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데이빗 크로우 | 옮긴이 / 박영원
기호학으로 읽는 시각 디자인(개정판) Visible Signs
2005년 4월 1일 초판 발행
2006년 6월 30일 개정판 발행
지은이 / 데이빗 크로우(David Crow)
옮긴이 / 박영원
펴낸이 / 김옥철
펴낸곳 / (주) 안그라픽스 (413-756)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파주출판도시 532-1
차례
1. 구성요소
2. 어떻게 의미가 형성되는가
3. 기호 읽기
4. 텍스트와 이미지
5. 공식적인 언어
6. 비공식적인 언어
7. 상징적 창의성
8. 정크와 문화
9. 열린 작업
1. 구성요소
- 기호학의 주요 세 영역은 기호 그 자체, 구조를 이루는 방식, 그리고 그것이 나타나는 맥락이다. [16p]
- 소쉬르에 따르면 언어는 음소(phoneme)라고 하는 작은 단위로부터 구성된다. 음소는 조합을 통해 단어를 구성하는 소리의 최소 단위를 말한다. 음소는 잡음에 불과하지만 의미를 담으면 비로소 언어로 평가되고,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기호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음소는 단어를 형성하기 위하여 새로이 조립되면서, 고차원적인 단계의 의미를 가진 소리를 무한대로 창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dog'라는 단어는 d, o, g라는 세 음소로 되어 있고, d, o, g순으로 써서 소리를 표시하게 된다. 다시 말해, 이런 단어는 대상을 표시하고 또는 더욱 정확하게는, 대상에 대해 각인된 이미지를 상상하게 된다. [18p]
- 이러한 점은 기표인 ‘book'과 이것이 의미하는 기의와의 관계가 완전히 자의적(arbitrary)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즉, 소리나 쓰여진 형태는 실제 사물과는 어떤 연관성도 가지고 있지 않다. 약간의 예외가 있다면 우연하게 유사성이 발생한 경우이다. [19p]
- 언어가 존재하기 위한 필수 조건은 하나의 사물이 다른 것을 대신(stand for)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사람들 간의 합의이다. 나아가 이러한 합의는 다른 집단의 합의와는 독자적으로 이뤄진다. 소쉬르는 이것이 어떤 언어 또는 방언에서도 적용되는 사실이라고 주장하였다. [20p]
- 해석체는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다. 단순하게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기호의 수용자에 의해 의미가 변화한다. 가령 ‘책’이라는 단어에 대한 정서적 반응은 수용자의 책에 고나한 경험의 정도에 따라 다양할 것이다. [25p]
2. 어떻게 의미가 형성되는가
기호 유형
- 퍼스는 기호를 세 가지 유형으로 규정하였다.
도상(Icon) - 기호(기호체)와 유사하다. 사진은 도상적 기호(iconic sign)라고 할 수 있는데,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대상체)과 물리적으로 닮았기 때문이다. 또한 소리가 그것이 표현하고자 하는 사물과 닮았다면, 도상적 언어(iconic word)라고 할 수 있다. ‘탕’이나 ‘끙’ 같은 의성어를 도상적 언어라고 말할 수 있다.
지표(Index) - 기호(기호체)와 대상(대상체)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런 유형의 예로, 연기는 불의 지표라고 할 수 있고, 꼬리는 개를 나타내는 지표인 것이다. 거리의 교통 표지는 물리적 실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지표적 기호(index sign)이다. 즉 교차로와 언덕 마루가 어느 곳에 있는지를 지시하고 있다.
상징(Symbol) - 이러한 기호 유형은 기호와 그 기호가 의미하는 것 사이의 논리적 연관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수용자가 기호와 기호가 의미하는 것의 관계를 학습했을 경우에만 의미가 통한다. 가령 적십자를 ‘도움’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식한다거나 깃발은 영토라든가 기관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도 같은 경우이다. 알파벳 철자도 우리가 학습한 의미를 가진 상징적 기호(symbolic sign)이다. [33p]
기호작용
- 퍼스는 의미의 전환인 의미작용의 행위를 설명하기 위하여 ‘기호작용(Semiosis)'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기호작용에 관한 그의 확고한 견해는 고정된 의미의 단방향적 과정이 아니라, 기호와 기호 사용자 간의 쌍방향적인 과정이다. 즉, 어느 정도의 협상을 거친 둘 사이의 교환이다. 기호의 의미는 독자의 배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그들의 배경인 교육, 문화 그리고 경험이 어떻게 기호를 읽을 것인가의 태도를 가지게 한다. 가장 확실한 가시적 사례는 각기 다른 문화에서의 상징적 색채의 사용이라 할 수 있다. [36p]
무한한 기호작용
- 퍼스 용어를 사용하면, 첫 번째 기호체로부터 우리의 마음에 남겨지는 해석체는 곧 다음 단계의 기호로 진행되어, 하나의 상황에서의 해석체가 다음 상황에서의 기호체로 되는, 연상(association)의 무한한 연쇄작용의 계기가 된다. [36p]
가치
- 가치는 항상 두 가지 사물로 구성된다;
1. 교환할 수 있는 유사성 없는 대상
2. 비교할 수 있는 유사한 대상 [41p]
통합체
- “하나의 기호가 가지는 개념이나 소리를 탐구하는 것보다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다른 기호들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 증거는 어떤 용어의 의미나 소리가 변하지 않고도, 단지 인접한 단어가 변경되었기 때문에 그 용어의 가치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소쉬르(de Saussure F.), 일반 언어학 강의(Course in General Linguistics)(1974)[초판, 1915] [41p]
계열체
- 계열체의 두 가지 기본적인 특징;
1. 하나의 분류(set)에 속하는 구성 단위(unit) 간에는 공통점이 있다.
