "그럼 남자 들은?"한다.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한국에만 있는 화이트데이에 대해 그날은 남자가 좋아 하는 여자 에게 사탕을 선물 하는 날 이라며 조금은 들뜬 목소리로 설명을 덧붙였다 그랬더니 딸내미 " 왜 여자들은 힘들게 초콜릿을 만들어서 까지 주고 남자들은 사탕 사서 줘?" 란다
조런, 계산 확실한 딸내미 같으니라구...그런데 듣고 보니 그도 그렇다 사탕을 만들어서 까지 선물 하는 남자 들 이야기는 들은 기억이 없다. 어쨋거나 매우 궁금하다는 듯이 나를 빤히 보고 있던 딸내미가 이번엔 내게 돌직구를 날린다.
"그래서 아빠도 연애 할때 엄마 에게 사탕 선물 했어?"
내게 발렌타인 데이 란?
딸내미의 돌직구를 타고 어느새 나의 기억은 날개를 달고 그 옛날의 발렌타인 데이로 훨훨 날아 갔다.
도서관 에서 눈에 불을 켜고 열공 하는 여학생이 이상형 이였다는 남편과 영화속의 리차드 기어 처럼 로맨틱가이 가 이상형이던 나는 한국과 독일의 떨어진 거리 만큼이나 서로의 이상형과는 먼 상대를 독일 에서 만나 연애를 시작 했다.
그시절 ..요즘 말로 자기는 모태 쏠로 모쏠? 이라고 우기는 남편과 제대로 된 연애는 못해 보고 삽질?이 전문 이던 나는 서로의 다르던 이상형 만큼이나 모든것이 달랐다.
그런 우리가 연애를 시작한 첫해 발렌타인 데이 가 찾아 왔다.특별한 날과 기념일 등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던 그때의 나는 그동안 해 보고 싶던 깜찍한 이벤트를 계획했다. 남편에게는 그날 바빠서 못만날 것 처럼 하고는 손으로 만든 애정 충만한 카드에 알록달록한 귀여운 꼬마 풍선들 까지 함께 넣은 예쁜 초콜릿 바구니를 만들어 짜짠 하고 나타나 남편 품에 깜짝 선물을 안겼다.
남편 에게 발렌타인 데이 란?
그런데..한국에서도 해본적 없던 정성스런 나의 초콜릿 바구니를 받아 들고서도 남편은 주니 받기는 한다만 이런걸 왜 주세요?하는 표정 이였다.그때 낌새를 챘어야 했다.
그러나 스스로의 이벤트에 셀프로 감동,만족 하던 나는 남편의 반응이 상상하던 모습과는 달랐으나 원래 시크한 스타일 이여서 저러려니 하고는 화이트데이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사탕에 꽃을 넣어서 주려나? 귀여운 인형을 넣어서? 라며 나름의 바램을 담아 상상화를 그리다 보니 어느새 화이트데이 저녁이 되었고 그때까지도 남편은 감감 무소식 이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에이 독창력 없는 사람 같으니라고 내가 그랬듯이 저녁 늦게 이벤트를 하려나 보다"..
라며 다저녁이 되도록 거울 보며 꽃단장 한것을 확인하며 남편을 기다렸다 더 정확히는 사탕바구니를...
그런데.. 화이트데이도 그 다음날도 사탕은 코빼기도 구경을 할수가 없었다.
기가막힌 나는 화이트데이가 한참 지난 어느날 남편 에게 대놓고 물었다. 3월 14일이 무슨 날인줄 아느냐고 그랬더니 덤덤한 표정으로 그날의 요일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수요일?"나는 어이상실한 표정으로 "화이트데이 잖아"했더니 세상 궁금 해서 묻는 다는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화이트데이?그게 뭔데?" 이론띠... 난 뭐 한거냐....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이글을 읽고 나서도 남편은 내가 그때 그랬나? 하고 기억을 제대로 못할 것이다 라는데 나는 오늘 저녁을 걸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