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공기를 열고, 나를 위해 한 걸음 나갔다

by 사랑주니

내가 부른다.

오늘도 나가자고.

얼른 점퍼를 걸치고 운동화를 신는다.

현관문을 열면 휙 들어오는 겨울 공기.

그래, 아직 겨울이다.

이번 겨울은 길게 느껴진다.

곧 풀릴 것 같던 2월도 여전히 차갑다.

앗, 벌써 2월이구나.

몇 번의 새벽을 더 보내면 3월이다.

숫자 하나에 마음이 달라진다.

바람이 조금은 부드럽게 다가온다.

해님이 일어나려면 아직 멀었다.

4월쯤 되면 이 시간도 밝으려나.

괜히 앞서가지 말자.

나는 지금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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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별도봉.

벌써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혼자 가는 사람,

여럿이 모여 웃으며 걷는 사람.

천천히 오르는 사람,

언덕을 가볍게 뛰어오르는 사람.

나는 나대로 간다.

내 발걸음에 맞춘다.

발, 다리, 허벅지, 가슴, 어깨.

그리고 숨.

들어오는 숨에 감사를,

나가는 숨에 시원함을 느낀다.

어느새 정상이다.

어제 다녀왔다고

오늘은 조금 익숙하다고

허벅지가 말한다.

숨소리도 나긋하다.

그거 하나에도 으쓱.

자신감이 하나 올라간다.

몇 단계인지는 몰라도 좋다.

오르고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내가 여는 새벽,

스스로 움직이는 걸음은

성장을 쌓고 용기도 올려준다.

그걸 느끼면 자꾸 또 나오게 된다.




나를 위해 한 번만 해보자.

'어렵다.'라는 생각을 던져 버리자.

"가능할까?" 대신 "해볼까."를 집어 들자.

할 수 있다.

안 해봐서 모르는 거다.

나도 그랬다.

비실 체력으로 개근상을 못 탔다.

부모님은 내 건강이 늘 걱정이었다.

그런 나도 지금은 새벽을 걷고 있다.

처음부터 잘한 건 아니다.

그냥 한 번 나와봤고,

그다음 날도 또 나와봤을 뿐이다.

해보니 생각보다 괜찮았고,

괜찮으니 다시 나왔다.

그래서 말해본다.

못하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아직 안 해본 사람이 있을 뿐이라고.

자꾸 흔들린다면

혼자 버티지 말고 함께 하자.

우린 서로에게 응원을 전하고

용기를 나누는 사람들이니까.

한 번만 해보자.

시작을 하자.

이어가자.

오늘 한 번,

나를 위해

문을 열어보는 건 어떨까.

겨울 공기가 들어오면 어떤가.

당신 안에도

이미 한 걸음 나갈 힘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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