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책을 권하는 가장 긴 방법
"공부 좀 해라."
"tv 그만 봐."
"밖에 나가 놀아라."
어릴 적 엄마 아빠가 자주 하시던 말이에요.
그 말을 듣던 저는 어땠을까요?
바로 듣고 바로 실천했을까요?
아니요.
사실은요,
못 들은 척했어요.
귀찮았고, 재미없었고,
왜 그래야 하는지도 몰랐으니까요.
어느새 제가 그 말을 하고 있네요.
"책 좀 읽어라."
"유튜브 그만 봐라."
익숙한 말투,
익숙한 타이밍,
익숙한 한숨까지.
아이에게 하는 말들이요.
엄마, 아빠가 저에게 했던 말과 다르지 않아요.
가끔은요.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의 나를 만나러 갑니다.
말 안 듣는다고 혼나고,
기분 상해서 방문 꽝 닫고,
몰래 다시 tv 켜던, 그 작고 고집 센 아이요.
듣기 싫어 눈치 보던 나,
혼나고 울던 나,
몰래 하고 싶어 눈치를 많이 봤었네요.
그 아이를 떠올리면요.
지금 제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조금은 감이 옵니다.
'예고제'를 써요.
외출할 땐 돌아오는 시간을 미리 약속하죠.
놀기 전에 숙제 시간을 먼저 정해요.
물론, 마지막 결정은 아이가 해요.
저는 몇 가지 제안만 해줄 뿐이죠.
규칙도 함께 정해요.
유튜브는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책 읽는 시간은 언제로 할지,
그리고 그에 따른 포상이나 벌칙도요.
이건 '자율 속의 통제'예요.
누가 시켜서가 아니에요.
아이 스스로 정한 기준 안에서 움직이는 거죠.
"우리 아이는 이제 아기가 아니다."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자주 말하는 건 이거예요.
존중받고 싶은 나이예요.
스스로를 증명하고 싶은 시기고요.
아이는 점점 더 부모에게서 멀어지려 하더군요.
"네가 진짜 원하는 건 뭐야?"
붙잡지 않으려 합니다.
대신 묻습니다.
그걸 알기 위해선, 들어야 하잖아요.
판단 말고, 조언 말고,
그냥 듣고 바라봐야 하잖아요.
그래서 말을 줄였어요.
표정은 부드럽게,
사랑한단 말은 자주, 틈날 때마다.
다른 말은 하지 않아요.
참는 게 아니라, 믿으니까요.
선택은 아이가 해야 해요.
전 몇 가지 제안만 합니다.
무엇을 할지, 언제 할지, 어떻게 할지.
그럼 스스로 정하죠.
그리고요.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요.
결국 부모가 보여주는 게 전부더라고요.
책을 읽고, 끼고 다니는 모습.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
그저 매일, 매 순간 책과 함께 있어주세요.
말보다 모습이 먼저 물들어요.
시간은 걸립니다.
1년은 꾸준히 그렇게 살아야 해요.
아이에게 그런 말 들을 때까지요.
"엄마 아빠, 책 좋아하잖아. 나도 좀 읽어볼까?"
그 말을 들을 때까지.
지겹도록 책과 함께하는 부모가 되시길 응원합니다.
오늘도 책 옆에 나란히 앉습니다.
아이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저 스스로 지켜보기 위해서지요.
지겹도록 책 옆에 있을 겁니다.
그게 제 방식의 사랑이에요.
백일기적 - 나를 쓰는 시간.
100일 동안 글을 쓰며 나를 찾아가는 여정.
지금 그 길을 걸어가는 중입니다.
100일 후, 변화를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