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에 집중하고, 그 후엔 내려놓는 일.
숨을 멈추고 집중한 뒤, 쏜다.
우리는 그렇게 하면 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화살을 쏘는 순간보다
이미 날아가 버린 화살을
내려놓는 일이 더 어렵다는 것.
저는 그걸 제대로 못했어요.
날려보낸 화살에 계속 연연했습니다.
어디로 날아갔는지,
왜 저기로 갔는지,
조금만 더 집중했으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지.
이미 손을 떠난 화살을
자꾸만 붙잡고 서 있었어요.
다음 화살을 쥐고 있으면서도
시선은 뒤에 남아 있었지요.
다시 쏘는 순간에도
집중은 흐트러졌습니다.
결과에 연연한 채 다음을 준비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더군요.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채워야 할 때와
덜어내야 할 때가 분명히 있다는걸요.
집중해야 할 순간에는
모든 걸 한곳에 모아야 하고,
그 순간이 지나면
미련 없이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도요.
알지요.
잘 안됩니다.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아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니까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이미 끝난 일,
이미 지나간 선택,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순간에
마음을 오래 두었네요.
그게 성찰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요.
그건 성찰이 아니라
집착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겠지요.
반성도, 후회도 제때 내려놓지 않으면
다음 화살을 흐리게 만듭니다.
이제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하려 해요.
화살을 쏘기 전에는 숨을 멈추고,
온 마음을 다해 집중.
화살이 손을 떠난 뒤에는 그 결과를
필요 이상으로 붙잡지 않으려 합니다.
잘 쏘았으면 고맙게 받아들이고,
어긋났다면 그 사실만 남기고 보내줍니다.
다음 화살은 또 다른 순간이니까요.
다시 마음을 넣고,
다시 집중하고,
다시 쏘면 됩니다.
그 반복 속에서 조금씩 알게 됩니다.
채우는 일보다 덜어내는 일이
나에게 더 어려웠다는걸요.
덜어내는 연습이야말로 다음을
더 정확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것도요.
오늘은 반성도 살포시 내려놓고 갑니다.
필요한 만큼만 남기고,
나머지는 보내주면서요.
집중은 순간에 씁니다.
화살을 쏘는 데 최선을 다했다면,
그다음은 내려놓는 몫입니다.
쏜 뒤의 결과보다
다음 순간의 집중을 선택합니다.
다음 화살은 비워진 손에서
더 정확하게 날아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