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익어간다, 나는?

수확과 시작 사이, 지금 우리의 계절

by 사랑주니

수확은 계절마다 늘 있습니다.



오늘 새벽은 쌀쌀했어요.

운동 나가는 발걸음이 멈칫 했어요.

밖을 나갔을 때 불어오는 찬 바람에

이제야 가을이구나 싶었습니다.



며칠 후면 겨울 오겠지.

무엇을 이뤘을까?

올해 어떤 마무리를 할까?

벌써 12월 생각이 떠올랐어요.



가을이 오면 수확을 먼저 떠올립니다.

벼가 익고, 감이 붉고,

바람이 선선해지면

'이제 거둘 때구나.'

자연스레 마음이 들죠.



한 해를 마무리하는 듯한 공기 속엔

왠지 모를 아쉬움도 함께 머뭅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계절도

여전히 '심고 기르는 시간'이기도 해요.

꼭 농사가 아니더라도,

오래 가꿔본 이들은 잘 압니다.

이 시기도 여전히 '심을 때'라는 걸요.



김장 채소도, 월동 채소도,

뿌리를 내려두고 겨우내 준비할 식물들도

지금 이 계절에 그 씨앗이

땅속으로 들어갑니다.



언뜻 보기엔 멈춰 있는 것 같지만요.

땅속에선 생명이 꿈틀거리며

봄을 준비하지요.



그러니 가을은

단지 거두는 시간만은 아니에요.

마무리와 동시에,

또 다른 시작의 문턱입니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기다리며

그것을 놓치고 있다고 느끼지만요.

아쉬움 가득 품기도 하지만요.

허무해 하지는 않았으면 해요.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 수 있습니다.

그 모든 계절이 다 제자리였다는 걸요.



돌아보면,

그때의 나도 나름 열심이었어요.

그 시간 속에선 최선이었지요.

그런 날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습니다.



앞으로 올 시간 또한,

나에게 꼭 필요한 것들을

데려다 줄 거라 믿습니다.

지나가는 모든 시간은

나를 위해 보내리라 선언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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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

이제 심는 것들이 뿌리를 내리고

어느 날 나를 위한 싹을 틔워줄 거예요.



거둘 것은 기꺼이 거두고,

놓을 것은 과감히 놓고,

다시 시작할 것은 오늘이라도 시작하는 것.



그렇게 우리는

또 한 계절을 시작하고 보내는 거겠지요.



가을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 각자 마음속에도

익어가는 것이 있을 테죠.



어떤 분은 지금 막 씨앗 하나를

손에 쥐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어떻게 할지 망설일테고요.

과거를 후회하며 더 조심스럽기도 해요.



이 글을 읽는 오늘이

당신의 씨앗 하나 심는 날이 되기를.



그리하여 어느 날

생명의 기적 같은 시간이 되어주기를

마음다해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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