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마켓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의외의 대박 책
아이 책을 저렴하게 사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당근 마켓, 네이버 중고 나라 까페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예스24 내 중고샵 등과 같은 온라인 중고 서점, 개똥이네와 같은 중고 서적 전문 판매 사이트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중고 책을 잘 이용하면 의외의 대박 책을 발견할 수 있다. 중고책을 다양하게 활용해서 아이에게 폭넓게 책을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에 주변 지인에게도 자주 추천하는 방법이다. 관심만 있으면 투자 시간 대비 효율이 매우 높은 방법이다.
중고 마켓을 잘 이용하기 위해서는 당근 마켓, 중고 나라 내 '키워드 설정'기능을 잘 활용하면 좋다. 아이 책과 관련된 키워드는 아래와 같다. 이 정도면 알고 있으면 충분히 아이 책에 대해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다. 전집과 단행본을 넘나들면서 아이 성장 과정에 따라 어떤 책을 읽히면 좋을지 금방 파악 가능하다.
제목 (e.g. 구름빵, 수박수영장 등)
전집 이름 (e.g. 베이비올 아기, 사각사각, 빅키즈, 안녕 마음아 등)
작가 이름 (e.g. 백희나, 안녕달, 구도 노리코 등)
출판사 (e.g. 비룡소, 키즈엠, 노란우산, 천개의 바람 등)
책 형식 (e.g. 유아 팝업북, 유아 보드북, 유아 사운드북, 조작북 등)
시기별 책 (e.g. 돌전후 책, 4세 책, 유아 도서 등)
특정 주제 책 (e.g. 탈 것, 중장비 책 등)
이러한 키워드를 입력해 놓으면 해당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는 책을 누군가 올릴 때 알림이 오기 때문에 쉽게 살펴볼 수 있다. (키워드는 책에 관심을 조금만 가지면 확장되지만, 간단한 팁은 이렇다. 서점 유아 도서 베스트 셀러를 살펴보면, 유명한 책 제목, 작가, 출판사에 대해 알 수 있고, 유명 전집 이름은 샘플책이라고 검색하면 다양한 전집명을 쉽게 알 수 있다. 어느 정도 나름대로의 키워드 풀이 생기면 이런 저런 책을 함께 파는 사람들 덕분에 금방 확장된다.)
키워드를 등록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중고 나라 앱에서는 하단의 종 모양을 누르면, '키워드 구독, 멤버 구독'이 가능하다. 키워드 구독에 관심 있는 키워드를 100개까지 등록할 수 있고, 내 취향의 육아 용품, 책을 자주 올리는 판매자를 구독할 수도 있다. 중고 거래를 처음 하기 시작한 곳이 중고 나라이다 보니, 중고 나라 키워드 설정은 처음에 어디에 있는지 찾기가 상대적으로 좀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당근마켓은 더 쉽다. '나의 당근'에 들어가면 '알림 키워드 설정'이 있다. 최대 30개까지 등록할 수 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위에서 제시한 키워드 중에 "시기별 책", "책 형식"에 대한 키워드를 잘 활용하면 좋다. 아직 아기 책에 대해 잘 모를 때 이런 키워드를 적절히 활용하면 금방 '돌 전후에 사람들이 이런 책을 많이 사는구나.'라는 것을 캐치할 수 있다. 그중에서 좀 더 관심이 가는 책이 있으면 해당 키워드(구체적인 전집 이름, 책 제목, 출판사 등)로 다시 검색을 해서 상태 대비 저렴한 책을 살 수 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심하게 파손된 것 아니면 최대한 저렴한 것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 중고거래를 처음 할 때는 아이도 어리고, 그 책을 물고 빨 생각을 하면 꺼려질 수도 있기는 한데, 사람들이 아이들이 물고 빨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손상된 책은 많이 올리지 않는다. 가끔 그런 것이 보이면 거르면 되고, 몇 권 손상된 것 같아도 실제로 받아보면 대부분 상태가 괜찮다. 나도 어떤 전집의 경우에는 상태가 좋은 것을 꽤 많은 금액을 주고 사본 적도 있는데, 그렇게 두 번 정도 사 보고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라올 정도의 책 컨디션이라면 책의 컨디션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최대한 저렴하게 아주 많은 책을 구매해서 닳도록 읽었다. 개인적으로 중고책을 구매할 때는 우선 권당 1000원 정도의 기준에서 살펴본다. 책 상태가 적당히 좋아야 하는 조작북일 경우에만 권당 2000원 넘게 주고 사고, 나머지 경우는 거의 권당 1000원 이하에서 구매했다.
