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
요즘은 가을을 느낄 새도 없이 가을이 지나가 버리니까, 사무실 안에서는 가을이 잘 보이지 않지 않아.
사랑주니 :
그러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했거든.
막상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니 하늘도 가을 하늘은 다르고 집 앞에 있는 나무도 가을 나무는 달라.
요즘 아주 적당한 가을이야.
어제 글쓰기 시작한 친언니 둘과 줌 미팅하는 날이었어.
아침까지 알았지.
어느 순간 기분이 가라앉고 찜찜했거든.
벗어나야겠더라고.
머리 염색을 미룬 게 한 달 넘었어.
계속해야 되는데... 했었지.
전화했더니 예약된다고 하길래 당일인데도 운 좋게 예약했어.
예약할 땐 목요일인 것도, 줌 미팅도 까먹은 거야.
오후 2시쯤, 줌 미팅 일정이 생각났어.
예약은 했고 예약한 거 취소하기에는 좀 그렇거든.
언니네한테 상황 얘기하고 다음날로 미루자 했지.
둘째 언니가 다 좋은데 "내일, 모처럼 가을을 느껴보려고 동네 산책하려고 했는데." 하는 거야.
둘째 언니가 그렇게 말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
'동네 산책을 하면서도 가을을 느낄 수 있었구나. 그 생각 못했네. 멀리 가려고만 했구나.'
어디 가야만 계절을 느낄 수 있다고 아쉬워했어.
요즘 이웃님들이 설악산 사진, 어디 단풍 사진을 보여줘.
단풍이 참 예뻤어.
'나도 단풍 보러 한라산 가야 되나...?'
이런 생각을 했었어.
아니었네.
어제 언니 말을 들으니 그렇더라고.
가까이에 있는데도 먼 곳으로만 시선을 둔 거야.
아침 6시에 학교 운동장을 걸었어.
학교를 둘러싼 나무들 중, 한 두 그루는 약간 노랑 붉은빛을 뜨고 있더라고.
가을빛 말이야.
가을빛이 붉어지는 게 하나 둘 생기고 있더라고.
그것만 봐도 가을인데 말이야.
설악산처럼 울긋불긋해야만 한다고 서운해할 뻔했어.
오늘 하늘 봤어?
아까 점심 먹고 산책하는데 하늘부터가 여름과 가을이 달라.
걷다 보면 공기도 다르잖아.
그리고 가을이니까 낮에 산책할 수 있지.
여름엔 엄두도 못 내잖아.
낮에 나가서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가을이라는 거.
가을 가을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