2. 하나의 분류에 속하는 구성 단위 간에는 명백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42p]
- 우리가 기호의 집합으로부터 추출해내는 의미(의미작용)는 오로지 선형적 조합(통합체)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단어나 문장을 만들 때처럼 선택적으로 기호를 조합할 때에는 같은 분류(set)상의 다른 기호로 대체할 수 있다. 알파벳 글자들을 간단한 사례로 들어보면, 글자들은 모두 하나의 분류상에 속한 계열체이다. -중략- 언어 사용 방식이라는 새로운 계열체를 기준으로 삼으면 은어, 허튼 소리, 부적절한 표현 등 다른 분류의 계열체를 만들어 낸다. [42p]
코드
- 알파벳이나 서체 종류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떤 계열체는 선택할 수 있는 단위가 한정되어 있다. 이러한 계열체의 유형은 ‘디지털 코드’라고 하는 코드로부터 만들어진다. 이러한 유형의 코드는 단위가 명백하게 정의되어 있으므로 인식하거나 이해하기 쉽다.
선택할 수 있는 코드의 개수가 한정되어 있지 않은 반면 선택 영역이 무한하고, 선택 사이의 경계가 확실하지 않은 계열체도 있다. 회화 붓으로 만든 마크나 또는 음악에 사용되는 소리는 선택안들 사이에 명백한 차이가 없는 코드를 적용한 계열체로 묘사될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의 코드를 아날로그 코드라 한다. 실제로는 우리가 코드의 유형을 구분하고 자 ㄹ이해되도록 하기 위해서 아날로그 코드에 디지털 표기법을 제안하는 시도가 보편적이다. 가령 음악 표기법이 이러한 것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43p]
은유와 환유
- 환유도 전체성을 대변하고자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비슷한 방법으로 작용한다. 어떻게든 현실을 의미하고 싶은 경우 우리는 그것을 대변하는 현실의 한 부분을 선택하게 된다. 예를 들면 어린이 전체를 표현하기 위하여 한 어린이의 이미지만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런 경우 한 어린이의 이미지를 전체, 즉 모든 어린이를 표현하기 위하여 환유로써 활용한 것이다. [45p]
- 그리고 주어진 계열체 내의 기호의 집합이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할 수도 있고, 이 가운데 사회적 변화라는 자연적 진화를 통하여 단어와 이미지 그리고 제스처의 의미도 변화한다. 즉, 선택이 있는 곳에 의미가 있다. [45p]
3. 기호 읽기
독자
바르트
- 바르트는 의미 해독의 과정에서 독자가 의미심장한 역할을 맡는다는 견해를 가졌다. 이를 위해서 그는 언어학 개념을 의미를 전달하는 다른 시각적 미디어에 적용하였다. 그 이전의 소쉬르나 퍼스처럼 바르트도 기호의 구성요소 내의 구조적 관계를 밝혀 나갔다. 그는 의미작용의 두 가지 다른 단계인 외시(denotation)와 공시(connotation)에 집중하였다.
외시-무엇을 찍었는가
의미작용의 1단계는 직접적이다. 대상물의 물리적 실체가 의미작용된다고 할 수 있다. 달리 표현하면, 어린 아이 사진은 어린 아이를 재현한다고 할 수 있다. 누가 어린 아이를 촬영하였건 또는 어떻게 촬영되었건 간에 상관없이, 의미작용의 1단계에서는 ‘어린 아이’를 재현할 뿐이다. 사진의 영역은 매우 광범위하지만 공시적 차원에서는 그 의미의 정체성을 유지한다.
공시-어떻게 이것을 찍었는가
리얼리티의 측면에서, 어떤 필름, 어떤 조명, 어떤 프레임을 사용하든 우리는 어린 아이의 이미지를 읽을 수 있다. 입자가 거친 흑백 또는 세피아 톤의 어린 아이 이미지는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한편 부드러운 초점을 주면 이미지를 읽을 때 정감을 더해주고, 클로즈업하여 자른 얼굴 사진은 우리가 어린 아이가 경험한 감정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모든 변화는 바르트가 공시라고 말한 의미작용의 2단계에서 일어난다. [57p]
관습
- 기호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에 관한 협약이다. 이미 클로즈업 이미지나 결이 고운 흑백 이미지에 관한 관습에 관해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같은 흔히 접하는 관습이 우리가 오늘날 읽는 모든 이미지이다. [58p]
- 달리 설명하면 거의 관습적이지 않은 기호는 고도의 동기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58p]
동기화
- 동기화된 정도가 높은 기호는 매우 도상적인 것이다. 상호보완적인 용어를 사용한 자의적 기호(소쉬르)나 또는 상징적인 기호(퍼스)는 동기화되지 않은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사례로 살펴보면, 어린 아이의 사진은 고도로 동기화된 것이고, 만화 이미지는 보다 낮게 동기화된 것이다. -중략- 어쨌든 기호가 좀더 낮게 동기화되어 있을수록, 더욱 중요한 것은 독자가 이미지를 해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관습적인 학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58p]
언어와 말
신화
- 그에게 신화는 우리 사회에서 언어와 미디어를 통제해온 집단이 생성한 의미에 불과했다. 신화에서는 사물의 의미를 본질적인 질서의 부분으로 본다. 의미가 어떻게 생성됐고 어떻게 변화해 갔는지는 도외시했다. 신화를 생성하는 과정은 의미작용(signification)에서 정치적 개념을 걸러냈다. 오늘날에 형성되는 현대적 신화는 남성성이나 여성성, 성공과 실패, 건강과 같은 관념과 징후를 차용한다. [62p]
4. 텍스트와 이미지
코드 codes
디지털 코드
아날로그 코드
광고 글쓰기
메시지의 세 가지 유형
언어적 메시지
- 바르트는 세 가지 다른 유형의 메시지로 이루어진 텍스트/이미지 조합을 읽을 수 있는 구조를 정립하였다. 첫 번째 메시지는 '언어적 메시지(Linguistic Message)'로 설명한다. 이것은 텍스트 그 자체인데, 대체로 이미지에 대한 슬로건이나 캡션의 형태이다. 언어적 메시지를 읽는 것은 불어, 영어와 같이 사용하고 있는 특정 언어의 사전 지식을 요구한다. 언어적 메시지는 암시에 의한 2차 기표를 전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광고에 나타난 단어 '폭스바겐(Volkswagon)'은 생산자의 이름을 말하는 동시에 고품질 디자인 수준과 정밀 기술을 갖춘 나라라는 민족성도 의미하고 있다.
