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남기고, 그림자는 넘긴다
밥은 식어도
사진은 뜨겁게 찍는다
걷다 멈추고
먹다 멈추고
사는 걸 멈추고
기록을 먼저 남긴다.
보정은 예의처럼 되어
색을 고르고,
광도를 조절하고,
현실에 살짝 필터를 덧입힌다
행복한 척은 쉽고
괜찮은 척은 더 쉽다
그래서 다들,
‘괜찮아 보인다’고 말한다.
여기선
실패도 콘텐츠고
외로움도 해시태그다
좋아요를 받는 만큼
나는 괜찮아지는 걸까?
혹은,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보이는 법을
배워가는 걸까.
스크롤 속 세상은
빛만 남기고
그림자는 넘긴다
하지만
우린 모두 알고 있다
가장 잘 나온 건
진짜 나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