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이 비슷한 이유는, 질문이 비슷해서일지도
자기 계발 책을 읽다 보면
어디선가 본 듯한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
다른 책에서도 읽었던 이야기,
강의에서 들었던 사례,
인터넷 글에서 봤던 장면들.
세상에 일어나는 일은 무궁무진한데
왜 예시는 이렇게 비슷할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여러 책을 분석해
다시 엮은 글들이 많기 때문은 아닐까.
실제 연구자나 현장에서
오래 관찰한 사람들의 글을 보면
사례 자체가 다르다.
구체적이고, 생생하고,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반면 여러 책을 토대로 정리한 글은
책 속 예시를 다시 옮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운 지점이기도 하다.
이건 누군가를 비난하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질문은 여기로 돌아온다.
나는 어떤가.
나 역시 그렇게 쓰고 있지는 않은가.
그 생각이 불편했던 이유는,
어쩌면 나 역시 같은 방식으로
질문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라를 움직이는 사람들,
소위 똑똑하다고 불리는 이들이
왜 그런 질문을 하고,
왜 그런 답을 내렸을까.
그들을 우매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들 역시 그 질문이 옳다고 믿었을 테니.
문제는 질문의 방향이 아닐까.
다시 내게 묻는다.
난 지금 제대로 된 질문을 하고 있을까.
내가 나아간다고 믿는 방향은 정말 맞을까.
이제 막 변화를 시작한 초보자인 내가
좋은 질문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까.
나를 아직 충분히 알지도 못하면서
확신에 찬 질문을 던지고 있는 건 아닐까.
"그건 아니다."
"지금은 헛발질이다."
진솔한 사람들과 함께하려고 한다.
혼자서 고개를 끄덕이며 가는 길보다는,
실제를 말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곳.
"잘하고 있어요."
"좋아요."
무조건 만 외쳐주는 곳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모르는지,
어디가 허술한지를
직언해 주는 사람이 있는 자리.
남들도 다 하는 질문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만의 질문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이유는
행동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질문이 비슷하면 답도 그 자리에 머문다.
요즘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나는 뭘 모를까.
아니, 거의 다 모르는 건 아닐까.
원리는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 원리를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제대로 적용하고 있는지는
전혀 모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모르는 것이 더 또렷해진다고 한다.
최근 이웃님들과 나눈
댓글을 다시 읽으며 그 말이 실감 났다.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는 건
지금까지 알고 있던 지식으로는
더 이상 답을 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는 상태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끊임없이 묻고,
답을 수정하고, 다시 묻는 과정.
그게 어쩌면 삶을 조금 더
바르게 살아내는 방식 아닐까.
오늘도 답보다 질문 쪽에
조금 더 머물러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