코드화된 도상적 메시지
두 번째 메시지는 '코드화된 도상적 메시지(Coded Iconic Message)'이다. 이것은 상징적 메시지이며, 공시적 단계에서 작용한다. 독자들은 의미를 읽을 때, 자신들의 사전 지식을 이용해 이미지를 체계적으로 해독한다. 가령 과일 한 바구니의 이미지를 통해 정물, 신선함 또는 시장 진열대를 연상할 수 있다. [75p]
메시지의 세 가지 유형 the three messages
코드화되지 않은 도상적 메시지
- 세 번째 메시지는 '코드화되지 않은 도상적 메시지(Non-Coded Iconic Message)'라고 서술한다. 가령 '이것은 사진이다' 하고 사진을 단순히 미디어 자체로만 본다면 사진은 코드가 없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외시의 단계에서 작동한다.
언어적 메시지가 두 가지 다른 유형의 메시지와 쉽게 분리된다 하더라도, 바르트는 보는 이가 하나씩 그리고 동시에 메시지를 읽기 대문에 두 가지 다른 유형과 분리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다른 말로 설명하면 미디어를 메시지로부터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고, 이는 마샬 맥루한이 그의 저서 '미디어는 메시지이다(The Medium is the Message[1967])에 지적한 현상이다. [76p]
- 롤랑 바르트에 의하면, 텍스트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이미지에 '기생하는(parasitic)'메시지인데, 부가적인 기의들과 함께 해독을 빠르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텍스트의 부가는 이미지의 의미를 변경하거나 고정시키는 매우 강력한 방법이 된다. [76p]
정박과 연계
정박
- 바르트는, 정박(Anchorage)은 하나의 이미지를 읽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또한 그가 말한 '부유하는 연쇄적인 기표들' 중에서 보는 이를 안내하여 어떤 기표들을 무시하고 다른 기표들은 읽게 만든다고 한다. 텍스트는 '이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한다.
공식적인 이미지(코드화된 도상적 이미지)에서, 텍스트는 독자가 그들에게 보이는 기표를 해석하는 것을 도와준다. 외시적인 이미지(코드화되지 않은 도상적 이미지)에서 그것은 인지를 돕는다. 그는 독자를 미리 선택된 의미로 원격 조정하되 방식을 묘사하였다. 또한 그는 이것이 자주 이데올리기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정박 텍스트는 이미지를 자세하게 들여다볼 때 압박하는 기능을 가진다.
