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서로 안 맞은 것 뿐
지난 연말부터 실패의 연속이다.
재미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갖고 싶던 자격증,
해외로 relocation 기회부터 이직까지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결과는 실패다.
반복될 때마다 괜찮다 괜찮다, 너가 먼저 pursue 한 것도 아니었잖아 하며위로하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헛헛해지는 게 인지상정이라.
회사 내부에서 보직 변경이든 다른 회사로 이동이든 회사 생활을 한다는 것은 결국 연애와 크게 다름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전에 이직 인터뷰가 생각났다. (나는 이직을 한 번 밖에 하지 않았지만 이후 회사가 분사, 사업부의 매각이 진행되면서 한국 회사 1, 미국 회사 2, 독일 회사 1의 경험을 하게 되는데 기대치 않게 좋은 경험이었다 생각한다. 다른 친구들은 여전히 날 만날 때마다 어디 다니지?라고 묻지만).
회사(나를 뽑은 보스)와 내가 받은 인상적인 부분은 서로 다르지만 내가 기억 남는 것은 인터뷰 후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을 물을 때,
' 나는 회사와 지원자 간 인터뷰는 소개팅 같다고 생각한다. 서로 고민하고 만나볼지 결정한 후 만남 이후 애프터를 이어갈지 말지 생각하는 과정이 비슷한 것 같다.
오늘 만나보고 나니 나는 애프터 신청을 하고 싶은데, 회사도 어떨지 궁금하니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가보겠다.'라고.
실로 그렇다.
양자가 만나 지내나 보면 한 쪽이 혹은 양쪽이 모두 지겨워진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그저 자연스러운 것.
그렇게 헤어지고 나면 다른 짝을 찾고 다시 관계를 이어간다.누가 더 낫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잘 맞고 안 맞고의 차이다.
서로가 배려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있다면 연애 기간이 길어지고그렇지 못하면 짧아진다. 그 과정에서 기쁨도 얻고 상처도 얻는다.
만나보기 전에는 좋아 보이던 상대도 막상 만나보니 실망하기도 하고 딱히 만날 생각이 없던 사람과 어찌저찌 인연이 되어 만나다 보니 10년, 20년이 흐르기도 한다.
취업 준비생 시절, 수많은 서류에서 낙방하고 면접에서 실패하고 돌아와 어깨가 쳐진 내 모습을 보고 동네 누나가 위로해 준 한 마디.
' 네가 모자란 것이 아니라 서로 맞지 않았을 뿐이야. 그게 다야. 너무 심각하세 생각지 말고 기운 내. 더 좋은 짝이 나타날 텐데 그 짝을 찾기 위한 노력에 소홀하지만 않으면 되어.'
시간이 지나 부서장의 역할을 하고 같이 사회생활을 한 친구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중요한 일들을 해내가며 사회의 중추가 되어가고 있다.
그런 나이가 되었어도 면접을 보고 탈락을 하면, 그 충격은 취준생과 다르지 않다.
그렇 하니 그에 대한 격려도 다르지 않다.
'네가 모자란 것이 아니야. 그저 서로가 짝이 아니었을 뿐이다.'
회사와 연애의 관계에 대한 글이라면 나보다 훨씬 좋은 글을 쓰시는 Megan 님의 링크드인을 추천한다.
(아래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