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 달콤 오이무침을
독일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보았다.
언젠가
아이들과 한국의
김치를 만들어 보기 위한
워밍업 이라고나 할까?
아이들 과의 수업을 위해
나는 집에서
미리 여러 번에 거쳐
독일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고춧가루 들을 종류대로
가져다가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맵기의
농도를 테스트하고
양념을 만들어 보고 준비했다.
요리는
새로운 맛을 찾고 만들어 내는
창조적 작업이다.
때문에
마치 실험실에서
새로운 것을 개발해 내기 위해
실험하는 일련의 과정과
비슷할 때가 많다.
특히나 만들어 낼 수
있는 한국요리 양념의 맛은
정말 무궁무진 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오이를 좋아한다.
그래서 오이를 무치기도
전에 아이들은 코끝을 벌름
입을 오물 거리며
"음 ~~ 오이 냄새~"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양념을 넣으면 어떤 맛일까~?
해 가며 신이 났다.
독일 오이는 한국 오이에 비해 크고
물기가 많다.
그래서
중간에 씨 부분을 조금 잘라
내라고 설명해
주고 보여 주었더니
어떤 아이는
아예 오이를 들고 포뜨고 계신다.
그래도
저 조그맣고 뭉툭한 칼을 들고
모두 들 열심히
납죽 싹둑 잘도 자른다.
다음으로는 쪽파를
통통통 잘게 썰고
그 중간에 오이도
잘 썰어졌나
맨입에 집어 먹어 보고
아이들은
입도 바쁘고 손도 바쁘다.
잘게 자른 오이를 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헹구어 내고는
새콤 달콤 오이 무침의
재료 손질이 다 끝난 아이들
부터 조별로
고춧가루, 식초, 설탕, 간장으로
양념을 만들고
의젓하게 일회용 장갑을 끼고
오이에 양념을 부어 넣고는
조물딱 꼬물딱
버무린다.
맛을 보아 가며
어느 조는 안 매운 고춧가루를
더 넣고
또 어느 조는 식초를 더 넣고
또 어느 조는 간장을 더 넣고
아이들의 입맛에 맞게
각자
양념을 가감하게 해 주었더니
아이들은 마치 실험실의
꼬마 연구원이 된 듯
이렇게 저렇게 자기들 만의
맛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식초를 조금 더 넣어도 될 것
같아~"
아니야
"간장이랑 고춧가루를 좀 더 넣는 게
더 나을 거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가며
서로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하면서 진지한
아이들
오이를
무치는 것도 어찌나 야무지신지...
얘들아 살살 해라
오이 주스 될라 ~~
오이를 무쳐 놓고
아이들과
컵케익 판 에다
만두피를 하나하나 예쁘게
넣어서 오븐에 살짝 구워
꽃 같은
먹을 수 있는 그릇을 만들었다.
요리조리 예쁘게 담아
구워 낸
만두피 그릇에
오이 무침을
담아내며
입에서 와~하는
함성이 터져 나온다.
그릇까지 아삭 바삭
꽃송이 같은
새콤 달콤 오이 무침을
먹으며
"우와 맛있어요~"
"난 이렇게 맛있을 줄 알았어요.~"
"우리 엄마 아빠는 오늘
내가 무엇을 만들지
굉장히 궁금할 거예요~"
"난 제일 예쁜 거 요거
집에 가져갈래요~"
난리들이 났다.
느낀 그대로 바로바로
표현하는 아이들의 맑고 순수하고
귀여운 모습에
나는 입가에서 엄마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수업이 끝나고
엄마, 아빠들이
아이들을 찾아가며
꽃송이 같은 오이 무침을 손에 들고
두 눈을 반짝이며
내게 묻는다
"김 선생님 다음 주는 아이들과
뭐 만드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