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J 입니다.
퇴사 후, 일일 계획표를 만들었어요.
아이들 '여름 방학 생활 계획표' 처럼요.
새벽 4시에 일어나, 잠드는 밤 10시까지의 일정이죠.
몇 시 몇 분에 뭘할지, 몇 분 동안 할지를 정했어요.
엑셀로 틀을 만들었어요.
매일 아침 그날을 계획하며 수정했습니다.
계획한 시간 vs 실행한 시간.
서로 간의 차이를 계산했죠.
전날 사용한 시간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찾고,
오늘은 더 빈틈없이 보내리라 다짐하고.
매일 그렇게 했습니다.
계획과 실행이 다를 때마다
낭비하는 시간이 아까웠어요.
전전긍긍하며 시간을 붙잡을 애썼죠.
그렇게 하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시작할 땐 재미있었어요.
만들어가는 즐거움, 맞춰가는 뿌듯함.
분 단위가 점점 세밀해지더라고요.
1분, 2분에 일희일비하기 시작했어요.
흘러간 5분에 나를 탓하기도 했고요.
올해 초까지 그걸 썼어요.
종이 책 출간 후 지쳤습니다.
무기력이 찾아오더군요.
정신이 피폐해지려했습니다.
무엇이 나를 위한 방법인지,
어떻게 해야 나를 보호할 수 있을지,
나는 어디쯤 인지 방향을 잃었어요.
다 놓고 싶었습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어요.
그때 붙잡아 준 건 '미라클 주니'
나를 믿어주는 멤버님들.
그 커뮤니티를 멈출수 없는 마음.
그렇게 어쩌어찌 지나왔습니다.
오늘입니다.
그동안 저에게 수없이 질문했어요.
답을 찾으려 했고요.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려 계속 두드렸네요.
그렇다고 시원하게 보였던 건 아니에요.
그래도 살았고, 걸었습니다.
질문하면서요.
후회, 쩔쩔, 김샘, 싫증, 서운, 허탈...
수 많은 감정들이 왔다 갔다 했어요.
여전히 웃었지만, 마음은 시끄러웠네요.
하지만 예전과 다릅니다.
그런 날이 짧아요.
그런 감정이 오래 머물지 않아요.
연연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으니까요.
'너희들 맘대로 해라.'
그렇게 말하면요.
재미없다며 사라지더라고요.
무관심을 견디지 못하는 감정들이었어요.
나를 위한 곳에 시선을 둡니다.
나와 맞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씁니다.
나를 믿는 쪽으로, 나도 모르게 향하는 곳으로 걸어 왔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오늘.
명랑한 오늘입니다.
이젠 그 '타임 테이블'을 쓰지 않아요.
흘러가는 대로 놔두려합니다.
물론, 계획형이 즉석형이 된 건 아니에요.
다만, 이제는 무엇을 해야할지 스스로 떠올리고, 질문을 던지다 보면요.
툭, 하고 뭔가가 나타납니다.
그걸 합니다.
그냥 합니다.
할까 말까.
할 수 있을까 없을까.
그런 생각들 없이 합니다.
하면 하는대로, 못하면 그런대로.
놔두고 그런가보다 하는거예요.
흘러가는 것에 나를 실어봅니다.
그렇게 오늘도, 나를 살고 있습니다.
내가 사는 오늘이 쌓여, 언젠가 내가 도착할 곳이 되겠지요.
그 길의 끝이 어디든, 그저 지금 이 걸음이 좋습니다.
이 글도 시작은 다른 주제였는데요.
쓰다 보니 제 마음은 이렇게 흘렀네요.
옆 길로 샜습니다.
내일은 처음 쓰려했던 글을 쓸 수 있겠지요.
백일기적 - 나를 쓰는 시간.
100일 동안 글을 쓰며 나를 찾아가는 여정.
지금 그 길을 걸어가는 중입니다.
100일 후, 변화를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