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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구의 엄마 Apr 03. 2023

아이가 좋아하는 책 찾는 방법

아이가 책을 잘 읽기를 원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을 고르는 것. 아이가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능력이 생기기 전까지는 양육자가 아이 취향을 기반으로 책을 고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아주 간단한 방법이지만, 이 방법으로 책을 찾아볼 생각조차 안 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기본 중의 기본이라 생각하는 방법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화면을 캡처해서 설명하다 보니, 복잡해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겨보면 오래 걸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동물이 등장하는 아기자기한 그림책은 대부분 좋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아이가 강아지, 펭귄, 토끼 같은 동물을 좋아한다고 가정해 보자. 개인적으로 예스 24에서 책 검색을 많이 하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를 이용해서 책을 검색하는 과정을 함께 해보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강아지, 펭귄, 토끼를 검색해 보도록 하겠다.




매우 일반적인 키워드이기 때문에 수많은 책이 검색 결과에 노출된다. 이 중에서 아이 반응이 좋을만한 그림책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 것인지 싶을 것이다. 검색 결과 내에서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검색 분야 (카테고리)' 제한을 할 수 있다.





온라인 서점 플랫폼마다 다른 방식으로 해당 기능을 제공하고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예스 24 기준으로 책 카테고리를 설정하는 방법을 소개해 봤다. 이렇게 하면 특정 카테고리 내에서 내가 원하는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는 책을 살펴볼 수 있다. 예스 24의 경우, 0~3세, 4~6세가 나누어져 있어서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필요한 책을 살펴볼 때 도움이 된다. 0~3세 책은 보드북, 사운드북, 스트커북 등 놀이 중심 책이 검색되는 경우가 많고, 4~6세 책에 글이 적당히 있는 그림책이 검색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좋아하는 소재를 담고 있는 책의 경우, 나이 구분을 따르지 않고 구매해도 아이랑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소재의 책의 경우, 매우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아이가 엄마가 모든 글을 읽어주는 시간을 기다려 주는 기적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어린 아기 (돌~두 돌 전후)에게 4~6세에 적합하다고 하는 상대적으로 글밥이 많은 책을 보여주면 기다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이 때는 모든 글을 다 읽지 않고, 아이와 그림을 구경한다는 느낌으로 몇 번 같이 보면서 친해지는 시간을 가져도 좋다. 아이는 옹알이를 하면서 관심이 가는 그림을 계속 가리킬 것이다. 나의 경우는 지속적으로 해당 그림에 대한 설명을 최대한 친절하게 다양하게 해 주었다. 일반적인 설명을 해주기도 하고, 상황극을 만들어서 대사를 주고받듯 놀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가 그 책에 대한 애정이 충만해지면 자연스럽게 엄마가 모든 페이지에 적힌 글을 읽어주는 시간을 기다려주는 날도 온다.


다만, 너무 어린 나이에 얇은 종이로 되어 있는 양장본을 보여주면 책이 찢어지고, 심각하게 망가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몇 권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과정은 당연히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책을 귀하게 여기기보다는 막 가지고 노는 장난감처럼 생각하게 해 줄 때 아이가 책을 편안하게 여기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책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은 아이가 꽤 큰 뒤에 알려줘도 늦지 않다. 아이가 어릴 때는 그런 시기가 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 시기가 온다.





검색 결과를 다양한 방법 (인기도순, 평점순, 리뷰순, 신상품순 등)으로 정렬해서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결과 내 재검색', '상품태그 (#우리아이크리스마스선물, #린드그렌상수상작가)', '출판사 (비룡소, 창비, 키즈엠 등)', '출간일 (1개월 이내, 3개월 이내, 6개월 이내 등) 등의 필터를 활용해서 검색 결과를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다. 아이와 꾸준히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상작, 유명한 작가, 아이와 엄마가 선호하는 출판사, 책이 출간된 시기 등에도 관심이 가게 된다. 이때 이런 기능을 활용하면 좋다.





아이들의 경우, 한 주제에 대한 다양한 책을 섭렵하는 방식으로 독서가 확장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키워드를 중심에 놓고 다양한 관점에서 책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하면 좋다. 세부 필터를 이용하지 않고, 앞서 언급한 '유아 도서' 카테고리 제한만으로도 충분히 다양하고 좋은 책을 금방 접할 수 있다.





