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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Oct 02. 2019

독일 에서 만드는 엄마표 짬뽕

지난 주말 아들이 왔다.


대학교 3학년인 우리 큰아들은 일 년 중 집에 있는 날이 통틀어도 며칠 안된다.

다니는 학교나 전공 자체도 시스템상 많이 돌아다니게 되어 있고 울 아들 자체도 이것저것 참여하고 만들어 내고 하는 걸 좋아하는 터라 일 년 내내 여기저기 다니시느라 바쁘시다.


그나마 이번 학기는 베를린에 있는데 같은 독일 하늘 아래 있다는 것이 맘적으로 위로가 기는 해도 자주 못 만나는 건 매한가지다.

독일의 빠른 기차 ICE 타고도 우리 집에서 3시간 30분 이상은 가야 하고 세미나에, 알바에 실습 까지....

학기 중에 해야 할 일들이 많다 보니 집에 자주 오지도 못한다.

그런 아들이 주말에 빨랫감 한 가방 들고 집으로 왔다.

"엄마 우리 오늘 저녁 뭐 먹어?" 하면서...

독일 마트 안의 정육점과 고기칸은 요렇게 생겼어요.
뼈 붇어 있는 돼지 목살 이 짬뽕 국물에 좋아요.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메뉴
덜 맵고 국물 찐한 엄마표 짬뽕


비는 오고 날은 음산하고 해야 할 일은 산더미인 주말, 그래도 아들이 집에 왔다고 마음은 크리스마스이브였다.

오늘 우리 집 저녁 메뉴는 울 큰아들이 젤루 좋아하는 국물 제대로 찐한 엄마표 짬뽕이다.


냉장고 문을 열고 재료를 확인해 보니..

해물과 채소는 사다 놓은 것이 있고 고기가 짬뽕 용으로 쓰려니 마땅한 것이 없었다.

기왕 먹으려면 맛나게 제대로 먹어야 하니까 귀찮아도 집에서 버스 세정거장 떨어져 있는 마트에 가서 돼지 목살 좋은 놈으로 사고 과일 몇 가지 사서 바람 같이 돌아왔다.

버스 기다리는 시간도 아까워 장 바두니 들고 날듯이 뛰어서 집에 들어오니 큰아들이 왔다고 거실이 꽉 찬 것 같다.


막내랑 노는 건지 레슬링을 하는 건지 모르게 뒤엉켜 투닥거리는 것도 보기 좋고 노트북 켜놓고 연신 뭔가를 하는 걸 쳐다보는 것도 흐뭇하고 여자 친구에게 전화 왔다고 은근슬쩍 자리에서 일어나 지방으로 사라 지는 모습에도 웃음이 난다.

품 안에 자식 이라는데... 다 큰 놈 저 할 일 하느라 집에 없는 것이 당연하건만 함께 있는 것이 이리 좋은 걸 보면 난 아직도 내 품에서 내려놓지를 못했나 보다.


언젠가 화요일 아침에 함께 조깅하는 친구 헬가는 이렇게 내게 이야기했다.

"킴킴아, (결혼하면 남편 성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은 독일에서 남편도 나도 김 씨라 친구들이 부르는 애칭)

자식은 숲 어딘가로 쏘아 올린 화살 같은 거야,

아이들이 가려는 곳으로... 방향 잃지 않고 힘차게 잘 날아갈 수 있게 지켜보아 주는 것이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모든 것이야"라고...


엄마표 짬뽕 재료 준비


목살 500g

*목살에 뼈가 붇어 있는 것으로 준비하면 육수 따로 필요 없이 진한 국물 맛을 낼 수 있다.

고춧가루 5큰술,

올리브유 10 큰술

해산물 300g

피망 색깔별로 반개씩

 한주먹

양배추  작은 것 삼분의 1개

*배추를 대신 넣어도 맛나다.

당근 큰 것 한 개

양파 중간 것 한 개

스파게티면 500g

물 1L

양념 :

소금 1큰술

굴소스 1큰술

후추 2 작은술

만드는 방법


1. 젤 먼저 고추기름을 내는데 프라이팬에 분량의 올리브유를 두르고 고춧가루를 넣어 중불에 빨리 볶아 낸  고운채에 받쳐 기름을 낸다.

*고춧가루가 타기 쉬우므로 빠르게 볶는다기 보다 기름에 잘 섞어준다는 느낌으로! 

2. 그리고 작게 깍둑 썰기한 돼지고기에 고추기름을 넣고 볶다가 해산물을 넣고 볶는다.

어느 정도 양념이 배인 것 같이 보이면 분량의 물을 붓고 한소끔 끓이기 시작한다.

독일 마트에서는 냉동칸에 종합 해물을 요렇게 넣어 판다. 해산물 알갱이 굵은 것이 국물 맛도 식감도 좋다

3. 밑국물이 끓어오르기 전에 채소를 미리 큰 접시에 썰어 담아 두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4. 요렇게 채를 쳐서 썰어둔 채소 중에 양배추, 양파, 당근을 먼저 넣고 끓이다가

5. 굴소스, 소금, 후추로 양념을 하고

6. 피망, 양파, 파를 넣고 한소끔 끓으면 간을 보고 불을 끈다.

음... 덜 맵고 국물 맛 진한 엄마표 짬뽕 국물 완성 이요!


7. 한국에서 먹던 그 짬뽕의 맛은 국물의 불맛과 쫄깃한 면발인데 그만큼 쫄깃하지는 않지만 스파게티 면 중에 넓적한 것을 사용하면 면이 빨리 불지도 않고 식감이 꽤 괜찮다.

8. 큰솥에 물을 끓이고 소금 작은 술 올리브유 몇 방울을 떨어뜨린다.

*요 물 위에서 수영하는 올리브유 덕분에 물속에서 면이 끓을 때 서로 엉겨 붙지 않고 나중에 식사할 때도 면이 덜 붙는다.

9. 물이 끓어오르면 분량의 면을 삶아서

10. 채에 받쳐 찬물로 헹궈 낸다.

그러면... 짜자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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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촐촐하니 먹음직스러운 면이 나온다

요...면  위에 찐한 국물의 엄마표 짬뽕 국물을

하니 얹으면..

울 아들이 맛있다, 맛있다를 연발한 두 그릇 뚝딱 보장 덜 맵고 국물 맛 진한 엄마표 짬뽕 완성!


짬뽕, 짜장면 배달시켜 먹을 수 없는 독일에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엄마의 사랑정성이 듬뿍 들어 있고 조미료와 설탕이 빠진 사 먹는 것보다 조금은 밍밍한 그러나 덜 맵고 훨씬 진한 엄마표 짬뽕이 오리지널 짬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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