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밖이 더 자유로울 줄 알았다

by 사랑주니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는 바깥이 더 넓어 보일 때가 있다. 지금 서 있는 자리 말고도 다른 길이 많아 보이고, 그 길로 가면 더 자유롭고 더 오래 일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나도 한때는 그 말들을 꽤 깊이 믿었던 사람이다.



퇴사한 지 이제 2년이 되어간다. 그때의 나는 플랫폼 노동으로 평생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말에 꽤 마음이 부풀어 있었다. 어떤 종류든 블로그로 월급보다 더 번다는 글과 책을 많이 봤으니까. “일단 해보면 안다.”라는 말도 자주 들었다.


회사 밖으로 나오면 더 자유롭고, 더 많이 벌고, 더 오래 일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분명히 있었다. 나도 그 흐름 속에서 시작했다.






그날 이후부터 더 자주 생각했다. 정말 그런가. 회사 밖으로 나오고 나서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유튜브와 각종 기사, 책에서는 블로그가 전부인 것처럼, 플랫폼 노동자가 되면 평생 먹고 살 길이 열리는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물론 그 말이 완전히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그렇게 길을 만든 사람들도 있으니까.


그 말을 단순하게 받아들이면 위험하다고 느꼈다. 잘못 읽으면 마치 직장을 벗어나 플랫폼으로만 나오면 높은 수익과 자유가 따라오는 것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플랫폼이든 직장이든, 오래가는 사람은 자기 태도를 놓치지 않는 사람이다.




회사가 전부가 아니라는 말에는 나도 동의한다. 어느 곳이든 평생 안정적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직장인이나 안정된 직업이라고 하는 공무원이라는 위치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직장도 스스로 갈 길을 닦고, 남다른 태도를 유지하면 충분히 오래 이어질 수 있다. 플랫폼 노동 역시 마찬가지다. 그곳도 태도와 지속성이 있어야 수입이 생기고, 일이 쌓이고, 신뢰가 붙는다.






문제는 자리가 아니다. 안정적이라고 믿는 순간 안일해지는 태도다.


직장에 있다고 무너지는 것도 아니고, 플랫폼에 있다고 자유로워지는 것도 아니다. 어느 곳에 있든 스스로를 점검하지 않으면 금방 멈춘다.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 그 일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하느냐가 더 오래간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의 의미를 알고, 동시에 이곳에 안주하면 안 된다는 경계를 놓치지 않는 것. 내가 하고 있는 일을 가볍게 여기지 않되, 그 자리만이 전부라고 믿지도 않는 것.




그 균형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지금의 발판을 버리고 유행을 따라가라는 뜻이 아니다. 지금 서 있는 자리도 점검하고, 바깥의 변화도 함께 보라는 뜻이다.


배가 침몰하고 있는데도 물이 차오르는 줄 모르고 그 안에 가만히 있지 말라는 뜻이다. 한때의 나도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을 때는 그 안이 세상의 전부처럼 느껴졌다. 그 안에서는 다른 길이 보이지 않으니까.



밖으로 나와 보니 알게 됐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다른 방식도 많고,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는 걸 말이다.






문제는 그걸 안에 있을 때 깨닫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리고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짐을 싸고 나와야 할 만큼 늦어버린 경우도 적지 않다. 요즘 사회는 그런 속도로 변한다.


이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직장이냐 개인 기반의 일이냐를 먼저 나눌 일이 아니라고. 어느 자리에 있든 자기 힘으로 설 바탕을 계속 만들어가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지금 하는 일을 성실하게 붙들면서도, 그 자리에 기대어 멈추지 않고, 바깥의 변화를 읽고, 다음을 준비하는 사람. 오래 가는 사람은 그런 사람이라고 믿는다. 평생 직업은 자리가 만들어는 것이 아니다.




나 역시 그 꿈을 품고 시작했기에, 이제는 조금 더 조심스럽게 말할 수 있다. 자리를 바꾸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서 있는 곳을 어떤 마음으로 살아내고 있는지 돌아보는 일이라는 것을.


그 점검이 쌓일수록, 어디에 있든 오래 가는 사람의 얼굴도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 같다.



나는 어떤지 다시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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