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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Apr 25. 2018

독일에도 족집게 과외 있다.


독일에도 과외는 있다.

공교육의 기반이 튼튼하고 사교육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독일에서도 아이들의 학교 공부를 보충해 주는 학원과 일명 과외는 있다. 그것을 통칭해 Nachhilfe라고 부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이 방과 후에 학원을 가거나 또는 과외를 받는 한국과는 다르게 독일에서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는 아이들은 그 숫자가 그리 많지는 않다. 그럼 독일학원과 과외는 떨까?

독일 학교의 점수는 요...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독일 학교의 점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보아야겠다.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우선 우리 막내처럼 초등학생들 (1학년부터 4학년) 은 보통 1학년 때는 점수가 거의 매겨지지 않고 2학년 또는 3학년부터 점수를 주는데 (많은 주가 3학년부터 제대로 점수를 매긴다) 1점부터 6점까지의 필기시험과 구두시험 점수가 있다. 그것을 합산해서 과목별 점수가 성적표에 기재된다.

독일에서 Schulnote 또는 Zensur라고 부르 성적은 1점이 가장 좋은 점수로 시험에서 거의 틀린 것이 없을 때 받는 것으로 말하자면 학점 A+ 비슷하다고 하겠다. 왜냐하면 종종 점수에 + 와 -도 따라붙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1- 는 1점이지만 2점에 가까운... 2+ 는 2점이지만 1점에 가까운 등으로 의미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1점이 가장 좋은 점수이고 2점 까지는 좋은 점수이며 3점 은 보통 4점부터는 간당간당 5점 6점은 낙제 점수 다. 독일에서는 성적표에 주요 과목에서 (독일어, 수학....) 2과목 이상이 5점이면 낙제다. 한 학년을 다시 해야 한다.


이렇게 1점부터 6점까지의 점수를 받는 것은 초등학교부터 김나지움 (우리로 하면 인문계고등학교) 9학년 또는 10학년까지 이고 (G8, G9으로 불리는 12학년제 13학년 제가 학교마다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E phase라고 불리는 10학년 또는 11학년부터는 15점이 1점에 해당하는 점수 제를 사용한다.

이번에는 15점이 가장 높은 점수가 되겠다.(그 이전의 1점 에 해당된다.)

우리의 수능에 해당되는 아비투어에서도 같은 기준의 점수가 나온다.

요즘 달라지고 있는 독일의 학제와 다양한 학교 그리고 점수 이야기 만으로도 몇 편을 나누어 써야 할 분량 이 되므로 그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하기로 하독일의 학원과 과외는 어떨까? 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야겠다.  

독일에서 과외 란?

독일에서 Nachhilfe 즉 과외를 받는 아이들 중에 가장 많은 퍼센트는 점수가 간당간당한 아이들이라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아이가 수학 시험에서 4점 또는 5점을 받아 왔다.

그러면 독일 부모 들도 과외를 생각하게 된다. 물론 그럼 에도 불구하고 아예 낙제해서 한 학년을 다시 하는 것이 아이가 스트레스 덜 받는 길이라 생각하는 부모들도 있다.


과외를 받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 과목의 점수가 좋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걔 중에는 더러 그 과목만 늘 2점 이여서 점수를 1점으로 올려 보려고 과외를 받는 범생이 과의 아이들도 있다

독일에서도 우리로 하면 범생이 스트레버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있는데 거의 모든 과목에 1점을 받고 있는 공부 욕심 많은 아이들이 있다. (그이야기도 다음번에....)

또는 우리 처럼 주를 바꾸어 가며 이사를 다녀서

아이들이 전학을 해야 하는 경우 과외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독일에서 과외 Nachhilfe 종류로는 가장 흔하게 하는 것이 일대일 개인 과외인데 같은 학교 고학년 학생 에게 또는 대학생 들 또는 아는 사람의 친구 등 과외만 전문 적으로 하는 선생님들에게 받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스투디엔 크라이스처럼 선생님 한 명이 몇 명의 아이들을 그룹 지도하는 학원 들도 있고 요즘 에는 인터넷으로 온라인 과외를 받는 경우도 있다.

과외 시간은 대부분의 경우가 일주일에 한 번 아이의 학년에 따라 또는 성적의 급한 정도에 따라 45분 60분 90분 등으로 나누어 선택할 수 있다.

과외비개인 과외 인지 그룹지도 인지 또는 선생님이 누구 인가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그래도 대략적인 기준을 잡아 본다면 예를 들어 과외 선생님이 같은 학교 고학년 학생일 경우 시간당 7유로 에서 10유로 사이로 한화로 하자면 약 8천400원 에서 1만 2천 원 사이(12학년인 딸내미가 5학년 6학년 아이들의 수학과 독일어 과외 알바를 한 적이 있었다)... 또는 그 과목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 이거나 과외를 전문적으로 지도하는 선생님일 경우 시간당 15유로 에서 20유로 사이 한화로 약 1만 8천 원 에서 2만 4천 원  정도 다. 또는 (여러 가지 이유로 급하게 과외가 필요한 경우) 그 과목 고등학교 교사 또는 우리로 하자면 돌깨기 전문? 족집게 강사? 일 경우 시간당 30유로 3만 6천 원 이상인 경우 도 있다.  


