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나를 살리기 위해 먼저 써야 한다

by 사랑주니

한참을 아무 말도 못 적은 적 있나요.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몰라서가 아니라,

어디까지 솔직해져도 되는지

망설여질 때 말이에요.


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쓸모없는 이야기는 아닐까,

괜히 나만 드러내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먼저 올라오면

글은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어려워집니다.


나는 글을 쓰기 전에

나부터 먼저 살피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상태를 알기 위해

매일 글을 씁니다.



"타인을 위한 글을 써라."

"도움이 되는 글을 써라."


글쓰기에 대해 이런 말을 자주 들어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글쓰기를 막 시작한 사람에게는

이 말이 꽤 부담스럽게 들리기도 합니다.


겉으로 보면 옳은 말인데,

막상 쓰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할지

더 헷갈리게 만들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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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각합니다.

글쓰기는 먼저

나를 위한 일이어야 한다고요.


진심은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쓸 때 나옵니다.

내가 먼저 즐겁고,

내가 먼저 나를 살려야 합니다.


내가 서 있지 못한 상태에서,

나를 위한 글도 아닌데

타인을 돕겠다고 내어놓는 글은

어쩌면 어불성설일지도 모릅니다.


자신을 매일 돌아보고,

지금의 내가 어떤 상태인지 들여다보는 것.

글쓰기는 바로 그런 일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나 역시 글을 쓰면서

놓치고 있던 나를 많이 꺼내 왔습니다.

그렇게 나를 먼저 찾아야 했어요.


내가 나를 조금이라도 알게 되었을 때,

그제야 타인을 향한 문장이

나올 수 있다고 믿습니다.


재미있는 건,

나를 찾는 여정의 글 자체가

이미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억지로 의미를 만들지 않아도,

억지로 교훈을 붙이지 않아도

진솔하게 나를 들여다보는 글은

읽는 사람에게 닿습니다.





"타인을 위한 글을 써야 한다."

라는 말에 너무 현혹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나도 시작할 때 많이 헷갈렸고,

그 말 때문에 글쓰기가

더 어려워졌던 적도 있었습니다.


쓰다 보니 알게 되더군요.

내가 좋아하는 글,

내가 원하는 글을 쓰게 된다는 것을요.


특히 새벽에 쓰는 글은

매일 비슷한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새벽에는 그날그날

내 마음이 내어놓는 이야기를

준비 없이, 흐르는 대로 씁니다.


그 과정이 나를 사유하게 만들었고,

그 글은 타인을 향해

다시 순환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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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쓰는 사람이자,

읽는 사람입니다.


그 본질보다 성과나 유용함 같은 기준이

앞서 놓일 때가 많지요.


그 말들에 휘둘리다

글을 놓아 버리는 분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습니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어디로 기울어졌는지 살피고,

내일은 그 균형을 조금만 더

맞춰보겠다고 다짐하는 삶.


글쓰기는

그 균형을 점검하기에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그런 태도를 유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자신에게 진솔한 이야기,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쓰다 보면

그 모습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울림이 되고

힘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는 이미

그런 글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건 하나입니다.


더 진솔하게,

더 깊이 나를 들여다보며

꾸준히 써 나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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