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사랑한다."
"네."
"넌 내가 널 사랑하는 걸 알아?"
"네. 알죠."
"언제부터 알았어?"
"글쎄요. 언제부터인가 알았어요."
"엄마가 너를 사랑하는 자체는 알았겠지.
변함없이 늘 너를 사랑할거라는 거.
그건 알아?"
"그것도 알죠."
"그 사랑이 흔들리지 않을거라는 사실은
언제 알았어?"
"정확히 언제인지는 몰라요.
그냥 알게 됐어요.
스무 살 이후엔 확실히 알았고.
그 전엔 잘 모르겠어요."
"하하. 그래. 알면 됐다.
사랑한다."
"저도 엄마 사랑해요."
오늘 아침 아들과 나눈 대화다.
휴가 마지막날이었다.
점심을 함께 먹고,
종일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더니
오후 3시쯤 비행기 타러 공항으로 갔다.
"엄마, 저 왔어요."
"어서와. 반갑다!
우와. 이렇게 팔 벌려 안아주시고.
좋구나. 고마워."
"뭘요.
엄마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이번 휴가 나오던 날,
현관에서 우리 모자의 모습이다.
함께하는 순간에는 다정한 녀석이다.
지금 밤 8시가 넘었다.
집을 나선 지 꽤 지났지만
아직 연락이 없다.
손가락이 부러졌나보다.
다정하지만 자상한 녀석이 아니었다.
말은 이쁘게 하지만
행동으론 돌아오는게 없다.
그래, 김포공항에 잘 내렸을테고.
파주 부대에 무사히 도착했겠지.
군대에서 복귀 안했다는 연락이 없으면,
그걸로 된거다.