연계
- 두 번째 가능한 기능은 '연계(Relay)'인데, 훨씬 덜 보편적이다. 텍스트가 이미지 내에서 상호보완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말풍선이나 흐르는 글 형태를 취한다. 이러한 것은 만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형식이고, 영화에서 특히 중요하다. 연계 텍스트는 영화 대사처럼 이미지 자체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의미를 제공함으로써, 이미지 읽기를 선도한다. [76~77p]
5. 공식적 언어
- 피에르 부르디외는 인간의 노력과 지식을 분야별로 분류하였다. 어떤 분야는 그 분야에의 입문이 어렵기 때문에 명확하게 정의되는데, 대체적으로 입문하기 어려울수록 그 분야가 더욱 명료하게 정의된다. 가령 법조계는 명백하게 정의된 분야로 볼 수 있겠다. 그 분야의 사람들은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거나 그것을 두고 고군분투하며 그 분야 특유의 '담론'을 나눈다고 할 수 있다. 시각 예술은 '문화 생산의 분야'내에서 일어나는 행위로 서술할 수 있다.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이 분야도 구성원의 역할과 '담론(discourse)'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86p]
습관
합법적 언어
합법적 언어의 생산
- 부르디외는 합법적 언어(Legitimate Language)에 관해 주장하면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듯이 표준어와 방언 사이에 어떤 절대적인 경계가 그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소쉬르의 견해에 동의한다. 다만 표준어를 사용하든 방언을 사용하든, 그 언어에 자생적으로 적용된 고유의 논리를 이해할 수 있는 화자(speaking subject)만 있으면 된다. [88p]
- 이런 공식언어의 형성과정을 살펴볼 때 공식 언어는 특정 구역(경계) 안에서만 유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방언과 같은 비공식적인 언어는 이러한 통제의 제도적 과정 없이, 그 자체의 독자적인 논리에 따라 내부적으로 형성된다. [88p]
- 문법학자와 교사들은 법학자들이 그렇듯이, 그 분야의 합법적 언어를 규정하고, 개인의 학술적 자격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정도까지 언어의 용례를 검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픽 디자인이나 패션 디자인과 같은 예술이나 디자인 분야를 보면, 대부분의 경우 입문은 학위나 자격증 같은 학문적 자격기준을 통과해야 가능해진다. 이 과정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지는데, 이것은 면접시 중요한 평가 자료가 되지만, 면접 기회 자체가 공식적인 수상 경험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언어의 사용, 문자로 된 언어, 그리고 시각 언어 모두 제도(institutio)에 의해서 평가되고 인가된다. [88p]
자본
- 그라피티의 공격(비공식적인 시각 언어의 극단적 형태)의 가장 높은 비율이, 공식 언어 유지의 책임과 지역 당국(주정부)의 자산에 관한 책임이 있는 기관인 학교에서 발생한다는 것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91p]
- 방언이나 비공식적 언어(자생적으로 발생한)는 외부적 개입 없이는 다른 영역까지 아우르는 표준이 되지 못한다. 반면 비공식적 언어로 남을 경우 공식적 언어에 비해 폄하될 여지도 있다. 결과적으로 언어간의 차이는 계급 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발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1960년대 팝 아티스트들의 시각 언어의 외양과 이 작품에 관한 비평을 보면, 작품을 둘러싼 담론이 작품을 권위있게 발전시키고, 그 작품을 공식적인 시각 문화의 일부분으로 수용 가능하게 했음을 알 수 있다. [91p]
- 과거의 것을 인용하는 이러한 방법은 미술 비평에 있어서 보편적인 것이고, 공식적인 담론의 일부로 이미 수용된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공식적인 형태를 정리해봄으로써 작품에 권위를 부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92p]
규칙
- "어떤 단어의 의미나 정신을 가장 확실하게 일러스트레이션하는 시각적 유사(analogy)는 추구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철자 'O'는 태양, 바퀴, 눈동자의 시각적 등가물이 될 수 있다. (랜드 P.(Rand P.)) 디자이너의 기술(A Designer's Art)[1985] [93p]
문화적 합법성
문화적 합법성을 위한 경쟁
- '지식과 통제(Knowledge and Control)'에서 부르디외는 대중이 포상(prize)이자 심판자로 보이는 경쟁, 경쟁 당사자들과 상업적인 성공을 추구하는 경쟁 자체를 동일시할 수 없는 경쟁을 설명한다. 이는 분명 문화적 생산 분야에 종사하는 디자이너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로, 상업적 작업들을 조소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예술이 상업적 행위라고 인정하기를 꺼리는 순수 예술에서 훨씬 두드러진다. 대중적 요구 수용을 분명하게 거부함으로써 예술을 위한 예술을 장려하고, 예술적 커뮤니티 구성원 사이의 감정적 유대를 강화시킬 수 있었다. 이런 사회에서는 예술가가 이상적인 독자를 선택하며 필연적으로 시상식을 개최해 예술가들을 칭찬, 장려하는 공식적인 관행을 갖춘다. [94p]
끊인없는 변화, 흐름
- 부르디외가 제안한 공식적 언어 유지의 필수 조건은 특정 생산 분야 내 서로 다른 영역 간의 끊임없는 노력을 통한 계속적인 창조와 재조망의 필요성이다. 어떤 분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의 흐름(flux)속에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전적으로 상업적 문제와 동일시될 수는 없더라도, 시각 예술과 같은 전문화된 분야의 중심에서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함으로써 경제 분야(광고, 축조된 실제, 작업 윤리)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피터 필립스(Peter Phillips)의 명성을 유심히 지켜보면, 한 분야에서의 권위란 이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 발현되는 끝없는 동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칼 안드레(Carl Andre)의 벽돌 더미는 1966년 첫 번째 버전의 작업으로 비웃음이 예고됐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진행해, 테이트(Tate) 갤러리가 1972년 작품의 두 번째 버전을 구입하면서 가치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1976년경 런던의 갤러리에서, 벽돌은 존 콘스터블(John Constable)의 회화 옆에 전시되었다. [95p]
계층 구조
허가된 언어
- 강의는 합법적으로 인정받는데, 암묵적으로 동의를 얻었기 때문이라기보다 합법적인 상황에서 허가되고 자격이 있는 사람에 의해서 전달되기 떄문이다. 특히 이를 확실하게 입증하는 개념이 부르디외(Bourdieu)의 '마술적인 행위(magical act)'이다. 이것은 사회적 행동의 영역 내에서 위임된 권위의 한계를 넘은 언어를 통한 시도라고 설명할 수 있다. 시각적 예술은 마술적인 행위의 예로 가득한데, 이를 통해 공식적이고 공공연한 기호학이 기술적으로 개인의 사상이나 감정 전달에 적용될 수 있다. [97p]
6. 비공식적 언어
- '내가 보는 나'와 '다른 사람이 보는 나'사이에는 '해석상의 미묘한 차이(differential fit)'가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를 개인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면 고립을 초래할 수 있지만 집단적으로 해결하면 보다 새로운 관점이 가능해진다. [108p]
비공식적 코드
그라피티
- 캐스맨(Castleman C.)은 뉴욕 그라피티를 연구하면서 '태그(tag)'나 '스로우업(throw-up)'과 같은 현대 그라피티를 명확하게 유형화했다. 그라피티 작가들이 사용하는 이러한 용어는 스스로를 계층 구조와 차별화하고 암호처럼 자신들의 영역에서만 통하는 코드를 사용하고자 하면서 널리 퍼졌다. [111p]
그라피티 작가
동기
명성과 즐거움
- 우선은 반달리즘이라는 이름 하에 행해지는 다양한 행동을 유형별로 구분하고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를 다룸으로써 반달리즘 배후의 동기를 정의하고자 한 몇몇의 시도가 있었다. 아마 가장 많이 수용된 유형 구분의 형식은 코헨(Cohen)이 정리하고 나중에 베이커(Baker)와 와돈(Wadon)이 수정된 것이다.
