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 당연해서 놓쳤던 것들이 새벽엔 선명해진다

by 사랑주니



새벽에는 낮에 닫혀 있던 감각이 먼저 깨어납니다.


억지로 붙잡지 않아도 바람과 냄새와 고요가 먼저 와닿고, 그제야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한층 선명하게 알게 되지요. 새벽은 루틴을 해내는 시간이라기보다, 미세한 느낌이 열리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에 글을 쓰면서 자주 드는 생각이에요. 낮에는 잘 열리지 않는 결들이, 새벽에는 저절로 열리는구나 싶더라고요. 일부러 붙잡지 않아도, 애써 챙기지 않아도 다가옵니다. 그래서 이 시간이 좋은가 봅니다.


지금의 새벽은 루틴을 해내는 시간이라기보다, 내 안이 열리는 시간. 내가 나를 조금 더 잘 알게 되는 시간이 되었어요.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고, 오히려 대충 지나치는 것들이 참 많지요. 당연해서, 언제든 갈 수 있어서, 늘 곁에 있어서 뒤로 미루게 되는 것들 말이에요.


제주에 살면서도 자연을 외면했던 제 모습이 꼭 그랬습니다.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이유로, 정작 잘 안 봤어요. 그런 삶을 보고 자란 우리 아이들도 비슷해요. 사람들은 자연이 좋아지면 나이 든 거라고 말하지만, 지금은 다르게 생각해요. 나이가 들어서보다, 나를 너무 몰아세우며 사느라 놓친 게 많았다는 걸 이제야 깨닫는 것이라고요.


그런 삶이 안타까울 때도 있어요. 오늘 글을 쓰다 보니 또 다른 마음도 드는군요. 치열하게 살았기 때문에 이제는 그 아름다을 진짜로 알아차리는구나 싶어요.



놓친 것이 많아 아쉬움이 클수록, 지금에 대한 감사도 더 또렷해집니다. 지금을 더 느끼고 싶어지는 것도 그 때문인 것 같고요. 예전에는 왜 그리 하나만 보고 살았을까 싶어요.


왜 다른 데는 그렇게 무디게 살았을까, 왜 그 소중한 신호들을 무시하고 지나쳤을까 아쉬움도 듭니다. 또 한편으로는,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주변 환경과 삶이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어요. 지금도 여전히 당연하게 여기고 놓치고 소홀히 할 때가 많지만, 예전보다는 더 많이 느껴보려 합니다.





새벽은 뭔가를 더 하게 만들지 않아요. 고 있던 것을 다시 느끼게 하는 시간입니다. 감동과 감사는 특별한 데서 오지 않는다는걸, 이 고요가 자꾸 알려줍니다. 예전처럼 무심히 지나치지 않고, 오늘은 바람 하나와 하늘빛 하나도 더 깊이 느껴보려고 합니다.


조금 늦게 알아도 괜찮다고, 지금부터라도 마음을 열면 된다고 믿으면서요. 이 시간에 열리는 미세한 기운 놓치지 않은 채, 오늘도 나를 잘 알아가는 쪽으로 하루를 시작해 봅니다.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소중하게 아껴주기.


미라클 모닝 733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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