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 IOS26 Liquid Glass를 보고
liquid glass 업데이트를 두고 많은 이야기들이 오간다. 윈도우 비스타 시절의 디자인이 다시 떠오르는가, 스큐어 모피즘으로 돌아가는가 하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몀 디자인 트렌드를 뒤집자고 대규모 UI 업데이트를 하진 않았을 것이다. 모르겠다 애플이 패션회사였다면 아마 디자인적 우위를 점하려고 했을 텐데, UI 디자인은… 별 의미가 없지 않나? UI 때문에 돈을 더 쓰진 않을 텐데… 그렇다면 애플이 굳이 왜 디자인을 바꿨을지 뇌피셜로 유추해 보려는 글이다.
나는 이번 Liquid Glass 업데이트가 AR을 염두한 업데이트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학교를 다닐 시절 AR 안경을 위한 UI를 디자인해 볼 수 있었는데, 그때 제일 어려웠던 건 배경이 계속 바뀌는 와중에도 주목성과 가독성을 갖춘 무언갈 띄워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카메라로 찍은 것 위에 냅다 띄우는 XR이면 문제없다. 그리고 그게 휴대폰 화면에만 한정된다면 더더욱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AR안경은, 말 그대로 안경이라서 내 눈앞에 모든 것들이 보이는 상태에서 정보를 띄워줘야 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현재, 오른쪽 공간에 걸리적거리는 무언가가 떠 있다고 한번 상상해 보라. 운전 중이라면? 걷는 중이라면? 뛰는 중이라면? 배경이 흰색이라면? 배경이 검은색이라면, 배경이 하늘이라면? 풍경의 조도, 채도가 계속 바뀌는데 일관적으로 볼 수 있는 가독성과 주목성을 챙긴 화면을 띄워주는 게 참 어렵다.
.. 근데 이걸 메타는 구현하고 있다. 다만 실내에서 적합하지, 외부에서 진짜 안경처럼 쓸 정도의 사용성은 아직 아닐 것이다. 실제로 이런 데모 영상들을 보면 보통 실내에서만 한다.
아무튼 다시 AR안경을 위한 UI에 대해 고민해 볼 때로 돌아가보자. 배경이 계속해서 바뀐다고 가정한 상황에서 적용하기에 가장 적절한 UI 방식이 약간 불투명하거나 흐릿하게 배경을 깔고 그 위에 정보를 얹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되면 주변이 보인다는 느낌을 주는 것과 동시에 기능을 얹기도 수월했고, 행동을 유도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갑자기 대대적으로 UI에 배경이 보이도록 갑자기 Liquid glass를 제시한 맥락은 이런 AR 환경에 더 친화적이고 익숙하게 만들려는 속셈이 아니었을까? 애플 비전프로의 UI를 다시 살펴보면, IOS26 업데이트가 어느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지가 좀 더 잘 보인다.
이번 디자인 업데이트를 보고 아마 또 많은 앱들이 ‘배경이 불투명한 상태에서‘의 UI를 고민할 테고…(AR이고 나발이고 아마 애플이 하니까 일단 따라갈 것이다) 그런 것들이 고려된 앱들이 많아지면 나중에 AR환경에서 아무 앱이나 켜도 적당히 반영될 테니… 앱스토어 생태계를 바꾸기도 수월하겠다.
AR을 기반으로 하는 하드웨어가 얼마나 언제 어떻게 고도화될진 모르겠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순수 상호작용 방식만 생각했을 때 PC와 모니터의 다음 단계로 새롭게 등장할 물리적인 하드웨어는 AR 안경일 것 같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AR이 사무용이든 일상생활용이든 주도권을 갖기 시작한다면, 하드웨어 시장 점유율에 새로운 파이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애플은 그 파이에 본인들이 껴있길 바라나 보다.
물론 최종적으로 자리에 앉아서 쓸 수 있는 데스크톱 PC 모니터나 스마트폰은 사라지지 않을 테다. 아마 AR 안경이 그걸 보조하는 디스플레이 정도로 사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기세로 인해 아마 스마트폰에 준하는 어떤 AR안경이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된다면 어느 정도 일상에서도 사용되지 않을까 싶다. 오래 착용하면 어지럽고 메스껍고, 특히 머리를 짓누르는 당장 지금은 어렵겠으나, 언젠간 그럴지도 모르겠다. 다만 제품이 안경의 형태이기에 번거롭고 귀찮으며 외모를 해치기 때문에(나는 사실 이 지점이 가장 치명적 결함이라고 본다) 막.. 스마트폰 쓰듯 많이 쓸 것 같진 않다. 아이폰 초기에 나왔을 때 유저 비율처럼 100% 점령하는 건 아니고 정말 정말 많아봐야 인터넷 사용자의 5~10% 간신히 점유하는 모호한 단계를 거칠 것 같지만… 그럴싸하게 나온다면 일단 그 정도 파이는 먹지 않을까?
어디까지나 이 글은 나의 철저히 개인적인 소견이다. 다르게 얘기하면 감상에 가깝다. 재밌게 읽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