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려요.
어제 오후부터 내리던 비가 계속이네요.
오늘은 알람 소리보다 먼저
빗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또롱또롱똘똘똘
콰아콰아퀑퀑퀑
우수관으로 떨어지는 빗물.
베란다 창문을 두드리는 바람.
어제는 보슬비로 내리더니
오늘 새벽에는
빗방울이 제법 굵어졌나 봐요.
주르르주르르똘똘똘
우수관으로 내려가는 소리가
더 세게 들려 옵니다.
쿠르르콰르르퀑퀑퀑
바람도 세졌다고 말을 하는군요.
새벽,
아직 어둠이 남아있는 시간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세상 소리를 들을 수 있죠.
새벽이 가득한 지금.
적막한데 고요하기만 하지 않은 지금.
세상은 잠들었으나 깨어있는 시간.
빗소리는 계속 흐르고
우수관은 그 소리를 받아 내보냅니다.
창문을 두드리던 바람도
잠깐 멈췄다가
다시 한 번 세게 지나갑니다.
어둠은 아직 남아 있는데
비는 이미 아침을 앞질러 와 있어요.
가만히 앉아 그 소리만 듣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생각도 또렷해집니다.
평소엔 넘기던 것들이
소리처럼 또렷하게 들려와요.
내가 숨 쉬는 소리도 들리는군요.
비는 계속 내리는데
마음은 먼저 잠잠해져요.
오늘은 무엇을 서두르지 않기로 합니다.
빗소리만큼은
내가 막을 수 없는 것이니까요.
그저 창가에 앉아
이 새벽을 조금 더 듣겠습니다.
오늘은 이 소리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