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정식이라는 그 이름
제주도의 해변은 제주시나 서귀포시를 벗어나면 대체로 한갓지다. 어딜 가도 인적이 (아직까지는) 드문 편이고, 까닭에 이곳에서 걷는 자의 여행이란 따뜻한 느낌이랑은 거리가 의외로 멀다. 대체로 뜨겁거나, 어둡거나- 역시나 약간은 한갓진 해안가를 좀 더 걷다 보면 평범해 보이는 건물에 가게가 위치해있다. 가게 안은 사람 냄새로 가득 차, 포근하다.
1인 여행객에게 식사는 대체로 단조롭기 마련이다. 2인 이상의 주문이 어렵기도 하고, 어딜 가든 종류별로 시켜서 나눠먹을 수 없으니 단출한 식사가 주를 이룬다. 찬이 많다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소중하다. 실질적으로 균형 잡힌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가벼운 호주머니에게도 위로가 된다.
사실 혼자 오기에 미안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은 양의 찬들이 나온다. 물론 그 어느 것도 맛이 기가 막힌 다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투박한 정성이 느껴진다. 자로 잰듯한 정량에 지친 외로운 여행객에게 그날 그날의 적당한 밑반찬들을 내어준다. 사실 잘 구워진 고등어만으로도 좋다.
보기보다 거친 날씨와 불친절한 제주도민을 볼 때마다 떠올리며 위로한다. 지친 여행객에게 건네는 위로의 밥상-
ps. 엄마는 없다. 아저씨가 있다. 아마 아저씨의 어머니가 주방에 계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