1. 이데올로기적 반달리즘(Ideological Vandalism) 정치적 신념이나 오래 지속된 불만을 표출하는 것으로 정당화된다. 선전 활동을 위해 공공의 재산을 파괴하는 명분 있는 행위.
2. 약탈성 반달리즘(Acquisitive Vandalism) 돈이나 재산을 얻기 위하여, 예를 들면 자판기나 표지판을 약탈함.
3. 전술적 반달리즘(Tactical Vandalism) 베이커와 와돈은 이 유형을 새로운 유형 그라피티로 재정의했다; 예를 들면 일의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생산라인을 멈추게 하거나 또래 집단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등 다른 어떤 목적을 성취하려는 수단.
4. 보복성 반달리즘(Vindictive Vandalism) 베이커와 와돈은 이 유형의 제목을 '문제 표현(Problem Expression)'으로 대체했다. 모종의 복수를 위해서, 혹은 원한을 풀기 위해 학교 등에서 자주 일어난다.
5. 유희성 반달리즘(Play Vandalism) 즐거움을 위한 반달리즘 또는 호기심이나 진취적 기상을 통한 것으로, 호기심이나 경쟁을 통하여 동기가 부여되는데, 예를 들면 누가 가장 많은 유리창을 깰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6. 악의성 반달리즘(Malicious Vandalism) 코헨(Cohen)은 이를 탈출, 도주하거나 또는 깨끗이 부수어 버리고자 하는 젊은이의 행동 범주로 여겼다. 지역 당국의 자산에 대한 공격도 포함한다. 그는 이 범주의 반달리즘이 '의미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가장 이해하기 어렵지만, 잡히거나 유죄 판견을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그들의 권태나 좌절 또는 절망을 표현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본다. [114~115p]
시각적 방언
- 다만 확실한 것은 전단기 붙이기(flyposting) 역시 그라피티의 특징을 많이 갖고 있다는 점이다.
"전단지 붙이기는 지배적인 문화에 반대하는, 극단론자들에게 유용한 문화적인 형태로 사용되어 왔다. 그 이유는 사용하는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보편적인 이유는 집단에게나 개인에게나 아주 적은 비용의 미디어이고, 기존의 미디어로 접근하는 통로이며 흥미진진하고, 위험스러우며, 파괴적이기 때문이다." [116p]
- 이러한 2단계 기표(위험, 전복, 불찬성, 확실성, 정치학)로써 메시지를 알리는 기능이 생산자와 광고자에게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령 패션 라벨, 음악, 자동차, 클럽, 스포츠웨어, 식료품, 음료 그리고 이벤트 등에 사용되었다. '브랜드'가 젊은 관객과 직접 소통하려 할 때마다 그 특별한 요구에 맞는 '방언'을 채택할 수 있다. 비공식적 시각 언어는 적절한 톤으로 전달하기만 하면, 생산하는데 비싸지 않고 메시지 전달이 확실하다. 사실 비공식적 시각 언어는 메시지의 맥락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많은 경우 확실성을 전달하지 못한다. 시리얼 통의 그래픽 표지는 그것이 시리얼 통에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무미건조해 흥미를 잃는다. [116p]
비공식적 언어와 시각 예술
- 흥미로운 것은 비공식적 영역에서 갤러리와 같은 공식적 영역으로 옮겨질 때, 어느 정도로 그라피티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바스키아는 그라피팀 '사모(Samo)'의 일원이었으며, 그의 작업은 확실히 그라피티의 속도와 제스처를 보인다 [118p]
- 이를 통해 우리는 '예술'과 그라피티 사이의 공식적 유사성(실행의 속도, 자발성, 그림 재료, 형상(figure)과 배경(ground)의 미구분, 고른 문맥(context 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는 중요한 차이도 발견할 수 있다. 예술가의 작업은 어떤 식으로든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바스키아의 그라피티는 '그림'이 되어, 스튜디오 안에서 종이와 캔버스 위에 제작됐고, 해링은 러시아워에도 체포되는 일 없이, 종종의 초빙을 받아서 공공장소의 벽에 작업한다. 두 예술가는 대부분의 그라피티 작가들보다 이미지의 구성, 공간 배열, 색채 등의 전통적인 가치를 더욱 잘 통제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많은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자신들의 명성을 반복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작품의 소재와 이슈에 시각적 상징들이 반복해서 등장함으로써 일종의 서명을 표시하는 것 같았다. [119p]
- 그래피티에 배경을 둔 작가들의, 동기가 불확실한 작품의 가치에 대해서는 특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또한, 이것들이 갤러리에 도달하기 전에 대중들에게 '예술' 혹은 '전술적인 반들리즘'으로 받아들여졌는지도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뉴욕 갤러리에 소개된 이후부터는 '예술'이 된다는 것이다. 즉, 작품의 '가치'가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다른 것에 의해 결정됐다. 작품의 예술성은 예술적인 갤러리에서 승인했느냐, 안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120p]
7 상징적 창의성.
