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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구의 엄마 Apr 10. 2023

저출산에 대한 생각

나의 출산과 육아에 대한 생각의 흐름

아이 만 3세 전후로 연세가 많은 분들께 둘째에 대한 권고를 받기도 하고, 둘째 생각은 없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애를 또 낳아도 잘 키울 것 같다는 칭찬과 함께. 하지만 난 바로 대답했다. 코로나 때문에 아이를 너무 힘들게 키워서 정말 생각이 없다고 말이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진짜 이 시기에 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진짜 너무 힘들었다. (왜 힘든지는 지금 아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언젠가 나름의 이유에 대해서도 적어보려고 한다.)


막연히 최근에 저출산이 급격히 심각해진 것은 코로나 탓이 크다고 생각했다. 코로나로 소통을 많이 하지 않고 지낼 수밖에 없다 보니, 연애, 결혼 모두 감소해서 아이가 생길 가능성 자체가 줄었을 것이고, 집에서만 지내야 했던 시간이 많았던 코로나로 육아 난이도는 급 상승했으니 말이다.


나는 코로나가 가장 심했던 시기가 아이의 돌 ~ 세돌 시기와 겹쳐서 기관이나 주변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키웠기 때문에 해당 기간의 절반 이상을 정말 집에서만 보냈다. 자발적 자가격리를 수 차례 반복하면서 지냈던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외출의 제약이 생기는 것은 정말 큰 차이가 있었다. 집 앞 공원이라도 나가서 햇빛을 쐰 날은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라, 몸은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훨씬 좋았으니까. 집에서만 있는 날 나는 아이의 징징댐을 방지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아이의 좀 나이 많은 누나가 된 것처럼 놀아줬다.


기관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가족 중 누군가의 주변에 코로나 환자가 생기면 기관에 갑자기 보내지 못해서 급작스럽게 휴가를 내고 아이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 잦았으니 말이다.


출산 감소, 육아의 어려움 증가와 함께 미디어에서 육아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간 것 같다. 극한 육아 중이었던 나는 그런 것에 대한 미디어를 볼 시간도 없었지만... 코로나 시기에 사람들의 미디어 의존도가 올라갔었으니, 이것도 꽤 큰 영향을 미친 듯하다. 육아가 너무 힘들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니, 아직 출산과 육아를 해보지도 않은 사람들은 발을 들여놓을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 출산율을 살펴보니 코로나 발생 시점에 급격히 줄어든 것이 아니라, 2015년 즈음부터 급격히 감소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큰 의미는 없지만 내가 2015년에 결혼했는데, 그때부터 급감했었다니.



코로나로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이 더 커지기는 했지만, 이 문제는 아주 오래전부터 조금씩 커지고 있었나 보다. 이제 나는 아이 한 명의 엄마가 되기는 했지만, 나도 아예 한 명도 안 낳을 뻔했던 사람이라 내 삶에 저출산의 원인에 대한 힌트들이 자연스럽게 녹아있었지 않나 싶어 나의 결혼 전, 결혼 후, 출산 후 임신과 출산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변했는지 적어보려고 한다.


아무것도 몰랐던 결혼 전

8~9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비혼주의자였다. 자유롭게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공부하고 싶을 때 공부하고, 다 버리고 훅 떠나서 몇 달씩 여행하면서 살고 싶었다. 당시의 나는 나름대로 혼자서도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었다.  아무래도 결혼하면 제약이 생길 테니. 남편 만나기 전까지 연애도 해본 적 없었고. 20대 때는 일중독자처럼 살았었다. 요즘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는 젊은이가 많다는데, 이런 측면에서는 내가 시대를 좀 앞서나갔던 듯하다. 당시에는 주변에 나 같은 사람이 많지 않아서 연애도 안 하는 나를 이상하게 보는 시각이 더 많았으니까 말이다.


결혼 생각은 없었지만, 결혼 전에는 막연히 아이를 많이 낳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했었다. 나름대로 사이좋은 삼 남매로 살아왔기 때문에. 두 명보다도 세 명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어떤 책임이 따르는지도 모르는 채.


결혼한 직후 

결혼을 했으니, 아이를 낳아야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 한 편으로는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당장의 내 진로에 조금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걱정 정도는 했지만.


