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이 모습을 드러낸 시간에

by 사랑주니






평소 나가던 시간 보다 늦어서 좋은 건,

역시나 한라산이다.


계속되는 흐린 하늘도 한라산을 숨기더니

해가 떠오를 쯤이면 떡하니 나타난다.


"난 언제나 여기있어."


다정한 목소리가 들린다.



토지 20권 완독 챌린지 중이다.

새벽에 글을 쓰고 토지를 읽는다.


책에 빠져들어 몇 시인 감각이 없다.


밖은 깜깜하고

책은 나를 놔주지 않는다.

하루에 딱 2꼭지만 읽는다.

그래야 10개월 동안 리듬을 유지할터이다.


토지를 덮으면

자기계발 책 하나를 집어든다.


요즘 읽는 책은

애덤 그랜튼의 '오리지널스'

이 책도 무척 흥미롭다.


신선한 감각과

새로운 시선 하나가 합쳐지는 느낌이다.



'더 있다 나갈까.'

괜히 핑계가 생겼다는 말이다.


지난달에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

한 달에 10권을 넘게 읽는 것이 목표인데

5권을 읽었다.


이 달에 분발한다고 다짐했지만

역시나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다.


지난주까지 장례, 제사 등.

여러가지 일들과 복잡한 상황들이 겹치며

일정과 컨디션이 좋지 않았었다.


심란하고 흔들리고.

허탈하고 씁쓸했다.


토지 덕분에 지나왔다.

그런 나를 책으로 더 밀어 넣었다.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되는대로 책을 파헤치고 싶었다.


그렇다고 책만 읽을 수는 없을터.

나가야 더 풀린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그제야 깨어나고 살아나 숨을 쉰다는 걸.








집 근처 학교 운동장 입구에 도착.

오늘은 이 학교 졸업식인가 보다.


벌써부터 좋은 자리를 잡고

꽃다발을 펼쳐 놓는 분들이 있다.

춥다며 발을 동동 거리면서도

손 놀림은 멈추지 않는다.



'생존'

이라는 단어가 무심코 떠올랐다.


이른 시간부터 돈을 벌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는 분들.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오늘도 뛰고 걷기를 반복하는 분들.


각자의 방식으로

생존을 위함 몸부림을 하고 있다.


누가 편안하다 여유롭다고 말할 수는 없다.

숨은 사정은 아무도 모르니까.


오늘따라 그분들이, 내가.

진짜로 살아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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