초제도화
- 폴 윌리스(Paul Willis)는 영국의 전체 가구 조사(General Household Survey)의 통계자료를 인용해 '상징적 창의성(symbolic creativity)'의 개념을 우리에게 소개했는데, 여기서 몇 가지 수치를 살펴보겠다; 인구의 4%가 박물관 또는 예술 갤러리에 가본 적이 있고, 90%는 1주일에 25시간 이상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젊은이(20세-24세)의 2%는 극장(가장 인기 있는 유일한 영국 예술 공연장)에 가고, 젊은이의 92%는 라디오를 들으며, 87%는 레코드나 테이프를 구입한다.
이러한 수치는, 고급 예술 장르가 현대의 젊은이들에게 아무런 연관이 없는 배타적인 제도라는 윌리스의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는 예술 관련 제도가 갤러리 기반의 예술이 특별하고, 높이 평가되고, 그리고 확실히 일상적이지 않다는 보편적인 인식을 종식시키지 못한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134p]
- 자체적으로 이러한 것들과 거리를 두는 것은 고급 예술이다. 예술을 삶의 맥락에서 완전히 어긋나게 하는 선험적인 교육적 지식을 주장하여 결과적으로 윌리스가 말한 초제도화(초제도화, hyperinstitutionalisation)를 초래한다. 이것은 공적인 특성이 실제 삶의 관심사와는 동떨어져 있을지라도 미학적 가치가 보증되는 상황을 만든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코드가 다른 사람들은 무지하거나 감각적이지 못한 것으로 취급한다(그들 자신들조차 그렇게 느낄 수 있다). [134p]
놀이
- 일터에서의 필수적인 상징적 노동의 기회 결핍은 우리의 개인적인 표현에서 '놀이(play)'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격식적인' 상황보다 '격식을 차리지 않는' 상황이 우리에게 자유와 상징적인 행동에서의 선택을 제공하고, 그래서 점차로 여기서 우리의 필수적인 상징적 작업이 발생한다. 윌리스에 따르면, 상업적 상태가 문화적 현 상황을 평가절하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관하여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놀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상업화된 여가활동이 엄청나게 성장했다. [135p]
정체성
8. 정크와 문화
- 메리 더글러스(Mary Douglas)는 쓰레기가 질서 구조(system of order)의 부산물이라고 지적했다. 쓰레기는 분류과정에서 부적절하다고 거부된 것들이다. 만약 우리가 지금껏 쓰레기라고 여겨왔던 것에 주목한다면 우리는 이내 그것을 배척한 구조를 이해하고 식별할 수 있게 된다. [146p]
쓰레기와 금기
무질서
- 질서(order)와 패턴(pattern)은 선택에 의해 제한된 요소들의 집합이므로 그 원형 역시 한정된 영역임을 전제로 한다. 그렇다면 원형과 대척 관계인 무질서는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 무질서는 그 자체에 원형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원형을 만들기 위한 잠재성은 무한하다. 더글라스는 무질서가 기존의 원형을 파괴한다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이는 거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 다음, 이러한 속성 때문에 무질서가 위험과 힘의 상징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149p]
고물 이론
- 조너선 컬러(Jonathan Culler)는 그의 수필 '고물이론(Rubbish Theory)'에서 고물이 더러운 것만이 아니며 또한 금기도 아니라는 것을 우리에게 깊이 생각하게 한다. 이것은 우리가 여분의 방이나 차고 또는 창고 맨 위층에 모두 저장해 버린 고물일 뿐인 것이다.
