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핵추남 Mar 02. 2023

그만 둘 수 있는 용기

나도 사람이다


뉴질랜드의 총리가 사퇴했단다.


스캔들도 비위도 무능력 때문도 아니다.

에너지가 고갈되어 서란다.


‘최연소’,’여성’이라는 정치인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는

타이틀을 달고 그간 그 수식어들이 빛바래지 않도록

훌륭하게 일을 한 그녀는 최고의 자리에서 다른 이유가 아닌 인간으로서 쉼이 필요한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출처 : 시사인

직장인으로서 삶을 시작하면서 늘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나는 10년 차가 되면 안식년을 가질 거야. 사람은 기계가 아니야. 하물며 기계도 멈추지 않고 계속 쓰면 고장 나.’


그 기간보다 4년이 더 흘렀다.

코로나로 블립된 3년을 봐준다 해도 1년이 초과됐다.


당시에는 신선했던 내 주장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이

요새는 왕왕 보인다.



정작 지금의 나는 이것저것 핑계를 대면서 나 자신에게

쉴 시간을 주지 않았다.


멈춰야 비로소 보인다고, long run을 하고 싶다면

멈출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나를 다시 바라보고

더 나아갈 방향도 다시 보고 내 주위도 돌아볼 수 있다.

그렇게 쉬었다 가도 괜찮다.


큰일 인양 주위에서 더 걱정하고 본인도 불안하겠지만

실로 그리 큰일은 나지 않는다.


굳이 ‘경쟁’의 단어를 빌리자면 쉬면서 원기를 회복했기에

남들보다 더 속력을 내어 앞지를 수도 있다.


만약 삶에 남들과 동일한 결승점이 있다면 거북이처럼

꾸준히 쉬지 않고 천천히라도 가는 게 맞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결승점이 없는 현실이라면 멈추고 쉬었던 토끼가 금방 거북이를 따라잡았으리라.


그리고 사실 그 ‘결승점’ 이란 것도 개인마다 다르다.


누가 먼저 1억 벌기, 먼저 아이 낳기, 먼저 직장 갖기

인생이 그런 게임은 아니잖은가.


사실 ‘죽음’ 외에는 딱히 삶에 결승점이랄 것도 없다.


녹색의 궤적으로 살고 싶다



게다가 누구나 그 종점을 가능한 늦추고 싶은 욕망이라면,

잠시 멈추고 열도 식히고 에너지도 충천하는 시간은

선택이라기 보다 필수일 거다.



누구보다 리더십이 뛰어나단 평가를 받던 유능한

저신다 아던 총리는 이렇게 말했다.


‘나도 인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리더는 외롭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