예시 검색 결과는 '강아지', '펭귄', '토끼'로 검색한 뒤, 유아 도서로 제한해서 살펴본 결과이다. 대다수는 아이와 함께 읽은 책인데, 좋은 책들이다. 이 외에도 서점에서 추천하는 책들도 괜찮은 책이 많고, 도서관에 가도 이런 책이 금방 발견될 것이다. 도서관에서는 책기둥이 낡은 책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좋다. 인스타그램에 독서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한 두 명 찾아서 Follow 하면서 염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의 경우는 취향이 유사하면서 우리 아이와 동갑이거나 한두 살 많은 형을 키우는 사람을 2~3명 정도 살펴보고, 아이 그림책 추천해 주시는 것으로 유명한 '꿈책맘 (@wonbbang_mom)' 계정도 주기적으로 살펴본다.


아주 열심히 검색해 보지 않아도 우리 아이에게 읽히면 좋을만한 그림책이 여기저기에서 눈에 띄게 될 것이고, 금방 의사 결정이 가능해진다.


뭐든지 자꾸 골라봐야 더 잘 고르게 된다.

옷도, 가구도 많이 사본 사람이 합리적인 물건을 잘 고르는 것처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 대한 관심이다.

우리 아이가 나와 어떤 책을 읽을 때 눈빛이 반짝이는지,

어떤 포인트를 보고 웃으면서 좋아하는지,

반복해서 읽고자 하는 책의 특성이 무엇인지는 (소재? 책의 형식? 이야기 전개 방식? 그림체?)

책을 자주 읽어주는 사람이 가장 잘 알 수 있는 것이니까.


책을 구매하는 사람과 책을 읽어주는 사람이 다를 경우에는 이 부분에서 'Broken Linkage'가 발생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의 특성을 다각도에서 살펴보고, 매일 쏟아지는 그림책 속에서 아이가 좋아할 만한 그림책을 찾아서 아이에게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어린 시기에는 부모의 노력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내가 가장 믿지 않는 말이 "우리 아이는 책을 안 좋아해요."이다. 거의 대부분의 어린아이들은 책을 읽는 시간을 좋아한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엄마, 아빠가 진심을 다해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아이가 가장 기다리는 시간일 것이다. 대부분 엄마, 아빠가 일상에 지쳐서 아이책을 읽어주기 귀찮아서 아이가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믿고 싶은 것일 뿐. 진심을 다해서 읽어줘야 한다. 아이의 옹알이 한 마디에도 단어 한 마디에도 귀 기울이고, 바로바로 반응해 주면서 말이다. 그러면 어린아이도 오랜 시간 책에 집중한다.   


이렇게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잘 고르고 엄마 아빠가 진심으로 읽어준다면 같은 책을 백 번, 이 백번 보게 된다.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이렇게 해야 아이가 다양한 책과 친해질 수 있다. 아이가 오랜 기간 책을 가까이하는 아이가 되기를 원한다면 미디어에 노출되기 전에 이러한 시간을 충분히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미디어에 많이 노출이 되어버리면 "우리 아이는 책을 안 좋아해요."가 사실이 되어 버린다.


우리 아이도 이제 여섯 살이라서 이제는 미디어에 심각하게 노출된 상태이다. 그래도 여전히 책을 좋아한다. 당연히 어린 시기처럼 하루에 몇 십 권의 책을 읽고,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보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고르고 그 책을 몇 번 엄마랑 같이 반복해서 읽으면서 재미 요소를 찾고, 책을 기반으로 역할놀이를 하는 일련의 과정은 여전히 좋아한다.




이 글에서는 주로 키워드 중심으로 그림책을 탐색하는 방법에 대해 언급했지만, 제목에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소재로 한 책은 더 많이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림책의 표지 등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좋다. 말 그대로 '그림책'이지 않나? 그러니 그림이 중요하다. 도서관이나 서점에 직접 방문을 해서 아이들 책을 구경하면 이러한 부분은 금방 눈에 띌 것이다.


원서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 중 하나가 Maisy 시리즈인데, 이 책은 등장인물이 모두 동물이다. 제목에 명시적으로 동물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색감도 쨍하고, 그림이 아기자기하고 이쁘다. 돌 전후부터 두세 돌까지 아이 선호에 따라 읽히기 좋은 책 중 하나이다. '루시 커진즈 (Lucy Cousins)'라고 검색하면 엄청나게 많은 책을 볼 수 있다. 보드북, 플랩북, 팝업북 등 다양한 형태의 책이 있어서 어린 시기부터 보여주기 좋다. 외국 작가지만, 엄마 마음이 담겨있는 책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를 매우 잘 활용한 책이라 아이가 어릴 때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면서 역할놀이하기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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