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중희 Oct 07. 2016

직접 재배한 감자로 만든
엄마표 감자수프


 4 월 어느 날의 일이었다.

농사라고는 

자식 농사밖에 

모르는 우리는 

이웃집 할머니의 

강추로

집 마당에 

텃밭을 만들고 중간에 감자 싹을

심었다.  

초보자가 해서 실패 확률이

가장 낮은 작물 중 하나라며

이웃집 할머니 카타리나는

"감자는 심으면 그냥

나니까 걱정 말아"

하시더니 

진짜 될까? 싶었는데 

감자의 

새순도 나고 줄기 도 뻣었다.  

사실 심어 놓고도 돌볼 시간이

별로 없어 

너무 가물 었을 때만

간간이 물 주고 

파묻어? 놓고 잊은 듯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인가부터 한잎 두잎

앙증맞은 새순이 돋아 나더니 

파랗고 튼실한 감자 줄기가

사방으로 

쭉 쭉 뻗으며 가운데 텃밭 가득

수북이 자라 올라오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바람 불면 

파란 물결치며 올라오던 감자 줄기에 

어느 날 

깜짝 선물처럼 

하얗고 예쁜 감자 꽃이 달렸다. 

그때의 감격이란.....



그렇게 봄 지나고 무더운 여름 지나

찬바람 부는 수확의 계절 가을이 왔다.


그런데 

도무지 땅에 묻혀 있는 감자는 언제 캐야 하는지

알 수가 있나?

해서 이웃집 할머니께 

"카타리나 감자는 언제

수확하면 되나요?"

라고 물었더니 

"튼실하던 감자 줄기 가 

쌔들 쌔들 한 것이 땅 쪽으로

스러지면 바로 그 때야

다 때 되면 안 다우~"

하시는 거다

이거야 원

오래전에 아무것도 모르던

첫 출산을 할 때 즈음에

 "진통 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요?"

라고 물으니

"다 애 날 때 되면 엄마는 알아"

라고 이야기해 주시던 

이웃집 아줌마 말씀하고 똑같지

뭔가?

그래서 우리는 첫 수확을 기다렸다

때가 되기를....



우리는

땅 쪽으로 자빠지다 싶이한

감자 줄기를 보며

아~ 이제 드디어 때가 왔나 보다 하며

삽 들고나가 

조심스럽게 텃밭의 땅을 

파 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오매나 

요 거이 무엇인가?

줄기 끝에 

감자가 조롱조롱 

매 달려 나온다. 


우리는

숨겨둔 보물이라도

발견한 듯 

폴짝폴짝 뛰며 좋아라 했다.   

얼떨결에 딸려 나온

감자 줄기를 푯말 삼아

쪼그려 앉아

근처의 땅속을 뒤져 대니 

요기 하나 조기 하나

감자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 낸다.  

음하하 재미 난다.

땅속 흙을 들춰낼 때마다

감자알 들이 알알이 소복소복 나오니

요런 게 농사의 재미 렷다.


신바람 나게  

한참을 쪼그려 앉아 땅 파며

감자를 캐냈더니

가지고 나왔던 바구니 가

금세 넘쳐 난다. 

막내야 엄마 부엌에서

통 하나 가져올게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더니

아구 구구 소리가 절로 나온다. 

참 일도 해 묵게 생겼다...


제법 굵직한 감자 들을

손안에 들고 

신기해하는 막내를 쳐다보며

나는 흐뭇한 마음으로

마치 

성실한 농부 라도 된 양

"이번 감자 농사 진짜

잘 됐다 그렇지? "

라고 했더니 

우리 막내가 활짝 웃으며

"응 엄마 오늘은 감자의 날이야"

란다.  


커다란 통을 

채우고도 남는 

감자를 풍성히 캐어 들고

이웃집 들도 나눠 드리고

"얘들아 우리가 직접 재배해서

수확한 유기농? 감자로 

무엇을 만들어 먹을까?"

라고 물었더니 

아이들은 동시에 합창을 한다. 

"엄마 표 감자 수프"  


자, 엄마 표 감자 수프 들어갑니다 

어떻게 만든 냐면 용~~!

4-5인분 감자수프 

우선 

1. 감자를 깨끗하게 씻어서 

껍질을 까고 잘게 자릅니다.

얼마나?

껍질 깐 감자 1.5kg 에

그리고 소시지 15개

(소시지는 취향껏 넣지 않거나

적게 넣어도 됩니다)

소시지 대신에 

브로콜리, 양송이버섯

등의 다른 채소를 취향껏 

넣어 드셔도 맛납니다.  


2. 큰 솥에 물 800ml 넣고 

당근 2 개 

양파 1개 

표고버섯 3장

무 3쪽

대파 (길게 파란 잎 쪽으로) 

2쪽

다시마 작은 것으로 한 장 

소금 3 작은술 

후추 1작은술 

을 한데 넣고 끓입니다. 

*이때 다시마는 한소끔 끓은 후에

건져 냅니다.  


3. 끓여 걸러낸 야채 국물을

다른 냄비에  옮겨 담아 

잘게 잘라 놓은 감자를 넣고

감자가 물러질 때까지 

끓입니다.  


4. 몽글몽글하게 된 

감자를 

나무 주걱으로 살살 으깬 후에 

불을 약하게 줄이고 

우유 

작은 컵으로 두 컵을 넣고

나무 주걱으로 

다시 5분 정도 잘 저어 줍니다.

감자에 주걱을 넣고 돌릴 때

묽게 잘 저어 질 

정도면 됩니다. 



5. 거기에 작게 자른

소시지를 넣고

잠깐 저어준 후에 불을 끄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합니다.

짭조름한 소시지를 넣을 경우 

소금은 2큰술 반을 넣고

후추는 1작은술 넣으면 

됩니다. 

이때, 감자와 함께 넣은

재료에 따라 또 입맛에 따라 

소금 후추 양을

가감합니다.  


짜짠~~!

엄마표 감자 수프 완성 

집에서 

직접 재배해서 캐낸 감자로

만든 

자급자족 감자 수프 

맛 도 끝내 줬읍니당~!

제법 아침저녁으로 찬바람 부는

가을 

 따뜻한 

감자 수프 한 그릇씩

어떠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