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첫 문장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어제 잠자리에 들 때...'
여기서 멈췄어요.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요.
눈을 감고 잠시 내 안으로 들어가요.
머리끝에서부터 발가락까지
천천히 내려갑니다.
오늘 내 몸은 어떤지 하나하나 살펴요.
"고마워." 말을 반복합니다.
눈에게도, 코에게도, 귀, 목...
하나라도 빠질세라, 누구라도 서운할세라
모두에게 말합니다.
오늘은 문제없다고 말해주네요.
왼쪽 어깨에서 살짝 삐 하는 소리를 내지만
이 정도는 넘어가자고 하는군요.
지금은 내 소리만 들려요.
내가 나에게 들려주는 내 안의 말들.
더 깊이 내 안으로 들어갑니다.
혹시라도 놓치 곳이 있을까 봐
모르고 지나쳤을까 봐
더 쫑긋,
더 세밀하게 살폈어요.
앗,
무릎과 발목을 빠뜨렸네요.
"고마워."
새벽이라고 적막하기만 한건 아니에요.
냉장고에서 윙~ 돌아가는 소리,
노트북에서 웅~ 작동하는 소리,
타타타 키보드를 두드리는 나,
그리고 내가 들려주는 내 목소리.
낮에는 이 소리들이 들리지 않습니다.
내 안에서 들려오는 말들도
세상의 소음에 묻혀버리곤 하지요.
해야 할 일들,
들어야 할 말들,
봐야 할 것들에 둘러싸여
정작 나는 나를 잘 듣지 못합니다.
그래서 새벽이 좋은가 봅니다.
누구의 말도 아닌, 오직 나의 말만
또렷하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니까요.
몸에 고맙다고 말하다 보니
문득 마음도 살펴보게 됩니다.
오늘 내 마음은 어떤지.
어디가 불편한지.
무슨 생각이 오래 머물러 있는지.
누군가에게 말하기 전,
세상에 보여주기 전,
먼저 나에게 묻게 되는 시간.
이 시간이 쌓이면서
나는 조금씩 나를 더 잘 알게 되었어요.
글을 쓰기 전에도,
책을 읽기 전에도,
운동을 나가기 전에도
먼저 나를 만나고 시작하는 일.
그래서 새벽이
내 하루의 출발점이 되었나 봅니다.
낮에는 내가 나를 잊고 살아도
새벽만큼은 나를 놓치지 않으려고요.
오늘도 몸에 말을 걸고,
마음에게 귀를 기울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당신은 오늘
자신의 어떤 소리를 들어보셨나요.
당신의 그 목소리를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당신의 그 마음을 응원합니다.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나에게 다정하기.
미라클 모닝 691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