오래된 축구 프로그램, 만화, 엽서, 티켓, 동전 등 고물은 다양하다. 그 중 어버지의 낡은 펜이나 작동하지 않는 시계, 1940년대의 할아버지 주머니칼, 배급장부처럼 물려받은 물건도 있다. 모두 더 광범위한 고물의 단위에서 편집되어 어떤 것은 수용되고 어떤 것은 거부되었을 뿐이다. [149p]
- 고물의 대부분이 어느 정도 기념품과 같은 기능을 한다. 우리가 했던 경험이나 눈으로 본 어떤 것을 의미하며 언젠가는 인생에서 의미심장한 무언가가 될지도 모른다. 이 고물을 사용한 시각적 구조물들은 기억을 의미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150p]
일시적 사물과 영속적 사물
일시적 문화적 사물
- 한정된 수명을 가지고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제적 가치가 감소한다. 식료품이 일시적 사물의 명백한 사례이지만, 일시적 문화적 사물(Transient Cultural Object)이란 일시적 유행의 변화에 민감한 사물들도 가리킨다. 이것은 사물을 분류하는 데는 사물의 물리적인 특성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의 가치 기준을 근거로 가치를 부여하는 사회적 차원도 역시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150p]
영속적 문화적 사물
- 영속적 문화적 사물(Durable Cultural Objects)은 그 가치가 유지되거나 또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오히려 가치가 높아지는 사물들이다. 그것들은 시간의 제약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무한한 시간의 영역을 가진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골동품이 영속적인 사물의 좋은 사례가 된다. 이 범주에는 특별히 비싸지 않고 평범한 물건이었지만, 수집가 시장이 생기고 영속적인 것으로 여겨지게 된 품목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어떤 음반은 그것이 새것이었을 때보다 헌것일 때 더 가치가 높고, 또는 영국 여왕 즉위식(the Queen's Coronation)의 열쇠고리처럼 역사적인 사건으로부터 나온 기념품 같은 것도 그렇다. 브랜드 광고에서는 많은 사물들이 나름의 영속적 품질을 강조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 Benz), 재규어(Jaguar), 그리고 롤렉스(Rolex)는 모두 영속적이라는 가치를 제품과 신중하게 연결짓는 브랜드이다. [150p]
고물
- 톰슨의 '고물 이론(Rubbish Theory)'은 한 번 고물로 여겨진 적이 있는 어떤 사물이 어떻게 영속적인 범주로 이동할 수 있을까를 서술하고 있다. 새로운 모델보다 클래식 카(미국의 1925-42년 형의 자동차) 또는 앤틱 가구를 구입하는 것은 영속적인 사물의 기호학적 개념을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물을 취급하는 태도는 사람들의 가치 판단을 가늠하게 하는 척도인 것이다. 혹자는 아주 소소한 부분까지 조심스럽게 원상태로 복구해가며 클래식 카를 아끼고 유지-보수할지 모른다. 그러나 가치가 하락 중인 새로운 모델의 차라면 언젠가 교체할 생각으로 차의 상태가 나빠져도 그냥 둘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더 이상 투자의 가치가 없어진 것이다. 우리는 결국 고철 상인에게 자동차를 견인해 달라고 대금을 지불할 수 도 있다. 그래서 공터에서 수년간 누구의 손도 닿지 않은 채로 방치된다. 어쩌면 2,30년 후에 이것이 클래식한 것으로 여겨져서 수집가에게 팔리고 복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153p]
- 메리 더글러스는 보통은 망가진 것으로 인식되는 쓰레기가 창의적인 것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제기한다. 이러한 질문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그녀는 쓰레기가 창의적인 상징주의를 완성하기 위하여 반드시 거쳐야할 두 단계를 설명하였다. 첫째, 질서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쓰레기는 부적절한 것으로 차별화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쓰레기는 부적절한 것으로 차별화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쓰레기는 실제로는 쓸모가 있고 정체성을 가짐에도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시간이 흐르면서 정체성이 점차 사라져 결국은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품목의 일반적 고물 더미의 일부가 된다. [154p]
시각 예술에서의 고물의 사용
- '고물 이론(Rubbish Theory)'에서 조너선 컬러(Jonathan Culler)는 문화적 가공품을 두 가지 타입으로 나눈다. 첫째로, 실리적인 사물과 신문, 잡지, 텔레비전과 같은 정보로 실용적 세계인 한 부분인 인공물이 있다. 이러한 것들은 일시적인 문화적 사물로 여겨진다. [155p]
자원으로서의 고물
- 일시적인 사물이 고물이 되면 사람들은 관심을 거의 보이지 않지만, 고물이 영속적인 것으로 변화하면 언제나 강력한 반응을 불러 일으킨다. 고물을 영속적인 범주의 예술품으로 만들 경우엔, 이를 정당화하려는 담론이 뒤따른다. 그리고 담론은 종종 치열한 논쟁이 된다. [156~157p]
9. 열린 작업
- 퍼스처럼 에코는 창의적인 과정의 중요한 부분으로서의 독자의 역할을 특히 강조하였다. 독자로서 우리는 의도한 메시지의 최종 산물로서 예술 작품을 수용한다. 이 메시지는 저자의 의도이고 저자가 모아서 정리-구성한 것이지만 독자들 스스로 저자의 의도대로 재구성되며 때문에 독자의 배경이 메시지의 재구성 방식에 영향을 준다. [167p]
