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몇 개째야
요새 부쩍 충동적으로 돈을 지출하고 있다. 다름 아닌 각종 금융상품에 말이다. 엄밀히 말하면 지출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이지만 이로 인해 당장의 생활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지출로 잡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올해가 겨우 두 달 지났는데 새로 개설한 적금 계좌만 다섯 개다. 누가 들으면 내가 큰돈 버는 사람인 줄 오해하겠지만 전혀 아니다. 오만 원짜리 적금 몇 개, 십만 원짜리 적금 몇 개가 전부이다. 요새는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기가 정말 쉬워서 굳이 은행을 가지 않아도 금방 만들 수 있다. 적금을 들고 나면 괜스레 뿌듯해지고 곧 부자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자동이체일에 돈이 빠져나갈 때마다 약간의 후회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다행히 적금 기간이 그리 길지 않은 것들이라 잘 버틸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뮤지컬 덕후여서 VIP석으로 똑같은 공연을 네 번씩 관람했던 과거의 나를 처절히 반성하며 참회하는 마음으로 향후 몇 년간은 경제 다이어트에 돌입하리라. 경제적 자유만이 진정한 자유임을 잊지 말자!
- 2월 마지막 주 수요일 : 여러 은행 어플들을 들락날락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