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얇은 운동복을 꺼내고
두꺼운 패딩 대신 가벼운 점퍼를 걸친다.
현관문을 나서는 발걸음도 덩달아 가볍다.
피부에 닿고 콧구멍으로
들어오는 바람도 더 이상 차갑지 않다.
달콤하다.
길가엔 꽃이 터지듯 올라와 있다.
제주의 아침은 새소리가 한창이다.
짹짹도 아니고 쫑쫑도 아니다.
저기선 째액, 여기선 삐익,
가까운 데서는 히요 삐요.
같은 새들인지 다른 새들인지 모르겠다.
사방에서 아침이 울리고 있다.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꼭 이런 말 같다.
“주니야, 오늘도 화이팅이야. 힘내.”
그러면 나는 크게 웃으며 대답한다.
“고마워. 오늘도 신나게 가볼까.”
내딛는 발자국 하나, 휘젓는 팔 동작 하나.
날개가 없어 아쉬울 만큼
몸이 무게를 잊은 듯했다.
어깨에 힘을 빼고
몸을 살짝 기울여
툭, 툭, 앞으로 풀려나갔다.
내가 새라도 된 듯 보폭을 더 넓히고 싶었다.
그럼 어떠랴.
이 기분 이대로 누리며 달리면 되는 거다.
오늘은 기록보다 기분이 먼저였다.
무언가를 해내려는 마음보다,
이 아침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오늘도 나갔고, 나는 달렸다.
그거면 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