- 메시지의 전체적인 의미는 변하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 각자가 글을 읽을 때, 우리의 문화나 배경 그리고 경험에 근거한 개인적인 시각을 들여 올 수 있다. 에코는 '코드(code)'라고 하는 더욱 보편적인 용어보다는 기호의 사용을 통한 의미의 이동을 묘사하는 '백과사전'의 개념을 선호하였다. 에크에게 코드는 사전적 정의와 같이 하나에서 하나로의 이동을 함축하는데 반해, 백과사전은 연관된 여러 해석을 제시하는데, 그래서 독자는 가능성의 네트워크를 통하여 자기 자신의 통로를 결정해야 한다. 에코가 기호 읽기에 있어서 개방성(openness)을 인지하였지만, 그는 무한한 가짓수의 읽기 방식이 있다고 제안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작품이 암시하는 읽기가 이상적인 독자를 선택상황을 묘사하였다. 이상적인 독자는 작가가 의도한 바와 같이 작품을 정확하게 해석하는 완벽한 독자가 아니고, 독자로서 작품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에 깨어 있는 사람이다. 에코는 각각의 예술 작품을 퍼포먼스라고 보는데 왜냐하면 이것이 수용되거나 읽혀질 때마다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167p]
정보와 의미
- 시각 예술에서는 독자 입장에서 더 많이 참여하는 방향으로 변천이 되어 왔다. 형식적인 혁신의 정도가 커짐에 따라 모호성(ambiguity)의 정도가 더욱 커졌다. 에코가 '열린 작업(The Open Work)'을 출간했을 때에 예술 세계는 추상 표현 주의나 액션 페인팅과 같은 발전으로 좌우되었는데, 이러한 운동들은 우리의 표현과 의미에 관한 전통적인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며, 독자들에게 의미를 발견하기 위하여 더욱 노력할 것을 요구한다. [168p]
- 에코는 독자가 수용하는 정보의 양과 작품의 개방성의 관계를 측정하기 위해 정보이론(Information Theory)에 수리적인 개념을 도입해 과학적으로 측정하고자 했다. 그가 정보를 의미 또는 메시지와는 다른 것으로 보았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중요한 점이다. 그는 메시지에 담긴 정보의 양은 메시지가 받아들여지기 전에 독자가 메시지의 내용을 이미 알고 있다는 개연성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지적한다. 만약 뉴스 속보에서 내일 해가 뜰 것이라고 보도한다면, 이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므로 내가 받는 정보는 거의 없다. 하지만 만약 뉴스 속보에서 내일 해가 뜨지 않을 것이라고 보다한다면, 이는 매우 있을 법하지 않는 사건이므로 그때는 많은 정보를 획득하게 된다. 에코는 여기에 참고할 수 있도록 재생산된 수학적 공식을 제시하는데, 메시지에 포함된 정보량은 필연적으로 메시지의 개연성 또는 예견 가능성에 반비례한다는 내용이다. 에코는 이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는데, 왜냐하면 자주 기존의 기호학적 관습과 선행되어온 규칙을 무시해버리기 때문에, 현대예술은 대단히 예측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168p]
개방성과 시각예술
- 시각 예술에서 반복된 사용이나 이미지 주변의 흔적선 추가처럼 움직임을 의미하는 몇 가지 방식은 동작의 기표로 오랫동안 확립되어 왔다. 이것들은 고정된 구조에 작용하는 기호들로, 의사 전달에 이미지가 사용된 이래 늘 주변에 있어 왔다. 이러한 경우에 기호 자체의 본성은 영향을 받지 않았고, 단지 기호의 위치가 서로 영향을 준다. 예를 들면, 만약 같은 작품이지만 그 중 부분의 형상이 다른 이미지가 여러 번 반복된다면, 우리는 시간상의 순서를 묘사하기 시작하고, 변화하는 이야기 안에서 형상을 파악한다. 이것을 인상주의 화가의 애매모호한 형태와 비교해 보면, 희미해진 이미지는 카메라나 혹은 추상 표현주의의 동작 표시(gestural mark)와 더불어 가능해졌다. [170p]
개방성과 정보
- 시각 커뮤니케이션의 몇몇 유형은 명확하게 구조(structure)와 질서(order)가 필요하다. 기호는 그것의 실용적인 적용 떄문에 신속하게 읽히고 이해될 필요가 있다. 의미 전달(communication)의 속도가 중요한 상황에서는, 픽토그램이 기술적인 세계와 언어 사이의 간격을 메운다. 실용적인 적용이 덜 중요한 다른 경우에서는 의미와는 상대적으로 단지 정보 제공을 추구하는 기호들이 있다. 이러한 기호들을 보는 다른 방법은 하나의 의미 전달이 아니라 다수의 가능한 의미 전달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172~173p]
- 이미지는 지금 확실히 열려 있고 최대한의 정보량을 담고 있으나, 완전히 무의미하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여기에서 정보를 읽으려고 하지 않는다. 여기에 존재하는 것은 백색 소음의 시각적 등가물이다.
가능성의 과다는 정보를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전부 거부한다. 이것은 의미 전달이 되지 않는다. [174p]
- 시각적 신호(signal)는 표시된 부분이 다른 균열에 비해 우선적으로 선택되었다는 것을 보여 주며, 그것들에게 주목하게 한다. 단지 고립시킴으로써 그것은 가공품이 된다. [174p]
행태와 개방성
- 부호(mark)는 단지 행동(action)을 대신(stand for)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바로 행동이다. 제스처와 기호는 함께 융합된다. 도로 표지나 또는 알파벳 철자 같은 학습한 상징적 기호는 정의된 기호의 세트에 속하지만, 추상 부호는 해석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기호들을 사전에 모아 놓은 집합은 없다. 그것들은 디지털 코드라기보다는 음악이나 무용의 동작과 같은 아날로그적 코드로 여겨진다. 에코는 독자에게 기호를 자유롭게 연상하게 허용할 때 그들이 이것을 하는 경험을 즐기고, 게다가 동시에 기호의 미학을 즐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독자는 즐거움과 놀람의 게임에서, 작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작가의 의도를 해석하려고 노력하면서 그들이 가능한 한 많은 연상(association)을 시도한다. 시각 예술에서의 열린 작업은, 에코에 의하면, 즐거움이 더해진 커뮤니케이션을 보증한다. 두 사물이 더욱 전통적인 기호이 읽기에서 발견되지 않은 방식으로 함께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도로 표지를 읽을 때, 그것의 의미는 학습되었고, 우리는 메시지를 읽지만, 좀처럼 그 기호의 미학에 감탄하지는 않는다. [17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