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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전원러 Jul 13. 2021

'덜컥' 결정한 주택살이, 어디에 살 것인가(프롤로그)

서울에서 태어나 아파트 생활이 익숙했던 제가 지난 수십 년간의 서울 아파트 생활을 뒤로하고 주택살이를 결정했습니다. 


주택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사실 아이들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올해 8살 여자 아이와 5살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데요. 우리 아이들이 항상 키즈카페 같은 놀이시설에 가야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집에서 매번 '뛰지 말라'라고 얘기하는 것도 너무 싫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다들 그런 로망이 있지 않습니까. 마당 잔디밭에서 아이들과 뛰어놀고, 마당 한편에 텃밭을 만들어서 아이들과 채소를 키우면서 수확의 재미를 느끼게 해 주고, 여름이면 작은 수영장을 만들어서 노는... 말 그대로 로망이죠.


거기에 더해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기만 하는 서울의 아파트 가격도 부담스러웠습니다. 집 한 채라도 장만하려면 엄청난 대출을 받아야 했고, 매달 대출금을 갚을 생각을 하니 막막했죠.


'덜컥' 결정한 주택살이, 벌써 1년... 이제 기록을 남깁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질렀습니다. 주택 사는 게 아파트 사는 거랑 크게 다르기야 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도 있었고요. 그렇게 지난해 1월, 과감하게 경기도 어딘가에 위치한 주택을 덜컥 계약했습니다. 그리고 6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7월 드디어 꿈에 그리던 주택에 입주를 했습니다. 

약 1년 전, 입주를 앞두고 조경공사 및 인테리어 공사 도중에 찍은 집의 모습입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네요.

사실 여러모로 쉽지 않았습니다. 입주를 준비하는 6개월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아파트와 뭐가 다르겠어'라는 생각이 무식한 생각이었다는 것은 이미 입주 전부터 깨달았습니다. 아파트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편한 것이었는지... ㅠㅠ


그런데 그때는 몰랐습니다. 입주 준비는 정말 별 것 아니었다는 것을요. 입주 이후에 더 '스펙터클'한 여러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이 일들은 차차 말씀드리기로 하고요.


'이제 주택살이를 시작한 지 1년 정도 됐습니다. 여름에 이사해서 가을과 겨울을 지내고, 또 봄을 지낸 뒤 지금은 초여름입니다. 이제 1년 정도 살았으니 주택살이의 기록을 남겨보려 합니다. 주택에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제 글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주택에 사는 분들은 댓글이나 메일로 많은 조언을 해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어디에 살 것인가... 마당과 텃밭, 그리고 기왕이면 '마을'


오늘은 프롤로그니까, 제가 주택을 결정할 때 세웠던 원칙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주택에 산다고 결심했다면, 이젠 어디에 위치한 어떤 주택에 살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사실 저는 어떤 주택에 살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이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단층 주택, 이층 주택, 땅콩주택... 여러 주택 종류가 있지요. 그냥 저는 주택이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마당과 텃밭이 있는 주택이요. 대신, 제가 주택살이가 처음이기 때문에 기왕이면 여러 주택들이 모여 있는 마을에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같은 마을에 살면 서로 도움도 주고받을 수 있고 하니까요.

지난해 입주하자마자 야심 차게 준비한 텃밭의 모습입니다. 첫 농사의 결과는??

마당이 클 필요는 없었지만, 아이들이 배드민턴을 치거나 미니 축구 정도는 할 수 있을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텃밭은 필수였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부모님과 주말농장에서 채소들을 키운 기억이 있는데, 정말 좋은 기억이었기 때문에 제 아이들에게도 그런 기억을 남겨주고 싶었거든요.


출퇴근 시간은 1시간 넘지 않게, 도보통학 가능한 곳


그리고 두 번째로 고민한 것은 위치입니다. 당연히 위치가 가장 중요했죠. 일단 저는 출퇴근 시간이 '도어 투 도어'로 1시간이 넘지 않는 곳에 주택이 위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직업 특성상 저녁 약속도 많고 외근도 많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할 수 있는 지역을 찾았습니다.


사실 그런 지역은 많지 않더군요. 물론 서울에도 그런 집들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집들은 아파트 가격보다 더 비쌌습니다. 자연스럽게 경기도로 눈을 돌리게 됐죠. '마을버스+지하철 신분당선' 조합으로 직장까지 1시간 정도 걸리는 위치의 주택단지는 꽤 많이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고민한 것은 '통학거리'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올해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집을 구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을 때, 혼자서 걸어서 통학할 수 있을 정도의 위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소위 '학군'도 어느 정도 갖춰져서 주변에 '학원가' 등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밤 12시, 걸어서 편의점을 갈 수 있습니까?


마지막으로 고민한 것은 생활편의 시설입니다. 이 부분은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데, 저는 '자정 무렵, 술을 마시다가 술이 떨어졌을 때, 걸어서 편의점을 갈 수 있을 정도'의 위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술'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요, 운전을 못하는 상황에서도 꼭 필요한 물건이 생기면 걸어서 사 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1층 식탁에서 밖을 내다보면 이런 풍경이 보입니다. 이 풍경 하나 만으로도 이사오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여러 원칙들을 세운 다음, 'IT 기자답게(?)' 인터넷 서핑을 통해 주택들을 둘러봤습니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기도 하고, 관심 있는 주택이 있으면 포털 사이트 지도를 열어놓고 학교까지의 거리, 대중교통 정보, 편의점까지의 거리 등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저는 '네이버 지도'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직장을 목적지로 하고, 주택의 주소를 출발지로 해서 대중교통으로 검색하면 걸리는 시간이 나옵니다. 학교까지의 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엔 환승 거리, 도보 이동 거리까지 다 감안해서 시간을 알려줍니다. 이보다 더 편할 수 없습니다. IT가 좋긴 좋더군요. 거의 대부분의 정보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마음에 든다 싶으면 주말을 이용해 소위 '임장'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지도에서 확인한 것과, 실제로 가서 보는 것과의 차이가 있긴 하더군요. 그렇게 최종적으로 3개 주택 단지를 선정했습니다. 세 단지 모두 제가 원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관문은 '매물'


그런데 문제는, 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매물'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전원주택 근처에는 부동산도 별로 없습니다. 아파트는 근처에 가면 부동산이 있는데, 전원주택 근처에는 그 흔한 부동산도 별로 없습니다. 매물이 있는지 확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주택을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들이 블로그 등에 올려 둔 매물을 확인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렇게 확인한 결과, 세 단지 중에 한 단지에 매물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그 매물을 올려둔 부동산에 연락해서 관심이 있다고 얘기했고, 집을 보러 가게 됐습니다. 


프롤로그가 많이 길었네요. 이제 관심 있는 집을 선택했으니, 다음 편에는 집 계약 시 알아야 할 점 등을 다뤄볼까 합니다. 뻔한 얘기일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주택은 아파트와 분명 다릅니다.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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