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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Oct 02. 2016

독일 초등학교 에서 대박난 만두


이번 주는

요리강습 일정이 

빡셔서 정신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거기다가 어제는  

 막내가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 에서 

특별 수업 시간 의

 교사로 초대 되어 

한국 요리 강습을 

아이들과 함께 했다.  

그 전날 

저녁에 열여섯 명의 어른 들과

요리 강습을 하고

바로 다음날 아침 부터

아이들과 할 요리 강습을 준비

해야 하는 일이 

몸은 조금 피곤 했지만

천진난만한 아이들과 함께 할

생각에 마음은 붕붕 이였다.  



독일의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만들 

오늘의 메뉴는

두구구 두구두~~~~!

우리의 만두

따끈 따끈 찐만두, 

바삭 하게 구운 군만두 

두가지 되시겠다.

눈 동그랗게 뜨고 

뭘 가르쳐 줄려나 

잔뜩 기대에 부푼 아이들 에게 

먼저 

1.만두피 와 만두 속에 들어갈

재료들을 각각 소개 시켜 주고

양념장에 사용 될 간장, 참기름

등도 냄새 맡고 

간 보게 해 주고 


2.커다란 볼에

잘게 다진 삶은 당면

 두부, 쇠고기, 

쑥주, 파 송송 썰어 넣고 는

 아이들 에게 

만두소 를 직접 만들어 보게

해 주었다.

특별히

 어시스텐트로 들어와

주신 두분 선생님 덕분에

아이들은 질서 정연 하게 

차례 차례 순서를 지켜 가며

모두 한번씩 

몰랑 몰랑 하면서도 

짭쪼름한 냄새를 풍기는

만두소 를 버무려 보았다. 

3.다 만들어진 속을 가지고 

통에 넣고 쪄 낼 

찐만두를 작은 만두피로 

먼저 빚었는데 

토끼 같은 아이들이

조롱 조롱 머리를 맞대고

모여 열심히 

쳐다 보는 초롱 초롱한 눈망울이

 얼마나

이쁘던지.... 

4.그 다음은 아이들을 

자리에 앉혀 놓고

큰 만두피로 구울 만두를

빚는 것을 보여 주었다. 

한번은 전체 적으로 

또 다른 한번은 

테이블 마다 돌아 가면서 

만두를 만드는 방법을

보여 주는데 

하나 하나 접어 여민 만두피

끝자락을 보며

아이들 의 벌어진 입 에서는 

우와~~! 하며 

감탄사가 쏟아 진다.

아이들의 꾸밈없는 표현 들에 

나도 덩달아 신이 났다.  


5.고사리 같은 작은 손들로

조물락 조물락 

만두를 만드는데

어떤 아이는 제법 한국 만두

 비슷하게

또 어떤 아이들은 아주

창의적인? 모양으로

빚어 냈다.  

집에서 자주 해 보던

거라 당연히? 숙달 된 포스의

우리집 막내는 

아이들의 부러움을 사며 

 힘주어 만두 빚는 

중 이시다. 

옆에 친구를 한번 슬쩍

쳐다 보던 막내가

의젓한 목소리로 

"시몬 여기는 이렇게

눌러 줘야 붙지"

란다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린데 

조심스런 성격의

여자 아이들은

"어 어떻게 하지?

선생님 요렇게 해서

 이만큼 이면 되여?" 

하며

동그란 만두피 손 안에

펼쳐 두고 

만두소를 얼마나 넣어야

할지 모양은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이 많아 보인다.

나는 웃으며 

"얘들아 

요리는 환타지를 가지고

하는 멋진 예술이야!

아까 보여준 그 모양은 

한국식 만두 의 모양 이지만 

너희들이 생각 하는

상상 속의 모양 을 만들어 내도

좋아 

대신 만두소 가 밖으로 빠져 나가지

않고 

만두피가 잘 붙을수  있게 알았지~~?"

라고 했더니 

 아이들은

와~! 소리를 내며

부지런히 각자 생각하는

예쁜 모양의 만두를 만들어

내기 시작 했다.

사부작~ 사부작~

손 놀리는 소리도 예쁘게

아이들 손을 통해 만들어 지는

만두는 납작 한것 

길죽 한것  

또 어떤 것은 물고기 모양, 

피자를 닮은 것도 

나왔다. 


아이들은 제각기 자유롭게 

빚어낸 

접시 가득 담긴 만두를

자랑 스럽게 들고 

보여 준다.

너무 잘 했다고 칭찬해 주니 

빨리 먹어 보고 싶다며

난리가 났다.  

 한쪽 에서

만두를 굽고 찌고

있는 동안

어깨 넘어로 계속 기웃 기웃 

하는 아이들 

만두가 다 되어 나오는

그 사이를 

기다리기 안달? 이 났다. 

자기 네가 만든 예술품이

어떤 맛일지 느무느무

궁금 했던 것이다. 


만두를 굽고 쪄내기가

무섭게 입에 쏘옥 쏘옥 

집어 넣으며

"음~맛있어 맛있어"

를 연발 하며

오물 오물 입을 놀리는 아이들은

모두 

같은 만두소로 만들었건만

각자 요게 니가 만든거다

내가 만든 거다 

서로 지가 만든게 제일

맛나다고 자랑질? 이다.

귀여운 아이들... 



앞니 빠진 아이들 까지 

군 만두 옆으로 뉘여서

후딱 하니

먹는 고난이도를 선보이고

있을 때쯤

어느 새

부엌에서 맛난 냄새가 

솔솔 풍겨 학교 건물 을 

들썩 이니 

쉬는 시간 

지다가던 교사 들도

다른 아이들도 

모두 부엌 문을 슬며시 열고 

하나 먹어 봐도 되냐고

들어 온다.

결국 전교생이 

됨직한 아이들이 

만두 하나씩 들고

지나가니 

큰만두피 10통, 작은 만두피 10통

약 500개의 만두가 

모두 동이 났다. 

"우리 언제 또 만두 만들어여?"

라며 내 뒤를 졸졸 따라 오는

 아이들

독일 초등학교 에서 만든

한국 만두 

오늘 지대로 대박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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