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훌쩍 떨어진 기온이
몸을 더 움츠러들게 한다.
이번주는 일기예보를 보며 후덜덜이다.
제주는 수요일과 목요일에 눈 소식이다.
목요일에 예정된 모임을
취소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 나이가 되니
예보 창에 눈 그림이 뜨면
설렘보다 걱정이 먼저 앞선다.
추위엔 몸 사리자는 말로
모임은 다른 날로 연기했다.
겨울은 원래 춥고
눈은 언제든 올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
지난주 말도 안되게 봄처럼 따뜻했던
날들 덕분에 겨울이 지났나 착각했다.
여느해와 다르지 않은 바람이고,
늘 내리던 눈인데도
발목을 잡는다.
좋을 때는 마냥 이어질 것만 같다.
그 시간이 길어지면 그 안에 묻혀버린 채
당연하게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삶이란 어찌 그랬던가
반나절 만에 순간 돌풍을
몰아쳐 던져주는게 인생이 아니었던가.
이미 여러 해를 겪었으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늘 봄이기를 바란다.
기상 이변으로
모든 걸 태워 버릴듯한 여름은 거부하면서도
겨울이 오면 봄 꽃 소식을 기다린다.
그런 날일 수록 어깨를 펴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자.
오늘은 한 발 더 걸어보자.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보자.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을
굳이 피하려 말자.
바람이면 어때, 맞으면 또 어떤가.
옷은 겹겹이 입으면 되고,
장갑 끼고, 워머 두르고,
모자 눌러쓰면 된다.
걸음이 둔탁해도 괜찮다.
얼어붙은 길 위에서 조심스러워도 괜찮다.
허벅지에 힘을 주고 한 발씩 내딛으면 된다.
우리가 이미 지나온 길을 따라
조금만 더 가보면 된다.
오늘은 책이 좋아서
바람에 잠시 멈칫하다가 늦게 나갔다.
그 시간까지도 해는 여전히 늦잠.
주변은 어둠이 남아있고
하늘은 먹색으로 가득하다.
한라산을 가려 놓고
오늘은 어때?
이래도 할래?
시험하려 한다.
그럴수록 더 나가야 한다.
나는 오늘도 깨어있고
이 삶을 외면하지 않기로 선택했으니까.
우리는 생을 살아내야 하기에.
당신은 오늘은 어떠한가.
이 시간을 지나면 다시 따스한 온기가
올라올거라는 걸 알고 있는가.
당신의 마음이 북극 같지 않기를.
발을 딛는 곳이 황무지 같아도
내어주는 온기를 기꺼이 받아주기를.
당신의 오늘이
봄 날의 햇살처럼
조금은 따스하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