점점 주변 친구들 중에 먼저 결혼한 친구들이 육아의 어려움을 듣게 되었다. 그때는 육아가 어렵다고 하는 이야기가 맘카페 등 여러 가지 커뮤니티에서 ”어렵다. 어렵다.”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확산돼서 서로 더 어렵게 느끼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우리 엄마 세대는 이렇게까지 어렵다고 하신 것 같지 않은데... 우리 세대가 인내심이 적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라는 젊은 꼰대 같은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임신 그리고 출산까지

임신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31살에 결혼한 것이니까 아주 늦게 결혼한 것도 아닌데,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30이 넘으면 이미 첫 임신을 하기에 늦은 시기이기도 한 것 같기도 했다. 게다가 임신 전까지 잠을 줄여가면서 공부하고 일했었기 때문에 몸이 임신하기 어려운 체질이 된 것인가 싶기도 했다. 너무 내 몸을 괴롭히면서 살아서 그런 것인지. 남편도 인생이 힘들었던 사람이고, 흡연자이기도 하고. 우리 부부는 나름대로 사이좋은 부부지만, 서로의 삶이 아주 여유로운 것은 아니다 보니 임신할 가능성이 물리적으로도 높은 편이 아니었다.


결혼하고 1년 정도 지났을 때 주변에서 왜 아이가 생기지 않느냐며 걱정을 하셨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난임 검사도 받았다. 검사 결과로는 아이가 안 생길 이유가 특별히 없어 보인다고 하셨다. 검사 당시 내 나이가 32살이었고, 남편은 술, 담배로 몸이 지쳐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가 난임에 영향을 주는 원인정도일 수도 있다는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우리 부부는 난임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인 컨디션 때문에 임신이 잘 안 된다기보다는 둘 다 각자의 삶만으로도 피로하기 때문에 잘 안 생겼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일반화하기 어려운 문제지만, 적어도 내 주변은 그랬다. 결국은 나이문제일 수도 있다. 인생이 나이를 먹을수록 퍽퍽해지는 경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유로 쉽지 않은 임신이었다. 우리 부부처럼 아이를 가져야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아이가 쉽게 생기지 않는 부부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이런저런 노력 끝에 임신이 되기는 했다. 쉽지 않았다. 임신 후에 급격한 체력 저하가 왔다. 누구보다 체력이 좋다고 잠을 조금 자도 꽤 오래 잘 버틴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임신 후에 아이가 “엄마 이제 좀 쉬세요.”라고 준 선물인지 뭘 할 수가 없었다. 초기 몇 달은 조금만 어떤 것에 집중해도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수준의 산책을 해도 배가 뭉치고, 이러다 이이가 잘못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첫 몇 달은 거의 누워있다시피 지냈고, 중반부 이후에는 아주 가벼운 생활은 가능한 정도가 되어서 최소한의 것만 하면서 지냈다. 돌이켜보면 고마운 시기이기도 하지만, 당시에 나는 임신이 내 인생을 무너뜨리는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내가 하던 것들을 모두 내려놔야 했기 때문에. 아이를 낳기도 전에 이 아이는 소중하게 잘 낳아서 키울 것이지만 이미 임신부터 출산까지의 과정 자체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내 인생에 더 이상의 임신과 출산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적으로 출산은 쉽게 했다. 자연분만을 했는데, 꽤 할만했다. 그렇게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를 만나게 되었다. (보통 첫째 자연분만이 어려운데, 개인적으로 출산만 놓고 본다면 아이를 또 낳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간호사 선생님도 잘하실 줄 알았다고 말씀해 주셨었다. 내가 좀 힘을 잘 쓴다. 여자 중에서는 기본 체력이 좋은 편이라.)