그리고 판매자가 아이랑 잘 읽어서 좀 낡았다는 것은 우리 아이도 그 책을 잘 읽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엄마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때문에 조금 낡은 책도 일부러 한 번 사보시기를 권합니다. 의외로 오래되고 낡은 책인데 아이가 좋아할 수 있습니다. 보통 보드북이라면 조금 낡아도 큰 상관이 없다. 테이핑이 한 두 군데 있는 얇은 종이로 된 양장본도 괜찮다. 읽는 데 지장이 없다. 다만 조작북의 경우에는 손상이 심하면 아이랑 읽을 때 흥미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은 찬찬히 살펴보면서 최대한 손상이 적으면서 가격이 합리적인 것을 구매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끔 책장 정리라는 키워드와 함께 올리시는 분들의 글도 잘 살펴보면 좋다. 이렇게 하면 오프라인 중고서점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사실 이렇게 올리시는 분들은 몇 년을 묵힌 책들을 올리시기 때문에 오래되고 좀 재미없어 보이는 책도 있기는 한데, 그 속에서 의외로 득템을 하게 될 때도 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사과가 쿵"과 같은 모든 아기가 좋아하는 보드북을 포함하고 있는 책 꾸러미를 덜컥 사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아기가 어릴 때는 사실 책보다는 책을 읽어주는 엄마와 아이의 관계, 엄마의 눈빛과 목소리 등이 아이가 책에 집중하게 하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재미없는 책도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아이가 두세 돌 전후가 되면 적어도 몇 권은 엄마 눈에 띄는 책을 포함하고 있는 판매자의 책장에서 책을 구매했을 때 성공 확률이 높다. 판매자가 꾸러미처럼 올려놓은 책 중에 우리 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책이 몇 권 보여야 한다. 몇 권의 공통분모는 판매자와 내가 아이 책을 고르는 취향이 어느 정도 닮아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중고 마켓의 좋은 점은 장난감, 옷, 이런저런 육아 용품을 구매하면서 해당 판매자가 올린 다른 물건을 살펴보다 보면 비슷한 시기에 필요한 아이 책이 무엇인지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아이 물건에 대한 중고 거래가 워낙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아이 물건을 열심히 올리는 판매자 몇 명만 잘 살펴봐도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한 판매자 분께 아이 옷, 아이 책을 몇 번 반복해서 구매를 한 적도 있다. 취향이 맞닿아 있는 분 같았다.
아이의 독서 취향 확실해져 가는 시기가 오면 단행본으로 한 권, 두 권 사서 보는 것이 필요한 시기가 온다. 도서관에서 빌려볼 수도 있지만, 도서관이 멀어서 어려운 경우도 있고, 꽤 오랜 기간 집에 두고 볼 만한 책도 있기 때문에 종종 단행본을 구매하고 싶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책들은 앞서 말한 당근 마켓이나 중고 나라에서는 거의 구매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어떤 책의 경우에는 키워드 등록을 해 놓으면 정말 드문 드문 책이 올라오는 경우 (6개월~1년에 한 번 정도) 있다. 실제로 보림 출판사에서 나온 입체북인 '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와 같은 책은 이렇게 6개월 ~ 1년을 기다렸다가 구매한 적도 있기는 하다. 잘 올라오지는 않지만, 매우 비싼 입체북인데, 한 두 군데 구김 정도는 가있다고 하시면서 50% 할인된 가격에 올리시는 분들이 종종 계신다. (나는 이 책은 아이가 어린 시기에 언제든 구매하면 잘 읽을 책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가 어릴 때부터 일찍 키워드를 입력해 놓고 기다렸다가 구매한 것이다. 요즘은 내가 구매했을 때보다는 자주 올라올 것 같기는 하다. 지금은 책이 출간된 지 더 오래됐고, 중고책으로 내놓으려는 판매자가 더 증가했을 테니.)
