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일은 쌓여 있는데
몸이 먼저 반응하지 않는 날이 있어요.
분명 하루 종일 움직였는데도
돌아보면 선명하게 남아 있는 장면은 없는
그런 날들요.
시간을 흘려보낸 건 아닌데
마음이 제대로 다녀온 자리는
없었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죠.
그럴 때면 이게 게을러서 그런 건지,
아니면 애초에 마음이 향하는 쪽이
달라진 건지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목표'라는 말을 다시 붙잡아 봅니다.
지금 잡고 있는 방향이
정말로 내가 바라는 건지,
아니면 그래야 할 것 같아서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는 건지 말이죠.
돌이켜보면 그것이 진짜 내 것이 맞는지
헷갈릴 때가 많았어요.
요즘 저는 이렇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라면
이미 지금 이 순간에도
크든 작든 그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고 있지 않을까 하고요.
해도 되고, 굳이 안 해도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아직은
가슴보다 머리가 앞서 세운 목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랑에 빠졌을 때를 떠올려보면 그래요.
누가 등을 떠밀지 않아도
자꾸 생각나고,
시간을 쪼개서라도 만나고 싶어지고,
조금 무리라는 걸 알면서도
발걸음이 먼저 나가잖아요.
게임이나 영화처럼
재미에 빠져 있을 때도 마찬가지고요.
몰입은 의지로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깊어집니다.
몰입이란 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향한 방향의 문제일 겁니다.
그 흐름을 내 인생의 꿈이나
지향하는 쪽에 맞춰둘 수 있을 때
비로소 성취라는 것도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하는 게 아닐까요.
지난 2024년에는
분명 그런 시간이 있었어요.
'오십에 만드는 기적'을 집필하며
온 마음을 한 방향으로 태워 쓰던 시기.
그때는 설명하지 않아도
열망이 먼저 앞서가고 있었어요.
그래서일까요.
그만한 밀도로 돌아보는 2025년은
조금은 평이하게 느껴지더군요.
가까이서 다른 시선으로 바꾸면요.
불꽃처럼 타오르진 않았을지라도
매일의 선택과 행동에는
여전히 마음이 실려 있었어요.
소리 없이, 꾸준하게요.
이제 2026년.
올해의 열망은 아직 또렷한 이름을
얻지 못했습니다.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싶은지
더 시간을 달라고 하는 것일 수도 있죠.
조바심 내지 않고 흐름에 맡기려해요.
서둘러 도착지를 만들어 붙이기보다
자연스럽게 몰입이 시작되는 순간을
기다려보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니까요.
다시 묻습니다.
이웃님들의 올해는,
생각보다 몸이 먼저 가는 쪽은
어디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