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수학 교사
지인으로부터 초등수학 과외 부탁을 받았다. 나한테 미술도 배우고 있는 아이인데 수학도 배우고 싶단다. 기분이 묘했다. 영국에서 일러스트레이션 석사를 마치고 돌아온 후에 지금은 오롯이 그림 작업과 초등미술 교습에만 집중하면서 나의 과거 신분(?)을 숨긴 채 미술인으로 탈바꿈하고자 무던히 애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훅 들어온 수학 과외 제안이라니! 그런데 이 설레는 기분은 뭐지? 빨간펜으로 채점해주고 첨삭 지도하던 그 시절이 그리운 거야? 자, 침착하자. 현재 그림 작가이자 (유명해지고 싶은) 일러스트레이터임을 잊지 마라. 수학 한 과목쯤 가르친다고 내가 이과생이었다는 게 들통나는 건 아냐. 그래, 넓은 의미로 멀티 융합형 인재라고 해두자.
- 2월 첫째 주 어느 추운 날 : 5-1 수학 문제집을 고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