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소주, 오늘은 같은 새벽

by 사랑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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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매일 이 시간에 일어납니다.

피곤하다고 바빴다고

기상 시간을 바꾸지는 않아요.


어떻게 그렇게

같은 시간을 유지할 수 있냐고요?


비결은 단순해요.

밤 10시에 잠드는 것.

매일 같은 시간에 잠들어요.

이 또한 바꾸지 않는 규칙입니다.


규칙을 만들면

정말 지킬 수 있냐고요?


상황에 흔들리지 않으면 됩니다.

그 규칙을 지키기 위해

다른 것들을 먼저 정리하니까요.




한 달에 한 번 술을 마셔요.

어제가 그런 날이었어요.


겨울이라고 방어를 먹었습니다.

제주에선 겨울에 꼭 먹어야 하는 대방어.

입안에 촥 감기는 쫄깃한 식감.

맛있었어요.

회에는 소주.

잘 들어가더군요.


친구가 다른 메뉴를 먹고 싶다며

2차로 꼬치구이 집을 갔지요.

작은 숯불에 직접 구워 먹는 곳.

은은한 숯 향. 지글지글 익어가는 안주.

진하고 걸쭉한 찌개.

꼬치만큼 다양한 맛.

얼큰하고 진하게 맛있었네요.


따뜻한 연말 느낌이 가득했죠.

역시 소주.

물론 잘 들어가더군요.


분위기가 좋았고

왁자지껄 수다가 재미났죠.

오랜만에 내려온 현생의 세계.


알죠?

소주가 하나도 쓰지 않고

달게 느껴지는 날.

어제가 딱 그랬네요.


'나도 예전엔

이런 대화로 스트레스 풀었는데...

그랬구나... 그랬네.

친구 녀석이 다 토해내고 싶었구나.'


아무 말 대잔치를 웃으며 들었네요.

그러다 보니 또 소주.

술술 하더군요.


술이 술을 부르던 어제.

예전 같았으면

몇 잔째인지 세며 마셨을 거예요.

어젠 그러지 않았어요.

기분 좋게 즐기고 싶었거든요.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속도가 느려졌네요.

그래야지 하고 마음먹지도 않았고

내 상태가 괜찮은지 살피지도 않았어요.


손이 먼저 멈췄고,

입이 알아서 천천히 먹고 마시더군요.

내가 한 게 아니에요.

주인인 내가 내린 명령도 없이

내 몸이 스스로 그렇게 했네요.


다음 날 무리가 없을 만큼.

딱 그 정도에서요.


어제의 마무리는 밤 10시.

집에 도착하니 10시 20분.

씻고 정리하고

눈을 감은 시간은 10시 50분.


오늘도 같은 알람, 같은 시간.

새벽 4시에 눈을 떴습니다


5시간을 잤지만

눈이 안 떠지거나

몸에 바위가 매달린 느낌은 없어요.


늘 해오던 루틴, 늘 해오던 동작을

그대로 이어갑니다.


습관으로 세팅된 몸은

나를 배신하지 않습니다.


의지보다 먼저 움직이고,

핑계보다 먼저 행동합니다.

오늘은 조금 느릴 뿐, 흔들리지는 않아요.

오늘도 같은 새벽을 살고 있습니다.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나를 아끼는 시간 쌓아가기.


미라클 모닝 644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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