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ong Dec 22. 2017

2017년 12월 7일

성수동

양말. 항상 모자라고, 언제나 뒤집기 귀찮은 존재- 자동 양말 뒤집기 머신 같은 것이 발명된다면 구매를 심각하게 고려해 볼 생각이 있다. 대부분 구매할 때는 온갖 신경을 써서 힘들게 선택하지만, 막상 꺼내 신을 때는 그냥 맨 위에 있는 무난한 녀석을 고르게 된다. 



니콘 FM2. 대학 학부 수업 시절 노교수님으로부터 중고로 구매한 이후 약 10년 넘게 쓰고 있다. 이제는 현상해 주는 곳도 많이 사라지고, 때아닌 복고 열풍이 불면서 필름값은 오르는 등(종류는 더 줄었다-) 척박한 환경 속에 꿋꿋이 사용하고 있다. 이미지 한 장 한 장을 찍는 것이 사실 얼마나 고심해야 하고, 그 속에서 또 얼마나 과감해야 하는지를 잘 가르쳐준 친구. 나이가 들어서도 이 물건만큼은 버리거나 팔지 못할 것 같다. 



S여대 제자가 주고 간 라이터. 담배를 필 것 같지 않은 인상이었지만, 장난으로 빌려달라고 한 말에 정말 선뜻 가지라고 두고 갈 줄은 몰랐다. 이케아에서 산 초를 키는 용도로 쓰고 있다. 색상은 그러나- 내 취향이 아니다. 



라이트 박스. 동일 등장인물의 살짝씩 다른 포즈나 표정을 그려야 할 것을 대비해서 구매- 했으나,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다. 어딘지 백라이트를 장시간 보고 있으면 눈이 아프기도 하고, 그렇게 본격적으로 그려주기에는 착수금이 아쉽다. 그럼에도 언젠가 나 스스로의 무엇을 만들 때를 생각하며 관조 중.



스테인리스 사각 평 접시. 서울 D&D 지점에서 중고로 구매한 제품이다. 은근한 무게감과 사용감이 마음에 들어 채색 접시 대용으로 샀으나, 현재는 트레이 본연의 기능에 만족 중. 빨리 건재료를 다 써버려야 빛을 발할 것 같다. 



스카치 테이프. 평소엔 절대로 생각나지 않지만 꼭 하나쯤 집에 있기 마련인 물건. 현대를 사는 사람에게 스테디셀러 제품으로서 모나미나 딱풀, 포스트잇에 견줄 정도가 아닐까. 그럼에도 항상 가정용으로 구매해서 끝까지 써본 적이 잘 없다. 



노란 실내화. e마트에서 구매하였으나, 금세 헤져버려서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버릴 것 같다. 발바닥 쪽에 면들이 일어나는 현상은 이해하겠는데, 왜 발등 부분까지 너저분해지는지 알 수가 없다. 어쨌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실내화란 매번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구매해야 하는 물건 중의 하나인 듯-

매거진의 이전글 2017년 12월 6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