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박민규
지구영웅전설
1판 1쇄 : 2003년 6월 20일
지은이 : 박민규
펴낸이 : 강병선
펴낸곳 : (주)문학동네
주소 : 413-756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파주출판도시 513-8
- 그렇습니다. 어쩌면 안부라는 것은, 약하고 평범한 인간들끼리 주고받는 일종의 위로가 아닐까, 란 생각이, 당신께 보내는 편지를 시작하면서도 강하게 드는 새벽입니다.[55~56p]
- 이미 현대의 전쟁은 원더우먼처럼 아름다운 여성이 참여할 그런 성격의 것이 아니었어. 총알을 막는다거나, 상대의 진심을 실토케 한다거나, 뭐 그런 정도의 수수한 싸움이 아니었던 거지. 그런 힘을 가진 것은 슈퍼맨이야. 또 슈퍼맨은 누구보다 훌륭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왔고. 하지만 그녀에겐 슈퍼맨과는 다른 성질의 힘이 내재되어 있었어. 원더우먼만의 힘, 영웅들은 그것을 ‘부드러운 힘(Soft Power)’이라고 불렀지.“
-중략-
슈퍼맨이 나쁜 무리를 무찔러 자유세계의 영역을 넓히면, 배트맨이 나서서 ‘마운틴’의 체계를 세운다는 얘기는 귀가 닳도록 들었겠지? 그 다음이 바로 그녀의 차례인 거야. 그녀의 임무는 ‘정의’의 정착이니까.“
-중략-
“즉 그녀는, 평상시의 자유세계를 유지하는 평화의 여신이란 말씀이지. 무엇보다 그녀의 임무는 전쟁에너지를 낮추고, 섹스에너지를 높이는 것이니까.”[110~112p]
- 당장, 이 나에게? 지금 이 나에게 한 말인가? 이 바나나맨에게? 라고 고함을 치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 순간 임신 이 개월의 아내 얼굴이 떠오른 것도 사실이지만, 무릇 나는 초인(超人). 그러니까 초인내다. 주먹을 움켜쥔다. 바로 이 손으로 지구를 지켰던 적도 있었다.
너무 많이 살아서 그렇다. 좁은 땅에. [15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