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이나 지났으면 안 꿀 때도 된 거 아닙니까!!
살면서 악몽을 몇 번이나 꿨나요?
요새도 많이 악몽을 꾸시나요?
보통 악몽은 어른보다는 아이들이 꾼다고 하는데
성인들 중에서도 둘 중 하나는 가끔 악몽을 꾸고
2~8%는 잦은 악몽에 시달린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악몽의 원인은 다양해서
야식을 먹고 신진대사가 달라져 꾸기도 한다 하고,
특정한 약물 혹은 우울, 불안 등이 이유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전 국민이 꾸는 몇 가지 공통적인 악몽들이 있지요?
고3으로 돌아가는 꿈과
남자들에게는 군대에 다시 입대하는 꿈이라고 합니다.
왜일까요?
왜하필 수많은 인생의 경험 중 저 두 가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공감을 할까요?
악몽의 여러 원인이 있다고 위에 말씀드렸는데
다른 이유 중 하나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가 있다고 합니다.
저는 전문가가 아니니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조심스럽게 이야기해 보면 대한민국 사람들에게는
'고3'이라는 시기와 '군대'라는 시기가 공동체적 PTSD를 느끼게 하는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시험 하나에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압박감,
남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야 한다는 조급함,
부모와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 하는 불안감에
만성적인 피로와 무거운 가방을 늘 지고 사는 '고3'.
그리고 남자라면 대부분 가게 되는 '군대'는 20대의 생기 총명한 시기에 절음이 단절될 수도 있다는 불안함,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으나 좋은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 곳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심신이 지칠 때면 인생에 트라우마였던 위의 시기의 악몽을 꾸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가면서 삶이 더욱 고달프고,
아무 일도 없는데도 지치고 힘들고,
그저 살아간다는 그 행위가 생존과 동의어가 되어
‘인생이 정글이구나'라는 생각이 점점 진해지면 자연스레
'고3'과 '군대'꿈이 사라지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러니까 슬픔을 더 큰 슬픔으로 덮는 거라고나 할까요?
이렇게 생각해 보면 대한민국 국민으로 산다는 것은 참으로 고달프다는 생각이 드네요.
공동체적 감정은 가끔 무서울 정도의 응집력과 단결력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 감정이 즐겁고 유쾌한 것이 아니라 두 번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힘든 것이라는 게 너무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저도 악몽을 꾸었습니다.
저는 군대를 입대하는 꿈보다는 제대를 못하고 말년병장으로 남는 꿈을 꾸곤 했는데, 이번에는 대학교에서 마지막 학기에 학점이 모자라 졸업을 못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아마 저에게는 이런 통과의례를 시작하는 것보다 마무리가 잘 되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공포가 유달리 컸나 봅니다.
만약에, 제가 생각하는 대로 모든 국민이 비슷한 꿈을 꾸는 이유가 공동체가 함께 느낀 PTSD라면요,
부디 제발 부디 제 조카들이 커서는 그런 꿈을 꾸지 않은 시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차피 사는 것도 고달픈데 굳이 늦은 나이까지 악몽을 꿀 정도로 힘든 시기가 있어야만 할까요?
조금 다른 세상은 어려운가요?
답은 모르겠지만, 같이 머리 모아 생각해 보면 미래세대는 우리와 다른 즐거운 꿈을 꾸게 해 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