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의지로만 안되더라.
밖으로 나가는 것도 순서로 만든다.
운동복 → 운동화 → 문 → 밖.
여기까지가 전부다.
일어나면 운동복으로 바로 갈아 입는다.
'바람 많이 부는데, 추울까?'
'오늘따라 피곤한데.'
꾸물이 꼬드김에 넘어갈 것 같지만
운동복을 입고 있는 나를 보면
엉덩이를 올리게 된다.
'그래, 어차피 운동복 입었으니 나가자.'
현관으로 향하다가
으슬 느껴지는 거실의 찬 공기에
또 멈칫 되돌리고 싶기도 하지만
현관에서 나를 기다리는 운동화를 보면
발걸음은 그대로 나간다.
문을 열고 나갈 때 들리는 '띠리링'
새로운 세상을 여는 신호음 같다.
'새벽의 하늘 세상으로 입장.'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나가서 떼는 첫 발.
그때부턴 언제 딴 생각했냐고 한다.
룰루랄라.
제주 바람은 나를 때리는 것 같지만
볼에 닿는 온도는 시원하다.
겨울이 물러나고 있다.
아침 7시에도 어둡던 세상이 끝났다.
날이 밝았다.
벌써 출항을 시작한 배도 있다.
바람이 몰고 온 검은 구름.
오늘은 미세 먼지와 어두운 하늘을
보여주려나 보다.
날을 밝았으나 해는 보이지 않고
불빛은 하나 둘씩 꺼지고 있다.
새벽에서 아침으로 넘어가는 시간.
그 경계 어딘가에 있다.
검은 구름이 밀려와도
길은 조금씩 밝아지고
불빛은 하나둘 꺼지고
배는 이미 출항했고
나는 그 사이를 걷는다.
호흡은 길어지고
걸음은 고르게 맞춰지고
새벽은 조용히 아침으로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