그런데 실제로 이렇게 사려고 하면 정말 많은 시간을 기다렸다가 사는 것이라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때 이용하면 좋은 곳이 대형 서점의 온라인 중고샵이다. 나는 주로 예스24의 중고샵을 애용한다. 사용 방법도 매우 간단하다. 책을 검색하고 나서 상단 탭을 살펴보면 "중고샵"이라는 메뉴가 보이는데, 해당 메뉴를 클릭하면 책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다양한 판매자, 예스 24에서 보유하고 있는 중고책이라 바로 배송이 가능한 중고책 리스트 등을 함께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3~4세 어린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도서 중 한 권인 "괜찮아 아저씨"를 예로 살펴보자. 이 책의 경우, 비룡소 사각사각 시리즈 책이기 때문에 해당 시리즈를 중고 거래를 통해 정가보다는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 가능하다. (잠깐 살펴보니, 사각사각 시리즈는 현재 34권 20만 원, 25권 15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렇게 구매하면 권당 5000원이 조금 넘는 가격이다. 하단의 화면에서 보이는 예스 24 내 중고샵에서 "괜찮아 아저씨"를 단권으로 중고로 살 때와 가격에 있어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전집, 시리즈로 책을 구매할 경우, 아이가 책을 모두 좋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나의 경우에는 아이가 꽤 큰 뒤에 사각사각 시리즈를 접했기 때문에 전권을 구매하는 것은 조금 꺼려졌었다. 그래도 몇 권은 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이 보여서 다섯 권 정도만 중고샵에서 따로 구매를 했었다. 총지출 금액 관점에서 나에게는 이것이 더 합리적인 소비였다.
예스 24에서 보유하고 있는 중고책의 경우에는 배송비 15000원 이상이면 무료 배송, yes24 목동점 등에서 보유하고 있는 중고 책의 경우에는 20000원 이상이면 무료 배송이기 때문에 관심 있게 보고 있는 단행본 몇 권 주문하면 채울 수 있는 금액이다.
물론 사각사각 시리즈 전체를 구매해서 아이와 깨끗하게 몇 번 보고, 구매한 가격과 비슷하게 되파는 것을 선호하시면 그 방법을 택하셔도 좋다. 나의 경우는 아이랑 잘 보는 책의 경우, 꽤 여러 번 꽤 긴 기간 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책이 손상되는 경우도 많아서 정말 잘 볼 것 같은 책은 이렇게 구매하는 편이다.
잘 사면 유명한 책도 반 값 이하로 살 수 있어서 참 좋은데, 조금은 피로도가 높은 중고 책 구매 방법이다. 원하는 중고책 단행본 몇 권을 무료 배송 기준에 맞춰서 구성하는 것이 쉽지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도 아이 책에 진심이시라면 이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yes24와 전혀 관계는 없는데, 개인적으로 애용하는 플랫폼이라서 책과 관련된 글을 쓰면 자꾸 언급하게 되네요.)
당근마켓, 중고나라에서 책을 구매할 경우, 직거래를 선호하거나 택배거래를 해도 그 과정이 좀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중고 플랫폼에서 책을 택배 거래로 사려고 할 때는 보내는 사람 입장에서 포장 과정이 쉽지가 않고, 받는 사람이 꽤 많은 택배비를 부담해야 하기도 하기 때문에 판매자도 구매자도 부담스러워서 거래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어느 정도 선별된 중고 책을 택배로 깔끔하게 구매하려면 개똥이네와 같은 중고 책 사이트를 이용하면 좋다.
사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아이랑 이렇게까지 책을 많이 읽었을까 싶긴 한데... 참 축복받은 코로나 베이비이다. 아이가 밥 먹을 때마다 앞에서 책을 읽어주고, 중간에 놀 때도 보고, 잠들기 전에도 봐서 코로나 시기에는 하루에 책을 읽은 시간을 다 합치면 최소 4~5시간은 될 테니까. 아무리 아이가 같은 책을 백번을 반복해서 읽는다고 해도 책이 계속 필요하고, 또 필요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최대한 저렴하게 책을 사기 위해서 노력했던 것 같다. 아이가 잠들고 나서 나에게 주어지는 여유시간 중 일부는 항상 책 검색에 사용했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저렇게 살펴보게 되었다. 언젠가 시간이 되면 시기별 아이 책 검색에 사용하면 좋을만한 키워드 예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