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 라이팅
글을 쓰다 보면 멈추는 지점이 있습니다.
사건은 다 적었고,
문장도 몇 줄은 이어졌는데,
끝이 자꾸 정리문으로 닫힙니다.
“결국 ~~다.” 같은 문장.
맞는 말인데, 그 문장이 나오면
내가 글 밖으로 빠져나간 느낌이 들어요.
사건은 있는데,
내 해석이 아직 살아나지 않았다는 느낌.
사건은 있는데
내 해석이 아직 살아나지 않았다는 느낌.
코칭 수업에서 보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원고를 읽다가 마지막 줄에서
갑자기 ‘교훈’으로 닫아버릴 때가 있어요.
그때 저는 같은 한 장을 꺼냅니다.
방법은 복잡하지 않아요.
먼저 사건을 몇 줄 적어둡니다.
감정 설명을 붙이지 않고요.
그 다음엔 질문을
세 개 중 하나만 고릅니다.
3개를 채우는 게 목표가 아니에요.
하나만 제대로 잡히면 글이 넘어가거든요.
자주 고르는 질문은 이겁니다.
“이 상황에서
새롭게 발견한 내 모습은 뭐지?”
예를 들면,
“나는 피곤하면 선택을 미룬다.”
“나는 칭찬보다 제동에서 정신이 든다.”
같은 한 줄.
이게 나오면 사건이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이야기’가 됩니다.
두 번째 질문은
글이 너무 ‘오늘’에서만 맴돌 때 씁니다.
“이 장면이 내 과거와 어디서 닿지?”
여기서 중요한 건 길게 분석하지 않는 것.
떠오르면 한 줄만 적고
다시 현재로 돌아옵니다.
그 한 줄이 사건에 깊이를 줍니다.
세 번째 질문은
결론을 ‘교훈’으로 만들고 싶을 때 꺼냅니다.
“3년 뒤의 나는 이 일을 뭐라고 부를까?”
“그러니 ~~해야 한다”가 아니라,
“나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반응한다.”
처럼 패턴을 관찰하는 문장으로요.
그러면 글이 훈계가 아니라
기록으로 남습니다.
이 질문은
글을 ‘잘 쓰게’ 하려는 장치라기보다,
사건이 주제로 넘어가게 하는 다리입니다.
오늘 글이 밋밋하게 느껴진다면
사건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질문이 한 번 덜 들어갔던 걸지도요.
사건 5줄 + 질문 1개.
이 조합만으로도 글의 결이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