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끄적끄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누구의 엄마 Mar 22. 2023

아이와 책

아이랑 책을 읽으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이책들은 나를 자연스럽게 잘 놀아주는 엄마로 만들어 주었다. 책을 함께 읽는 시간도 책을 매개로 노는 시간도 아이에게는 엄마랑 함께 노는 시간이었으니까.나는 아이와 함께 노는 시간 중 많은 시간을 책과 함께 했으니, 책 덕분에 우리는 심심할 틈이 없었다.


아이의 성장에 따라 나도 아이 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책을 읽어주는 빈도도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책을 잘 읽어주는 엄마가 되었다. 아이 책에 조금 일찍부터 관심을 가지면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육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가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하는 것처럼 엄마도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하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엄마가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되기를 원한다면 엄마가 먼저 아이 책에 관심을 가지고 서툴지만 소리내어 읽는 연습을 해야 한다. 자꾸 하면 는다. 책을 많이 읽어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이 취향을 고려해서 읽어주는 소소한 스킬이 생긴다. 그림책에 적힌 글만 읽는 것이 아니라 그림책에 있는 다양한 그림을 활용해서 아이랑 대화하듯 읽는 동화 구연 선생님 같은 스킬 말이다.


아이랑 도서관에 가는 것도 매우 좋다. 돌 전에 아이랑 일 주일에 한 번 정도 도서관에 놀러갔는데 우연히 동화 구연 선생님 수업을 듣게 되었다. 나에게는 참 좋은 기회였다. 덕분에 아이 책에 대한 폭넓은 시각도 가지게 되었고, 아이와 책을 재미있게 보는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되었다. 아쉽게도 아이와 나는 코로나 때문에 약 2년 동안 도서관에 가지 못했지만, 돌 전에 도서관에서의 좋은 경험으로 코로나 시기에 집에서 책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아이가 말문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아이가 책을 중심으로 아이 주도 놀이를 시작했다. 엄마인 나는 아이가 원하는 놀이에 장단을 맞춰주면 되었다. 책을 매개로 아이랑 함께 놀면서 책을 보는 경험을 많이 할수록 아이도 엄마도 함께 성장하게 된다. 아이는 언어 능력 향상,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 체득, 엄마와의 애착 형성을 얻을 수 있고, 엄마는 아이와 놀아주는 능력 향상, 아이와의 애착 형성,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느끼는 행복감 등을 얻을 수 있다.


책을 읽다가 아이가 관심있어 하는 페이지가 나오면 한참동안 그림을 들여다 보면서 그림 속으로 빠져들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책에 나오는 주인공이 되어서 책에 나온 상황을 재연하면서 다양한 역할 놀이를 하기도 하고.


이렇게 책을 보면 짧은 그림책 한 권을 삼십분, 한시간 동안 보게 되기도 한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면 아이가 미디어에 노출되기 전에 엄마, 아빠와 함께 책을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아이가 어릴수록 미디어에 노출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책이 주는 즐거움을 엄마와 함께 공유하기가 쉽다. 이 때 엄마, 아빠가 아이 책에 먼저 빠져들면 아이가 책을 좋아하고 빠져드는 것에 가속을 붙이기 쉽다. 엄마, 아빠가 아이 그림책에 매력을 느끼고 의미를 찾은 상태에서 읽어주면 아무래도 전달력이 달라진다. 아이도 그 시간을 더 즐겁게 여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이가 어릴 때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을 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어색할 수도 있지만 그 때 시작하면 좋다. 자꾸 읽다보면 엄마, 아빠도 아이도 자연스럽게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세상에는 참 좋은 책이 많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육아 중에 듣기 싫었던 말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