신생아 시기부터 돌 전후까지

출산 후 1년 정도는 엄마 몸이 정상이 아닌 상태이다. 뼈가 한 번 다 벌어졌다가 제자리를 찾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는 것 같다. 아이가 한 번 잘 때 푹 자는 시기가 오기 전까지 엄마는 계속 쪽잠을 자면서 몸을 회복해야 하기 때문에 더 더디게 회복되는 것도 같다. 출산 후 마냥 쉬면서 몸조리만 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큰다. 백일이 되면 태어난 시점보다 몸무게가 3배가량 증가한다. 아이를 많이 안아줄 수밖에 없고, 응가를 닦아줄 때, 목욕을 시킬 때 에도 한쪽 팔로 아이를 받치고 손목 힘이 많이 들어가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응가를 하는 것이 아기이다. 나도 손목이 나갔다. 잘 때 손목이 아파서 잠을 못 잘 정도로 통증이 느껴진 적도 있었다. 너무 심각했을 때 초음파 사진을 찍고 손목 안에 염증이 확인돼서 물리치료를 잠깐 받은 적도 있지만, 아이를 안아주지 말아야 좋아질 수 있다는데, 그럴 수 있는 시기가 아니었다. 이유식을 시작하고 나서는 한 달 정도 지나니 아이가 이유식을 너무 안 먹고 울기만 했다. 그때 자기 주도 이유식을 해봤다. 다행히도 아이가 자기 주도 이유식은 참 좋아했다. 잔뜩 주면 잔뜩 흘리면서 잔뜩 먹었다. 그래도 잘 먹어주는 것이 안 먹는 것보다는 스트레스가 덜 했다. 그래서 자기 주도 이유식을 하면 매번 식사 자리는 난장판이 되고, 아이를 씻겨야 해서 힘들었지만, 계속 그 방식으로 아이를 먹였다. 이러다 보니 아이는 스스로 하려는 의지도 강해지고, 스스로 하는 능력도 좋아졌다. 사실 엄마가 먹여주는 밥을 먹으면 그다지 더러워지지 않기 때문에 전체 식사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데, 우리 아이는 내가 주는 숟가락에는 고개를 돌리는 아이였다. 나는 이때 밥은 아이가 스스로 먹으니까 즐겁게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아이 앞에 책을 열 권 정도 쌓아놓고 ‘아기 책 유튜버’처럼 재미있게 책을 읽아줬다. 이렇게 아이는 밥도 잘 먹고, 책이랑도 친한 아이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이 시기는 내 몸이 조금 정상이 아니어서 그렇지 전반적으로 육아가 너무 힘든 시기는 아니었다. 아이는 나날이 성장했고, 점점 더 깔깔대고 잘 웃고, 조금씩 소통도 잘 되어갔으니까. 집안일을 병행하면서 육아도 하는 것이 괴롭기는 했지만... 그 순간 아이가 울면서 내 다리를 붙잡지만 않았으면 했지만. 그 순간만 빼면 전체적으로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그때 많이 안아준 것도 참 잘했다 싶다. 이렇게 키우다 보면 언젠가 나도 둘 이상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처럼 둘째를 낳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날이 올 수도 있겠다 싶은 시기였다.


돌 이후부터 코로나가 끝나기 전까지

그런데 아이 돌이 좀 지나고 코로나가 터졌고, 어린이집을 보내면서 내 생활을 찾아가면서 육아와 병행하려고 했던 계획은 무산됐다. 이 때는 그냥 너무 힘들고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너무 힘들었지만 잘 버텨내서 후회 없이 10년 같은 2년을 보냈다. 사람들이 모두 우울해했던 코로나 시기에 어쩌면 나는 아이의 가장 빛나는 순간 (말을 배워가는 과정 등)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니까. 이 순간들에 대한 기억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거의 매일 기록해 놨기 때문에 정말 매일이 다 기억에 남아있다. 다만, 둘째는 낳을 수가 없다. 적어도 당분간은. 정말 나중에 내 마음속에 남아있는 육아로 인한 지침을 비워내고 나면 늦둥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은 할 수 있으려나 싶지만. 그땐 아마 임신이 어려울 테지. 아무래도 나도 저출산에 기여하는 국민의 한 사람이 될 것 같다.




저출산 문제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어쩌면 오히려 인구가 줄어들어야 살만한 세상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자연적인 선택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즐길 수 있는 것도 많고 능력 계발도 쉬운 요즘 결혼 감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까 싶다.

결혼의 감소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개개인의 성장 욕구의 상승, 여가 시간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난 것이 크지 않나 싶다. 요즘은 조금만 적극적인 자세로 세상을 들여다보면 할 것이 참 많다. 자기 계발을 통해 성취감을 누릴 수 있는 기회도 많고, 여행도 개인의 취향을 잔뜩 반영해서 다녀올 수 있고. 전보다 이동과 소통의 자유가 훨씬 증가했기 때문이다. 사실 결혼을 안 하거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지 않고 살 경우, 남자든 여자든 경제적으로 많은 것을 누리면서 살 수 있다. 주변을 봐도 그렇다. 나는 물론 정말 내 몸보다 소중한 이쁜 아이를 낳고 키워보는 소중한 경험을 했지만 그렇게 사는 사람이 부러울 때도 있다. 늦게 결혼한다는 친구한테 축하한다는 말보다 ‘왜 이제 와서 하냐. 그냥 혼자가 나은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 나이다. 진짜 친한 친구한테 해 줄 수 있는 말이었다. 불편한 말이지만 내 진심이었다. 나 같은 사람들 때문에 미혼자들은 정말 결혼하면 안 되나 보다 싶을 수도 있다. 나는 코로나 시기에는 진짜 결혼한 비혼주의자였기 때문에. 그래도 이제 아이가 네 돌이 넘으니까 나의 이 뾰족한 마음도 많이 괜찮아졌다. 이제는 그래도 결혼도 해보고 육아도 해보고 있는 나의 삶에 만족한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살면 좋지 않은가.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커뮤니티의 범위가 넓어지고 저출산을 촉진하는 확성기 효과가 나타난 듯하다.