예전에 우리가 독일 중부 괴팅엔에 살다가 남부 에얼랑엔으로 이사를 해서 아이들이 학교를 전학했어야 했는데 그때 큰아이가 다니던 부의 학교에서는 첫 번째 외국어 선택 과목으로 영어를 하다가 전학을 간 남부의 학교에서는 라틴어를 해야 해서 남들은 이미 배운 1년 치 분량의 라틴어를 급하게 과외를 받아야 했었다. 그때 담임 선생님의 소개로 같은 학교 다른 학년 담당 라틴어 교사에게 시간당 30유로를 들여 6개월간 과외를 받았다.

이렇게 독일에서 과외 란... 아이의 상황과 과외 선생님의 수준? 에 따라 많은 경우의 수 들이 존재한다.

오른쪽 사진이 선생님 댁에 벽보 처럼 도배 되어 있는 상금 받은 아이들 사진과 액수가 명시되어 있는 포스터.



독일에도 날리는 족집게 과외 선생님 있다.

이번에 초등학교 4학년 짜리 막내가 수학 과외를 받게 되었는데 이유는 이랬다. 올해 김나지움에 입학하게 되는 막내는 수학은 1점 또는 2점을 받아 오고 독일어는 2점을 받아 오다가 3점을 받아 오고는 했다.

그래서 독일어를 2점으로 유지하기 위해 집에서 주로 독일어 위주로 공부봐주었더니 어느 순간 수학이 3점으로 내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물론 3점이 나쁜 점수는 아니지만 김나지움에 가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점수가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김나지움에 입학하게 되지금 까지 와는 확연히 다른 수준의 수업 들이 기다 리고 있기 때문에 지금 기초를 제대로 해 두지 않으면 아이가 공부 따라 가느라 허덕이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직 학년이 어리니 그나마 독일어는 집에서 함께 공부해 줄 수 있지만 수학은 우리가 한국에서 배운 것과는 다른 접근 방법과 풀이 과정 이여서 답은 나오는데 그 과정을 독일식으로 설명해 주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과외를 알아보던 중에 딸내미의 친구 엄마가 소개 해준 수학이 5점이던 아이를 1점으로 끌어올리게 해 준다는 이 동네에서 수학 족집게 과외로 날리고 계신다는 과외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독일에서는 보통 과외 선생님을 구할 때 인터넷 광고 또는 신문 광고를 참고하는 경우도 있지만

알음알이로 지인의 친구나 가족 중에서 또는 이렇게 이웃이나 친구들의 소개로 구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 토요일 아침마다 막내를 과외 선생님 집에 데려다주고 공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데려 오고 하다 보니 연령대 다양한 많은 아이들이 수시로 오가는 것을 보면서 선생님의 명성이 괜한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독일에서는 과외선생님이 학생 집으로 가서 과외를 해주는 경우 들도 있지만 이렇게 자기 집에서 학원처럼 학생들을 불러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많다.)

그러던 어느 날 재미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부 끝날 시간에 막내를 데리러 간 선생님 집 앞에서 한 여자 아이와 만나게 되었는데.. 문을 열어 주는 아이의 배려가 귀여워서 "너도 수학 과외받으러 가니? 아줌마 아들은 지금 수학 공부 하고 있어서 데리러 가는 길이거든"이라고 물었더니 귀여운 아이가 씩 웃으며 그렇다고 했다.

우리는 4층 꼭대기층에 사시는 과외 선생님 댁으로 함께 올라가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기를 6학년이라고 이야기하던 아이는 "아줌마 아들은 수학 점수 많이 올랐나요?" 하고 물었다.

"아니 우리 아들은 과외 시작한 지가 얼마 안돼서 아직 수학 시험 보기 전이야 지켜봐야지" 라고 대답하던 나는 이쯤 해서 너는 수학 점수 많이 올랐니? 라며 물어봐 주어야 하는 타이밍 이군 싶어 웃음 지으며 물었다.

그랬더니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수학이 5점 이여서 과외를 받게 되었는데 지금은 2점이 나온다며 자랑스레 웃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놀라며 "그래? 우와 완전 놀라운데" 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더니 깜짝한 아이가 선생님의 점수 올리기 노하우를 알려 주었다.

그 노하우는 이러했다 선생님은 집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료수와 간식들을 꽉꽉 채워 놓고 아이들 개개인의 기호에 맞추어 공부하는 동안 먹고 싶은 음료와 간식 그리고 각각의 수준과 필요에 맞추어 공부할 거리들을 제공해 주는데 그게 그렇게 만족스럽다는 것이다 게다가 시험 성적에 따라 현금으로 상금을 지급한다고 했다.

아하 그거로군 상금 ~~! 1점은 50유로 2점은 20유로 3점은 10유로 부모가 아닌 과외선생님이 아이들 성적이 올랐다고 상금을 주는 경우는 처음 들어 보았다.

나는 선생님께 어떻게 아이들 에게 상금 제도를 돌입하셨느냐 감탄하며 물었더니 선생님은 매우 뿌듯한 미소를 지으시며 집안 곳곳에 붙어 있는 상금 받은 아이들 리스트와 사진을 보여 주셨다.

이 포스터 같은 사진들이 아이들이 오가며 나도 얼른 성적 이만큼 올려서 받아 야지 하는 동기 부여를 하나 보다.

신기하게 아이들 사진을 둘러보던 내게 선생님은 "조만간 그 댁 막내도 상금 받게 될 거예요"하며 웃었다.

학부모의 기분까지 들었다 놨다 하는 선생님 역시 족집게 과외로 명성을 날리실만 하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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