커뮤니티의 발달도 한몫은 한다고 생각한다. ‘도대체 육아가 얼마나 힘들길래? 뭐가 문제길래?’ 하고 한 번쯤은 살펴볼 만하게 커뮤니티에서 회자되고 있다. 미디어에서도 육아가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는 프로그램도 늘어났다. 그리고 사회 전반적으로 저출산이 이슈이다. 뉴스에서 빈번하게 다루는 주제이다. 그런데 이슈만 될 뿐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너무 복합적이라 해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아직 아이를 낳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보면 ’그래. 내 앞가림하기도 바쁜 세상 그냥 나에게 집중하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아이를 낳으면 ‘나’라는 개인이 주체가 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어렵고,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 사실이니까.


난임이 보편화된 것은 아닐까.

딱히 명확한 원인이 없는 난임 케이스가 많지 않나 싶다. 아무래도 식습관, 체내에 쌓여가는 유해 물질, 엄청난 전자파 노출 등등. 이래저래 우리 몸은 병들어 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 성취 욕구가 강하다. 나만 유별난 게 아니라 많이 그러하다. 이 경우, 대부분 심리적으로 여유가 없고, 충분히 잠을 자지 않고 사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것들이 난임이라는 문제를 촉발하지 않나 싶다.


자가 발전하는 요즘 엄마, 아빠들. 우리가 우리의 육아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기는 하다. 육아마저 잘하려고 하니까. 우리 탓만은 아니다. 자꾸 이런저런 말이 들리는 데 어쩌나.

우리는 우리 엄마, 아빠 세대의 삶을 보면서 이런저런 것을 느끼며 살아왔다. 육아를 하다 보면 엄마, 아빠께 무한 감사한 측면도 있다. 동시에 엄마, 아빠가 이런 부분은 조금 이해해 주고 넘어가셨으면 좋았을 텐데, 대화로 잘 풀어주시면 좋았을 텐데 등등. 성장하면서 내가 부모님께 아쉬웠던 부분들에 대한 생각들이 남아있다.


그리고 아이 육아에 대해 들려오는 이런저런 지침, ‘아이는 이렇게 대해야 한다.’는 내용도 쏟아지고 있다. 인간이기 때문에 항상 이론적으로 좋은 양육 방식을 따를 수는 없지만 대부분 좋은 말이다. 부모로서 내 자세를 다잡게 되는 내용들이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런저런 행동은 많이 존중해 주면 좋다고 해서 지루하고 힘들어도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아이한테 말을 많이 해주면 좋다니까 말도 많이 해주고. 아이한테 책 읽어주면 좋다니까 많이 읽어주고. 그런데 이렇게 해보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보인다. 정말 이게 좋구나 하는 것을 엄마가 느낀다. 아이도 엄마랑 노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즐거우니까 끝없이 엄마와의 상호작용을 요구하고 엄마는 장단을 맞춰주고. 무한 반복 루프에 빠지게 된다. 여하튼 이렇게 하면 정말 어느 순간 탈탈 털린다. 아이들은 뭐든지 중간이 없어서. 한 번 꽂히면 백 번을 하니까.


여하튼 이런저런 어릴 적 기억과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하게 되는 육아 공부로 자가 발전한 요즘 엄마, 아빠들에게 육아는 더 어려운 과제가 된 것 같다. 옛날 어른들이 보시면 왜 그렇게까지 하고 힘들다고 하냐고 하실 수 있다. 그렇게 안 해도 너네 다 잘 컸다고. 뭐 맞는 말씀이신데... 그럼 징징대고 우는 아이를 그냥 두라는 것인지. 나는 그 우는 소리가 더 듣기 싫어서 아이가 안 울고 잘 놀 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아이로 크길 바랐을 뿐인데.


그리고 내가 살아보니, 아이 때 잘 놀지 않으면 언제 노나 싶었다. 우리 아이가 정말 원 없이 즐겁게 놀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성장할수록 계속 난이도가 높아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기승전저출산이네요.


아이 낳는 것도 키우는 것도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코로나 육아 시기에

제일 많이 울었지만,

제일 많이 웃고 행복하기도 했다.


나름 어릴 때부터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일할 때도 이렇게 안 자고 일하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을 만큼 열심히 살았는데, 육아가 제일 힘들었다.


전 정말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육아가 제일 어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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